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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알콜과 범죄

花受紛-동아줄 2012. 7. 16. 16:52

1) 알콜과 범죄

알콜로 인한 범죄는 가장 일차적인 문제다.

1998년 美 법무성이 발표한 알콜과 범죄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알콜 남용이 중요한 요인이 되는 범죄가 미국 전체 폭력범죄 중 40%에 달했다. 보고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술에 의한 폭력행위다. 배우자 또는 이전 배우자, 이성친구 등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폭력을 당한 피해자들 중 2/3 정도는 술이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배우자 폭력의 경우 4건 중 3건이 폭행 당시 가해자가 술에 취해 있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모르는 사람에게 폭력을 당한 경우는 31%만이 가해자가 술에 취해 있었다. 가해자 중 집행유예자의 41%, 지방 교도소 복역자의 41%, 주립 교도소 복역자의 38%, 연방 교도소 복역자의 20%가 범행 당시 술 취한 상태였다.

둘째, 술에 의한 범법행위다. 1996년 사법당국에서 판결받은 53만명 중 20만명이 범법행위 당시 술을 마신 상태로 추정됐다. 범행 당시 음주는 범죄 선고를 받은 사람들에게서 일반적으로 나타났다.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강간범의 절반이 당시 술 마신 상태였고, 교도소 복역자의 40%가 알콜 남용 경향이 있으며, 살인의 약 50%가 과도한 음주와 관련이 있었다. 또 전체 폭력범의 60-70%가 당시 높은 혈중 알콜농도를 보였다.

이와 같이 술과 범죄는 어느 정도 관련성이 있다. 정확한 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술이 범죄 행동을 일으키기 쉽게 만든다는 사실을 많은 연구자들이 지적한다. 여러 연구에서 알콜 중독은 범죄의 중요 원인 중 하나로 밝혀졌다. 이는 알콜이 성적·육체적 폭력 등 본능적 행동 억제를 완화시키기 때문이다. 알콜 중독자들은 폭행 및 성범죄를 더 자주 저지르며 구타와 폭력으로 인한 사망의 70% 이상이 술 취한 사람들에 의해 일어났다. 우리나라에서는 술 취한 상태에서 일어난 성폭행에 대해 형 감량이 이뤄졌으나, 최근 더 강화시켜야 한다는 분위기로 전환된 점은 술과 관련된 의도적 행동을 더 중요시했다고 이해된다.

 

2) 알콜과 가정의 폭력

알콜과 관련된 장애에서는 사고·폭력·자살 등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 특히 심각한 알콜 중독은 반사회성 인격장애에 의한 범죄행동과 관계가 있다. 술을 많이 마시면 통제력이나 판단력이 흐려져 과감하게 행동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살인자와 그 희생자들의 절반 이상이 사건 당시 술에 취해 있었다고 한다. 실제 심각한 알콜 중독은 자제력 약화나 슬픈 기분, 흥분감 등을 불러일으켜 자살을 시도하거나 실제 자살에 이른다. 거의 모든 폭력이나 자살이 술 취한 상태에서 일어난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그 중 가족 폭력이 심한데, 가정 내 폭력은 특히 아내 학대와 아동 학대, 폭력 사고, 성범죄 등은 유사한 사회적·심리적 요인으로 발생된다. 가족 폭력 원인 이론들은 대부분 알콜 남용에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지만, 몇몇 경험적 연구들은 술과 매를 맞는 아내 간의 관계에 대한 자료들을 제공한다. 부부 2천쌍을 대상으로 미국에서 실시된 한 연구에서 아내를 구타하는 남편의 비율은 술을 마시지 않는 남편(2.1%)보다 ‘매우 자주’ 술을 마시는 남편(30.8%)에게서 더 높게 나타났다. 경찰 기록을 분석하면 가족 폭력사건 중 43%가 남편과 아내 모두 술을 마셨고, 44%가 구타한 쪽만 술을 마셨으며, 13%는 구타당한 쪽만 마셨다. 한편 아동 학대의 경우 알콜 관련 비율이 여성에 대한 폭력보다는 낮았다. 여성 학대의 경우 알콜 관련은 25-50%인데, 아동 학대의 경우는 20% 정도다.

