한국에서 10대 소년 셋이 노래를 한다고 하면, 기획사에서 발탁해 체계적으로 키워낸 초콜릿 복근 아이돌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런 아이돌의 음악과 춤은 매끈하게 잘 빠졌겠지만, 거기서 가슴 뭉클한 교감을 느끼긴 어렵다. 데뷔 앨범 하나로 이미 여러 국가에서 성공을 이어가고 있는 이탈리아의 팝페라 그룹 일 볼로는 10대 소년 셋이라는 아이돌 공식에 딱 맞아떨어지지만, 예상과 전혀 다른 음악을 들려준다. 이들은 정규 교육 없이 타고난 목소리로 10대라고는 믿기 힘든 감성을 담아 이탈리아의 고전 가곡과 팝을 노래한다.
이탈리아에 등장한 세 명의 소년
2009년, 이탈리아의 한 도시에 단 한 번의 공연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세 명의 소년이 등장했다. 바로 피에르 바로네(17세), 이그나치오 보스케토(16세), 그리고 지안루카 지노블레(16세)로 이루어진 일 볼로(IL VOLO 비상)라는 그룹. 평범한 외모와 달리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단숨에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10대 소년들이다. 이들은 이글스, 너바나, 메리 제이 블라이즈 등의 소속 레이블로 유명한 유니버설 게펜 레코드사의 회장이자, 10대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를 발굴한 프로듀서 론 페어를 사로잡았다. TV 출연 경력이 전부인 일 볼로는 신인으로서는 매우 드물게 유니버설 게펜 레코드와 전격 계약했으며, 이탈리아에서 발매된 데뷔 앨범은 발매 3주만에 플래티넘을 기록한다. 이 소년들에게 반한 론 페어는 특별히 자신의 LA 저택에서 쇼케이스를 열기도 했다. 아래 영상을 보면 왜 일 볼로의 목소리가 세계 3대 테너(플라시도 도밍고, 루치아노 파바로티, 호세 카레라스)에 비유되곤 하는지 알 수 있다.
평범한 소년들의 비범한 목소리, 당신의 귀를 믿어라!
유명 프로듀서이자 데뷔앨범 [IL Volo]의 제작을 진두지휘한 움베르토 가티카는 처음에 이들의 목소리가 립싱크일 것이라고 의심했다. 이들을 발굴해 계약한 론 페어는 라디오 출연 경험도 없고 싱글도 발매한 적 없는 아티스트가 3주 만에 플래티넘을 기록한 경우는 지금껏 단 한번도 없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금 소개할 영상 속에서 일 볼로가 만들어 내는 목소리는 진짜 라이브인지 헷갈릴 수도 있다. 설령 그들이 만들어 내는 목소리가 믿기지 않더라도 당신의 귀를 믿으시길! 이 영상은 평범한 소년으로서의 일 볼로와 가수로서의 일 볼로를 함께 보여준다. 함께 공을 차던 보통 소년들은 마이크 앞에만 서면 비범한 목소리의 뮤지션으로 돌변한다.
일 볼로에 대한 소개와 앨범 제작 과정
직접 만나본 일 볼로와의 일문 일답
2011년 7월 25일, 생애 첫 아시아 쇼케이스를 위해 싱가포르에 온 일 볼로를 만나봤다. 직접 마주한 그들은 축구에
열광하고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기 힘든 영락없는 10대 소년들로, 음악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이 대단했다.
싱가포르 쇼케이스에서 직접 만난 일 볼로
Q. 한국팬들에게 짧게 인사 부탁합니다.
지안루카안녕하세요, 일 볼로입니다. 저는 지안루카, 여기는 피에로,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 없는 한명은 이그나치오
입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Q. 원래 팀이 세 명인데, 왜 지금 여기엔 두명뿐이죠? 지안루카 지금 이그나치오가 열이 심해서 참석하지 못했어요. 피에로 네, 지금은 아픈데 (쇼케이스가 있는) 저녁까지는 괜찮아질꺼에요.
Q. 세 명은 언제 처음 만나신거죠? 지안루카 이탈리아 TV쇼에서 만났어요. 각각 따로 출연했는데 그 프로그램의 PD가 세 명의 소리를 모아보자고 아이디어를 냈죠. 그렇게 함께 노래를 부르게 되었고, 유니버설 뮤직 그룹의 인터스코프 레코드(게펜 레코드)와 계약하게 되었어요.
Q. 셋 모두 정말 멋진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데, 각자의 목소리가 가진 특별한 매력이나 특징이 있다면? 지안루카 이그나치오와 피에로는 테너에요. 저는 바리톤이구요. 피에로 저희 세명은 모두 다른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요. 이그나치오 목소리는 정말 맑아요...
지안루카 잠깐.. 이렇게 표현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제 목소리는 '우아함', 피에로는 '힘', 이그나치오는 '투명함'으로 표현할 수 있어요. 피에로 각각 다른 저희의 목소리가 일 볼로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된거죠. 목소리는 셋, 영혼은 하나!
