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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셔온글-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교사의 자세와 역할

花受紛-동아줄 2012. 7. 2. 12:42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교사의 자세와 역할

송형호

(면목고등학교 생활상담부장)

1. 도대체 왜?

2011년 12월 말 서울교육문화회관에 생활지도부장 협의회를 다녀왔다. 강지원변호사의 간단한 특강이 있었다. 강변호사는 소년담당검사를 거쳐 부장검사로 소년원장에 이어 청소년보호위원장까지 지낸 분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청소년비행 최고 전문가시다. 이분이 우리 사회 범죄의 궁극적 원인을 상처(trauma)로 보고 계셔서 많이 놀랐다. 이것이 화(anger)로 표출되어 공격성(aggression)으로 나타나는데 외부를 향하게 되면 폭력, 절도 등의 범죄가 되고 이를 “넘어서” 자기 안으로 향하게 되면 자살이 된다고 설명하셨다. 그래서 자신이 지금 자살방지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말씀도 하셨다. 이처럼 학교폭력을 접근하는 방법은 자살을 방지하려는 노력과 궤를 같이 해야 한다.

결국 폭력이란 더 이상 자존감의 상처를 받고 싶지 않아 생기는 방어기제다.

우울 등으로 인한 자존감의 약화-> 화(anger)로 드러남-> 외부로 폭발하면 폭력, 안으로 향하면 자살

다음은 통계청 자료를 기초로 필자가 직접 작성한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이다.

연도

98

99

00

01

02

03

04

05

06

07

08

09

10

11

12

자살률

19.9

16.1

14.6

15.5

19.1

24.0

25.2

26.1

21.8

24.8

26.0

31.0

32.1

?

?

자살률이 계속 상숭하고 있다. 강지원변호사님 말씀처럼 폭력과 자살이 같은 궤도에서 출발하는 것이라면 학교폭력이 왜 심각해지는지 쉽게 답이 나온다.

2. 그렇다면 어떻게?

1) 자존감의 회복

그런데 치료의 해법을 말씀하시면서 에피소드를 말씀하시더군요. 한 아이가 조사를 받는 도중 엉엉 울더라고요. 당황해서 “내가 너를 나무라려고 이러는 게 아니다,”라고 했더니 “아니에요. 검사님처럼 제 말을 이렇게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이 그 동안 단 한 명도 없어서---,”라며 말을 잇지 못하더랍니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단 하나의 키워드를 꼽으라면 “자존감의 회복”이다. 이를 위해 모두가 성취(Everyone successful!)하는 수업을 해야 한다. 과정 중심의 내실 있는 수행평가와 협동 프로젝트 수행평가, 학습스타일과 다중지능 기반의 수업 방법을 개발해야 하며 예체능활동 활성화하여 표현의 기회를 갖도록 하고, 스트레스나 분노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방과후 학교에 예체능, 특기 과정을 30 % 이상 의무화하고 예체능동아리 3실 이상 확보하고 방음장치된 예체능 합동 연습실 확보하여 음악 및 헬스, 풍물, 난타 장비 지원하였으면 좋겠다. 예체능은 집중이수제보다 균형이수제로 해야 한다. 창체시간에 스트레스 조절할 수 있는 난타, 풍물 등 강사도 지원해야 한다.

담임교사는) 1인 1역을 통해 기여의 통로를 마련하고(http://cafe.naver.com/ket21/1547), 휴대폰 문자를 통해 상담하고 학급의 놀이문화 지원을 위해 학급비를 환경미화나 회식에 쓰기보다 학급별 운동기구(농구공, 축구공), 놀이기구(오목판, 보드게임 등)를 구입하여 학급을 공동체 체험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여력이 되면 학급단위 재능봉사, 학급단위 소풍, 봉사활동 등을 장려하자.

또한 교사 학생간, 학생간, 선후배간 멘토링을 운영(http://cafe.naver.com/ket21/1545)하는 것이 좋다. 자양고에서 ADHD와 우울증의 위기학생들 1인당 3만원씩 지원하고 교사와 멘토링제도 운영했는데 내가 멘토링한 두 명중 39명중 하던 학생이 각애 ㅅ대 영문과 가고 38등 하던 애 ㄱ대 컴퓨터공학과 진학한 사례가 있다.

청소년의 발달심리와 위기행동의 배경이 되는 게임중독, ADHD, 우울증에 대한 이해, 감정코칭, 대화(소통)법연수에 참여했으면 한다. 그리고 그 역량으로 위기학생 부모자녀간 소통법을 알려드리도록 했으면 한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에 대한 이유를 분석한 결과, ‘오해와 갈등’(12.2%)이 3위를 차지한다. 학교폭력의 또다른 이유는 사회적 기술(Social skills)의 결여다. 이를 위해 체험학습지 개발(http://cafe.naver.com/ket21/1437)하는 중이다.