평소 말없이 점잖던 사람이라도 술을 마시면 난폭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는 무의식적인 감정이 의식의 통제를 넘어서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면 용감해진다는 경우다. 많은 양의 술을 마시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가 되지만, 어느 정도로 마시면 타인이 제어하기 힘들 정도로 강해지기도 한다. 이런 점은 평소 자신이 갖고 있던 불만을 술의 힘을 빌어 신체의 힘으로 대치하는 현상이다.

 

3) 알콜성 기억상실증

알콜성 기억상실증은 알콜로 인해 기억이 상실되는 증상이다. 알콜을 많이 마시면 기억이 상실되는 현상은 어렵지 않게 경험할 수 있다. 알콜성 기억상실증은 1887년 코르사코프가 처음 보고해 코르사코프증후군(Korsakov's syndrome)이라고 불린다. 이 증후군은 의식이 있는데도 기억을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개 술을 많이 마시면 ‘필름이 끊긴다’고 말하는 경우다.

알콜성 기억상실증은 급성과 만성 두 가지로 나타난다. 급성은 정신적 혼란과 지남력 상실이며, 만성은 급성보다 혼란 정도는 덜하고 어느 정도 의식 수준을 유지하지만 무감각하고 자발성이 심각히 저하된다. 이들의 단기기억은 심각하게 손상되며, 알콜 중독이 시작되기 전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는 역행성 기억상실이 여러 수준에서 나타난다. 이때 알콜 중독자는 상실된 기억을 채우기 위해 그 기간에 일어난 일을 지어내서 말하는데, 이를 작화(作話)라 하고, 이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 증상을 작화증(作話症)이라고 한다.

알콜성 기억상실증은 종종 베르니케병(Wernicke)이 급성으로 나타나기 전 나타나기도 한다. 베르니케병은 걷다가 계속 넘어지는 현상, 안구 근육 마비, 중추 신경계 장애로 인한 빠른 안구 운동, 광범위한 혼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 알콜성 기억상실증 환자들은 지각 기능에서 많은 손상을 보인다. 코르사코프 증후군 유병률은 알콜 중독자 중 약 1-3%로 추정된다. 알콜 중독자 245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면 알콜성 기억상실증이 시작되는 나이는 30-70세까지 다양하게 분포되며, 성비는 남녀가 1.7대 1이었다. 회복률도 다양해 104사례 중 21%가 완전히 회복했으며 25%는 의미있는 회복, 28%는 약간 회복, 26%는 회복되지 못했다. 회복 기간도 9일-1년으로 다양했으며, 적정량의 티아민을 공급했을 때 신경학적 증상은 거의 완전하게 회복됐다. 그러나 인지 손상과 기억 손상은 더 느린 회복 속도를 보였으며, 전체적으로 치료에 대한 예후가 좋은 편은 아니다.