Q. 데뷔 앨범 [Il Volo]의 수록곡을 들어보면 어린 나이에 비해 정말 풍부한 감성이 느껴지는데, 그런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지안루카 그런 점이 바로 저희 음악의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간 것이죠. 16살밖에 안 되는 소년이 이런 노래 부르는 것을 본 적이 있나요? 저희가 다른 가수들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바로 이런 목소리를 내기 위해 연습한 것이 아니라는거죠.그냥 저희 목에서 나오는 있는 그대로의 소리인거죠. 전문적인 트레이닝은 약 1년 전부터 받았는데, 그건 그냥 목소리를 가다듬는 정도였죠.
Q. 데뷔 전에 전문적인 성악 교육을 받은 적이 없나요? 지안루카 저희는 오페라 같은 전문적인 성악곡을 부르는 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요.단지 목소리를 곱게 가다듬는 연습 정도를 했었죠.
피에로 그리고 지금은 우리 목소리를 유지하기 위한 연습을 하고 있어요.한 공연을 마치면 바로 다음 공연을 해야 하는 일정 때문에 목을 보호하고 목소리를 유지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게 됐어요.
지안루카 저희는 정통 이탈리아 가곡을 부르기도 하고, 팝음악을 부르기도 해요. 이 부분이 저희의 특별한 점이죠.
Q. 10대의 나이에 플래티넘 앨범을 내고, 전세계를 다니며 공연하는 것이 독특하고 놀라운 경험일텐데요. 피에로 이런 것이 바로 저희의 꿈이였어요. 정말 꿈만 같아요. 아시아까지 와서 공연을 하는데 얼마나 좋아요. 이탈리아를 떠나 아시아, 미국에서 노래하면서 우리의 꿈이 실현되고 있는것 같아 정말 행복해요.
지안루카 미국의 ‘아메리칸 아이돌’에 출연해 공연도 했었고, 빌보드 앨범차트에서 Top 10에 올랐고, 유럽에서는 프랑스, 네델란드, 벨기에, 독일의 앨범차트에서 Top 10에 올랐어요, 그리고 남미에서는....멕시코에서 2위를 기록했어요. 그리고 이젠 이 곳(아시아)에서 성공할 차례에요.
Q. 아시아는 처음 방문하는 것인가요? 피에로.지안루카 네!! 처음이에요. 너무 좋아요.
Q. 여가 시간에는 무엇을 하고 지내나요? 피에로 각자 좋아하는게 달라요. 지안루카는 축구를 좋아하구요, 저는 스포츠카 같은 자동차를 좋아하구요. 이그나치오는 비행기 조종하는걸 좋아해요. 리모콘으로 조종하는 무선 조종 비행기요. 근데 언젠가는 진짜 비행기를 조종해 보고싶대요.
지안루카 아이언 메이든(Iron Maiden)처럼요. 피에로 비행기를 직접 조종하는 뮤지션 있잖아요!
Q. 셋이서 축구공을 차며 노는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실력이 모두 수준급인 것 같아요. 피에로.지안루카 아!! 다른 친구들만큼 하죠.
Q.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축구 선수들이 많은데 알고 있나요? 피에로 많이 알아요. 그런데 이름을 발음하기가 어려워서...
Q.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은 아나요? 피에로.지안루카 아! Park!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는 선수요? 알아요!!
Q. 요즘 한국에서도 뮤직 오디션 프로그램이 매우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거기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히 해주고 싶은 말은? 피에로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여러분께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의 말은 절대 듣지 마세요. 꿈은 꼭 이루어 질 거에요. 지안루카 끝까지 지금 하고 계시는 것에 대한 믿음을 가지세요.
Q. 일 볼로의 음악이 갖고 있는 특별한 매력이 뭘까요? 지안루카 저희 앨범에는 클래식한 곡들도 있고, 기타 연주와 함께 하는 팝음악도 있어요. 'O Sole Mio(오 솔레 미오)' 같이 오래된 노래를 편곡해서 새 노래처럼 만들기도 했어요. 피에로 정말 새로워요. 그리고 우리 음악의 가장 큰 힘은 세 목소리가 하나로 화음를 이루면서 합해지는 거예요.
Q. 각자에게 음악이란 뭘 의미하나요? 피에로 노래할 때 제 감정을 밖으로 표현할 수 있고, 제 노래를 듣는 분들과 그런 감정을 공유하게 되죠. 지안루카 피에로가 말한 것과 같이 녹음할 때 멜로디만 제대로 부르는 것이 전부가 아니에요. 가사까지 제대로 전달했을 때 정말 제가 느끼는 감정을 진짜로 표현할 수 있죠. 피에로 저희 셋이 가수로서 가장 감동받는 순간은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에게 기립박수를 받을 때에요. 저희의 감정이 충분히 전달된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