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노년층의 이미지가 달라지고 있다. 의학이 발달하고 영양상태가 좋아지면서 과거보다 훨씬 젊고 정력적인 노인이 늘고 있는 것. 이와 함께 음지에 놓여 있던 ‘노인의 성(性)’도 잰걸음으로 양지로 나오고 있다. 노인들 사이에서 성 담론이 왕성하게 유포되는가 하면, 건강한 성생활을 즐기는 노인들도 증가하고 있다. 이와 비례해 성병이나 성범죄 등 부작용도 급증하고 있다. 대한간호사협회가 ‘2009시니어&장애인 엑스포’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노인의 성’이란 주제로 마련한 세미나를 통해 노인의 성을 들여다봤다. |
▶노년기 성에 대한 인식전화 꾀해야
신수진 순천향대 간호학과 교수
‘2008 복지부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년층은 성생활에 대해 여성의 25~45%,
남성 50~80%가 ‘중요한 편’이라고 응답했다. 또 응답 노인의 50.3%가 ‘성생활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노인의 49.9%가 월 1회 이상 성생활을 하고 있으며, 이 중 유배우자 노인의 32.8%가 성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다. 노년층의 56%는 ‘성생활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며,
성지식과 성태도 점수가 높을수록 성행위를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젊은층은 노인들이 거의 성생활을 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할 뿐만 아니라, 노인의 성생활에
대한 인식도 매우 부정적이었다.
노년층의 성적욕구 증대와 함께 늘어나는 부작용도 심각하다.
대검찰청의 ‘1999~2006년 범죄분석’에 따르면 1996년 연 91명이었던
노인성범죄자는 2006년 598명에 달했다. 노인성병 환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체 성병환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50세 이상 노년층은 2003년 7만2926명에서
2008년 8만4800명으로 오히려 늘고 있다.
따라서 노인의 억압된 성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전환시키고,
노인들에게는 지속적인 성교육을 통해 노년기 건강한 성을 누릴 수 있는 장을 열어줘야 한다.
▶“몸은 늙었어도 마음은 간절하다”
윤옥정 용인시노인복지관장
노인복지관을 운영하면서 실제로 보고 접하는 사례를 통해 노인의 성을 관찰했다.
2008년 9~10월, 용인시노인복지관 이용 어르신 325명을 대상으로 ‘노인의 성생활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평균연령 71세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최근 노인의 성인식이 과거에 비해 매우 개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의 경우 ‘비록 몸은 늙었어도 마음은 항상 간절하다’는 대답이 79.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여성노인의 31.6%도 ‘나이가 들어서도 성적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생활을 자주 해야 한다’고
답해 지속적인 성관계가 부부생활에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노년기 성의 문제는 크게 생리적 문제, 사회적 문제, 심리적 문제로 나뉜다.
노년기 성생활을 저해하는 생리적 문제는 ▷호르몬의 변화로 인한 남성의 발기불능
▷여성의 질 분비물 감소로 인한 성기능 저하 ▷만성질환으로 인한 복약 ▷흡연과 알코올 등이다.
사회적 문제는 ▷연령차별 ▷부부의 역할 상실 ▷성은 생식을 위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유교적 관념
▷남녀를 분리해 수용하는 노인입소시설 ▷노인문화의 부재 등이다.
심리적 문제는 ▷죄책감이나 우울감 ▷신체변화에 대한 잘못된 인식 ▷낮은 자아개념
▷거부에 대한 두려움 등이 거론됐다.
▶“성욕은 본능, 당당히 인정하고 즐겨야”
김윤정 한서대 노인복지학과 교수
성은 단지 성교의 개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만족감, 친밀감, 즐거움과 따뜻함을 모두 포함한다.
노년기의 성욕 또한 단지 성적 능력의 유무와 상관없이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차원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이자 친밀성을 나타내는 도구로 봐야 한다.
성욕은 본능에 속하는 것이므로 이를 결코 부끄럽거나 잘못된 것으로 봐서는 안 된다.
그러나 노년층의 성에 대한 의식은 모순된 점이 보인다.
자신 스스로 노년기 성을 당당하게 인정하고 즐겨야 한다고 말할지라도,
자신의 성을 노출하는 것에 대해서는 극도로 꺼리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다.
노년기 성에 대한 편견을 스스로 가지고 있다는 증거다.
노년기 뿐만 아니라 전 연령층에 대한 성교육이 필요하다.
노년기 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를 접하게 됐는데,
연령대별 성적 만족감이었다.
성생활을 지속하는 40~60대 부부의 경우 예상을 깨고 60대 이상에서 성생활 만족도가
가장 높은 반면 부담감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기 성적 교류가 부부생활은
물론 삶 전반에 큰 즐거움을 주고 있다는 결과다.
▶보조기구·약물 노년기 성생활에 '활력'
김영혜 부산대 간호학과 교수
이번 세미나 주제의 ‘올바른’이란 용어의 오류부터 지적해야겠다.
성적 교류에 있어서 ‘올바른’이란 말이 어디까지 허용되는 것인가?
서로가 만족하면 좋은 것이다.
다양한 성보조기구 및 약물이 연령을 초월한 성생활을 가능케 하고 있다.
이를테면, 포천중문의대 전세일 교수는 “섹스가 건강에 많은 이로움을 준다”고 주장한다.
성장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을 분비함으로써 노화억제에 탁월한 효능을 발휘하고 자신감 회복,
심폐기능 강화, 면역기능 향상, 다이어트 효과 등 건강에 수많은 이로움을 준다는 것.
외국의 경우 안전하고 규칙적인 섹스가 암 예방 10대 수칙에 들어 있을 정도다.
그러나 섹스가 노년기 건강에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확한 성지식과 정보,
안전한 상대와 행해야 온전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노년기의 섹스는 피부감각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뇌 혈류량 감소 등으로 극치감이 줄어들게 되므로,
젊은 날의 섹스보다 더 신경 써야 한다. 최근에는 다양한 성보조 기구 및 약물들이 나와 있다.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면 보조기구 사용에 주저할 필요는 없다.
젊은시절과 똑같은 감정과 느낌을 노년기까지 그대로 가져갈 수는 없다.
노년기의 감정과 사랑하는 방법을 익히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인생에서 가장 긴 시간을 노년기로 보내게 된다.
건강을 위해서라도 노년기 성문화는 폐쇄성에서 벗어나고,
밝고 건강하게 양지로 나와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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