또다른 양상은 코르사코프 증후군과 베르니케병을 동일한 병(베르니케-코르사코프 증후군)이 두 가지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 보는 견해다. 이 증후군의 원인은 일반적으로 비타민 B1(티아민)의 부족으로 생각돼 왔다. 한 연구에서 급성 베르니케병과 만성 코르사코프 증후군은 영양 부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티아민과 비타민 치료 뒤에 치료 예후가 더 좋아졌다. 코르사코프 증후군 뒤에 나타나는 뇌손상 병리적 변화는 영양 부족이 문제로 나타나는 질병의 모습과 유사하다. 이런 점들을 살펴볼 때 티아민과 베르니케 병, 코르사코프 증후군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타민이 결핍되는 원인론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들은 영양결핍 가설에 대한 증거가 대부분 상관 자료임을 지적했다. 베르니케병은 술과 상관없이 심각한 영양손실 상태에 있는 환자들에게도 나타났지만, 코르사코프 증후군은 술을 마시지 않은 비타민 결핍 환자에게서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코르사코프 증후군은 알콜의 직접적 효과와 비타민 부족이 상호작용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은 모두 알콜 관련 기억상실은 비타민이라는 영양 결핍 등이 초래되는 것을 상정한다. 이 현상은 순간적이든 장기적이든 어느 정도의 뇌 손상을 의미한다. 이런 현상이 심한 정도에 이르는 만성 알콜 중독자들은 지적인 손상을 가져오는 치매가 생길 수 있다. 물론 여기는 술로 인한 치매와 다른 원인으로 인한 치매의 구분이 요구된다. 술로 인한 치매를 다른 이유로 인한 치매와 구분하려면 이전에 장기간에 걸쳐 술을 많이 마신 적이 있어야 하고, 술을 마시지 않은 후 적어도 3주간 치매가 나타나야 하고, 치매의 다른 원인이 없어야 한다. 미국정신의학협회(DSM-III-R)에서는 알콜성 치매의 특징으로 지적 능력 손상, 순행성·역행성 기억 상실, 추상적 사고·판단·충동 통제 손상을 든다. 알콜성 치매의 원인으로는 알콜 남용이 직·간접적 역할을 한다. 이는 알콜 남용이 직접적으로는 뇌조직에 대한 독성 효과를 일으키고, 간접적으로는 비타민 결핍을 초래하는데 원인이 있다.

 

4) 알콜 중독과 우울증

알콜 중독은 기분의 우울과 상당 관계가 있다. 술을 어느 정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지만, 정도 이상을 마시면 우울해진다. 사람들은 무기력해지거나 기분이 우울할 때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경험적 자료에 의하면 알콜 중독자들은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기보다는 더 우울해진다고 한다. 몇몇 연구자들은 남자 만성 알콜 중독자들이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더 우울해짐을 관찰했다. 다른 연구에서는 만성 알콜 중독자들이 술을 마신 뒤 처음에는 우울과 불안수준이 감소하다 갑자기 높아져 술을 모두 마실 때까지 높은 수준으로 지속됐다고 보고했다.

이는 술에 취하지 않았을 때도 알콜 중독자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더 큼을 의미한다. 대조적으로 아까 말했듯 알콜 중독자가 아닌 사회적 음주자(social drinker)는 술을 마셨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경험한다. 이런 현상이 바로 자주 술을 마시게 만드는 요인이다.

알콜 중독과 우울증의 관계에는 여러 설명이 있다. 알콜은 기본적으로 중추신경계 기능을 약화시키는 진정제로 작용해 기분을 떨어뜨린다. 또 술을 계속 많이 마시면 다양한 부정적 생활 사건을 겪고, 이로 인해 우울한 기분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커진다. 우울한 기분을 경험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우울한 기분을 변화시키려 술을 더 마신다.

알콜 중독과 우울증의 관련에 있어 계속 논쟁이 되는 질문은 ‘우울증으로 알콜 중독이 일어나는가, 아니면 술의 약물 효과로 우울증이 일어나는가’다. 이의 대답은 우울증을 1·2차적으로 구분하는 데서 얻을 수 있다. 1차적 우울증은 정서적 증상들이 먼저 나타나고 이 때문에 다른 증상들이 나타난다. 2차적 우울증은 알콜 남용과 같은 다른 증상들이 먼저 나타나고 이어서 우울 증상이 나타난다. 1·2차적 우울증은 그 성격이 서로 달라 보인다. 1차적 우울증 환자들은 기저에 있는 정서장애에 대한 유전적 소인으로부터 우울 증상이 나타나며, 2차적인 우울증 환자들은 환경이나 대인관계, 이를테면 외부로부터 우울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알콜과 우울증에 대해서는 기분 저하가 주된 증상이지만, 이런 증상은 대개 일시적이기도 하고 기간이 오래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술을 많이 마시면 전반적으로 기분이 저하돼 슬퍼진다는 사실이다. 술만 마시면 우는 사람이 이런 경우다. 이는 인간에게 무의식이 어둡고 슬픈 것으로 이해되는 이유다. 그래서 술을 많이 마시면 세상이 온통 깜깜하게 생각돼 자살 위험이 높아지고, 특히 혼자 마시는 것이 더 위험하다.

