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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 아이사랑

花受紛-동아줄 2010. 4. 27. 21:58

 

  

 

 

 

 

   

 

 

 

 

 

그녀의 대표곡이자 아동학대를 고발한 <루카>라는 노래를 들어보자.  


수잔베가의 <루카>  

내 이름은 루카
이층에 살아요
당신 집 위층이죠
그래요 전에 날 본 적 있을 거예요
한밤중에 무슨 소리가 들려도
어떤 다툼, 어떤 싸움 소리가 들려도
그게 뭐였는지 내게 묻지 마세요
그게 뭐였는지 내게 묻지 마세요
그게 뭐였는지 내게 묻지 마세요
내가 잘못했기 때문일 거예요
큰 목소리로 떠들지 않으려고 애쓰는데
어쩌면 내가 미친놈이라서 일거예요
너무 잘난 척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 사람들'은 울어버릴 때까지 때려요
그러고 나면 무슨 이유인지 물을 수 없어요
그냥 더 이상 따지지 않게 되는 거죠
그냥 더 이상 따지지 않게 되는 거죠
그냥 더 이상 말대답하지 않게 되는 거죠
그래요 난 괜찮아요
난 그 집으로 다시 걸어 들어갔죠
음, 내가 하고 싶은 말이 그거냐고 당신은 묻지만
어쨌든 당신과 아무 상관없는 일이잖아요
나는 혼자 있고 싶어요
아무 것도 깨지지 않고, 아무 것도 날아오지 않는 곳에서
어떠냐고 묻지만 말아줘요
어떠냐고 묻지만 말아줘요
너 괜찮니 하고 묻지만 말아줘요

 

이 노래는 아동학대를 고발한 노래다. '그 사람들'로부터 매를 맞아 눈가에 채 마르지 않은 눈물자국이 선연한 위층집 아이의 심정을 노래한다. 폭력을 당해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은 아이에게 사람들은 "너 괜찮니?"하고 한 두 마디 형식적인 위로의 말을 건네지만 그뿐이다. 더 이상의 관심과 애정은 감정의 낭비일 뿐이다. 표면적으로는 아무 일도 없는 조용한 자신의 일상 속으로 그냥 사라진다. 아이는 부모(부모가 아닐 수도 있다)의 폭력으로 상처 받고 난 후, 세상사람들의 무관심으로 다시 상처 받는다. 아이는 이제 세상에 대해 더 이상 기대를 갖지 않는다. 진정한 관심과 애정도 이제는 소용이 없다. 폭력으로 학대받고 무관심으로 세상에 버려진 아이는 이제 황폐한 인간으로 성장할 것이다. 그래서 가슴속에 고스란히 낙인찍혀 있는 상처와 분노를 지우기 위한 더 큰 폭력과 정신장애의 멍에를 지고 평생을 살아갈 것이다. 그 아이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그 책임은 물론 가사에 나타난 대로 '그 사람들'이 져야 한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폭력을 행사한 부모만이 아니다. 관심 없는 이웃들, 무관심하게 지나쳐버린 세상의 사람들, 바로 이기와 비정의 사회공동체가 바로 '그 사람들'이다.

 

때문에 <루카>는 아동학대를 주제로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기심과 무관심으로 병들어 가는 인간과 인간의 사회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다. 따스함을 잃은 인간, 타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오히려 감정의 낭비가 되어버린 사회. 이런 조건 속에서 과연 우리에게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을까. 소수의 몇 사람만이 승리자가 되는 무한경쟁의 사회 속에서 경쟁에 탈락한 나머지 대다수의 사람들은 과연 무슨 꿈은 꿀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