또 처벌보다 결과안내중심 훈육으로 변화하자. 이는 영미식 훈육방식이다. 원칙에 따른 엄정한 징계가 되려면 규정에 대해 가능한 세부규칙을 정하고 홍보해야 한다. 예를 들어 흡연의 경우 학칙이 강화됨에 따라 흡연 여부를 현장에서 적발하기도 어렵고 순순히 인정하는 경우도 드물다. 해서 흡연물품소지만으로도 혹은 화장실 한 칸에 학생 두 명이 있는 것만으로도 흡연으로 간주한다는 등의 규칙을 만들고 이를 적극 홍보해야 한다.

생활지도부나 생활지도 담당교사가 학생들을 위하여 유용하고, 설득력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신뢰가 형성되고, 훈육이나 생활교육 과정에서 감정을 상하지 않으면, 수많은 게시자료들이 의미 있게 읽힌다. 이러한 지속적이고도 친절한 안내에도 불구하고 위반 행위가 발생할 경우, 학생은 스스로 위반 행위로 인한 자기 손해나 불이익, 귀찮음, 학업상의 손실 등을 인정하고 책임지게 되었다. 다양한 수단으로 학생들의 행위의 결과가 자신의 미래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주는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과감하게 실천할 수 있다. 징계보다 중요한 것은 결과에 대한 정확한 안내이다. 징계 결과를 모든 교실에 B4로 부착하고 출입구와 복도 게시판 세 곳에는 대자보로 게시한다.

2) 돌봄과 치유의 생활지도

청소년폭력예방재단(2010년 조사, 2011년 보고)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들 자신도 38.1%가 학교폭력이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열 명중 네 명 가량의 학생이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내용별로는 신체폭행(25.8%), 집단 따돌림(21.2%), 괴롭힘(21.7%), 금품갈취(12.9%), 언어폭력(8.6%) 위협이나 협박(3.3%), 성적인 추행(3.2%), 인터넷이나 휴대폰 욕설, 협박, 동영상촬영 피해(1.7%) 의 순서대로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아울러 학교폭력에 대한 이유를 분석한 결과, ‘장난’(40.2%), ‘이유 없음’(23.1%), ‘오해와 갈등’(12.2%)이 주요 이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없이 장난으로 이루어지는 폭력은 어른들 책임이다.

숭인여중에 재직시 당시 은평경찰서 유경희 여청계장님 지원을 받아 제작한 학교폭력예방퀴즈 교육은 폭력예방에 매우 큰 도움을 주었다. http://cafe.naver.com/ket21 에서 “학교폭력예방퀴즈”로 검색하면 문제와 정답 및 해설, 교육용 ppt, 실제 교육 동영상이 탑재되어 있다.

관동대 정신건강 전문의 김현수 교수는 아이들과 대화할 때 학생이 집에서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당한 일로 화가 잔뜩 나있는 데 누군가 데 부모와 비슷한 말을 하면 “순간 착각”이 일어나면서 욱하고 대들게 됩니다. 교사나 경찰이나 모두 아이들 인격 존중 이전에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을 자초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강력한 처벌보다 신속하고 원칙에 따른 엄정한 처벌이 중요하다. 신속하려면 간편하고 상시적으로 제도화되어야 한다. 상이든 벌이든 원칙 대로 신속하게 진행되어야 효과가 가장 크다. 학교규정에 따른 흡연은 출석정지까지 기타 사안은 사회봉사까지 소선도위 즉 생활지도부장 전결로 위임가능하도록 법률 정비해야한다. 대선도위의 상시적 운영을 위해 시간표일람표를 보고 일과시간중 최대 인원이 참석 가능한 요일과 시간을 정해 회의소집의 어려움을 덜었다. 이로 인해 생활지도부의 상담 능력이 획기적으로 제고되었다.

학교도 자퇴학생 추수 지도해야 한다. 자퇴 학생이 검정고시를 통해 학업을 유지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자퇴학생이 건강하게 살아가는 게 학교평화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3. 진짜 근절이 되려면?

학교폭력은 단기처방으로는 절대 근절 안 된다. 남을 향한 폭력을 강제로 막으면 자신을 향한 폭력 곧 자살이 늘어날 개연성이 높다고 본다. 청소년 범죄 전반에 대한 긴 안목을 갖기 위한 3년 기한의 연구기구를 제안한다. 국회에 오십 억 가량의 예산을 지원받아 스토리가 담긴 학교폭력예방 매뉴얼을 만들자. 그래서 교사와 학부모가 늘 곁에 두고 참고할 매뉴얼을 만들어 보급하자.

폭력이나 학생사안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지역의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회복적인 협의체(Restorative Circle)의 역할을 운영해 본다. 이는 올해 새로 배치된 학교지원경찰관, 학교담당경찰, 지역아동센터, 위센터, 청소년수련관, 수련원관계자, 대안학교 관계자 등과 협의체를 구축해 지역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적어도 학기에 한 번씩 만나도록 하자.

인디언 속담에 한 아이가 제대로 자라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이 있다고 한다. 교사냐 아니냐 낯을 가리는 일은 이제 구시대의 유물로 넘기자. 퓨전이 강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