 

5) 알콜 중독자 자녀들

미국에서는 적어도 70만명의 아이들이 알콜 중독자 부모를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알콜 중독이 아닌 부모를 가진 아이들보다 정서적 문제로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알콜 중독자 자녀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문제로는 죄책감, 불안, 수치심, 친밀한 관계 형성의 어려움, 혼란, 분노, 우울 등이 있다. 부모가 알콜 중독이 된 원인이 “나 때문”이라 생각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말을 듣지 않거나 잘못해서 부모가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집에 있는 것을 끊임없이 불안해 한다. 집에 있을 때 부모가 술이 취해 아프거나 다치거나 죽지 않을까 걱정하고, 부모가 술 때문에 싸우고 자신들에게 폭력을 가하지 않을까 두려워한다. 그런 점에서 부모가 알콜 중독자인 경우 아이들은 이를 몹시 부끄러워하고 숨기려 한다. 수치심에 빠진 아이들은 친구들을 집으로 부르지 않고,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때도 부모의 알콜 중독 사실이 알려질까봐 두려워 도움 요청을 꺼린다. 아이들은 가장 친밀감을 느껴야 할 대상인 부모에게 이미 수없이 실망감을 경험해 더 이상 다른 사람을 믿고 따르지 않는다. 알콜 중독 부모들은 술 취한 상태에서 아이들을 매우 일관성 없이 대한다. 아이의 행동에 관계없이 아주 예뻐하는가 하면 갑자기 화를 낸다. 취침 시간과 식사 시간이 일정하지 않아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규칙적인 일상생활 시간표가 없어진다.

알콜 중독자 자녀들은 감정 표현에도 문제를 보인다. 이들은 술을 마시는 부모에게 술 마시는 것, 자신을 돌보지 않고 보호하지 않는 것 등에 분노를 느낀다. 그러나 분노를 표현하면 보복을 당하기 때문에 감정을 표현하지 않거나 깊이 묻어두는 법을 배운다. 부모가 돌보지 않는 집에서 아이는 고독을 느끼고, 스스로 자신의 상황을 바꾸는 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무력감을 느끼고 우울해진다. 이처럼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부모의 알콜 중독을 숨기려 하지만, 선생님이나 친척 또는 친구 등 가까운 사람들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뭔가 문제가 있음을 눈치챌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행동이 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무단결석이나 조퇴가 잦다.
△친구가 없다. 반 친구들과 어울리려 하지 않는다.
△절도나 폭력 등의 비행을 저지른다.
△두통이나 복통과 같이 신체적 아픔을 반복해서 호소한다.
△본드 등 환각성 물질의 남용 또는 알콜 남용 징후가 드러난다.
△다른 아이들에 대해 비합리적인 공격성을 드러낸다.

알콜 중독자 자녀들은 강박적이 되기 쉽다. 이들 중 어떤 경우는 이를 보상하기 위해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서 ‘책임감 있는 자녀’처럼 행동한다. 그들은 자기 자신을 강력하게 억제하고 학업성취에 과도하게 집착하거나 혹은 친구나 선생님들과 감정 교류를 전혀 하지 않으면서 알콜 중독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를 극복하고자 한다. 이들의 정서적 문제는 성인이 되고 난 후에야 표면에 떠오르는데, 이들을 일컬어 성인아이(adult-child of alcoholics, ACOA)라 부른다.

부모의 알콜 중독 치료 여부와 관계없이 알아논(Al-Anon) 및 알라틴(Alateen) 같은 프로그램이 이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전문가 도움도 알콜 중독을 포함해 더 심각한 문제를 예방하는 데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이 아이들이 보이는 문제 자체를 치료하면서 이들이 부모의 알콜 중독에 책임이 없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도와야 한다. 치료 프로그램에는 알콜 중독자 부모를 가진 아이들이 함께 참여하는 집단치료를 활용할 수 있다. 집단 치료를 통해 아이들은 자기만 알콜 중독자 자녀라는 고립감을 줄일 수 있다. 또 전체 가족을 대상으로 치료하면서 서로 더 건강한 관계를 맺는 법을 배우도록 도울 수 있다.

 

6) 여성과 알콜 중독

여성과 알콜 중독의 문제를 지나칠 수 없다. 예전과 다르게 여성의 알콜 중독이 증가 추세이기 때문이다. 여성과 알콜 중독은 남성에 비해 심한 편은 아니지만 남성에 못지 않게 위험하다. 알콜 남용과 알콜 의존은 남녀 비율이 5:1로 남자에게 더 흔하지만, 이 비율은 연령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나이 든 다음 술을 많이 마시기 시작하며, 술 문제가 인생 후반기에 발생한다. 일단 여성에게 알콜 남용이나 알콜 의존이 발생하면 매우 급속도로 진행된다. 그래서 중년기에는 남성과 비슷한 수준의 건강 문제와 사회적·대인관계적 및 직업적 문제를 갖게 된다. 여성은 남성과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더 높은 알콜 농도를 나타내는데, 체내 수분 비율이 남성보다 낮고, 신체 지방 비율이 더 높으며, 알콜이 더 느리게 대사되기 때문이다. 여성과 알콜 문제는 다음 몇 가지로 구분해 기술할 수 있다.

첫째, 여성의 술 마시는 양 문제다. 여성도 남성만큼 술을 마실 수 있을까. 전반적으로 그렇지는 않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여성은 평균적으로 남성보다 술의 효과가 더 즉각적이고 강하며 오랜 시간 동안 나타난다. 여성은 남성보다 몸무게가 적고 지방 함유량이 많아 술을 분해할 효소가 더 적다. 알콜은 물에 녹을 수 있지만 농도가 높으면 지방에도 녹을 수 있다. 알콜 농도가 높을 경우 지방조직에 저장되는데, 여성은 신체 지방 비율이 남성보다 더 높아 오랜 시간동안 신체에 알콜을 갖고 있는 흡수력의 ‘스펀지(즉, 지방)’가 더 많다. 이런 이유로 여성은 알콜을 분해하는 효소를 더 적게 만들고 월경기 일부 기간 동안에는 여성 호르몬이 여성의 신체를 알콜에 더 민감하게 만든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여성은 남성보다 더 빨리 알콜 중독으로 진행되고, 합병증 진행 속도도 빠른 편이다.

둘째, 술로 인한 특별한 위험성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특별한 위험이 있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에게는 많은 성폭력 사례에서 술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강간의 약 90% 정도에서 가해자나 피해자 일방 혹은 양쪽 모두 술에 취해 있었다. 술이 반드시 성폭력의 원인은 아니지만, 술은 사고 억제력을 떨어뜨리고 폭력적인 사람을 더욱 폭력적이 되도록 만들며 상황 판단 능력을 손상시킬 수 있다. 여성이 성행위를 통해 전염되는 질병이나 임신 예방에 대한 적절한 판단력도 손상되고, 피임기구 사용 능력이 저하되며, 특히 두 사람 모두 취한 상태에서는 더욱 그렇다.

셋째로 여성의 음주하는 양상이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주량이나 음주 빈도가 낮다. 그리고 여성이 술 마시는 패턴은 중요한 타인(부모, 형제, 남편)의 술 마시는 패턴과 매우 비슷하다. 그러나 몇 세기 동안 여성이 술 마시는 것을 사회적으로 금기시하다 자유롭게 마실 수 있게 된 이후 술 마시는 젊은 여성 수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며, 이미 여성과 남성의 술 마시는 비율은 거의 비슷해지고 있다. 1996년 미국 듀크 대학 조사에 의하면, 술 마시는 남성은 전체 남자의 69%, 술 마시는 여성은 전체 여성의 70%로 거의 비슷하다. 또 여성의 25%와 남성의 33%가 2주간 한 장소에서 5번 이상 술을 마셨으며, 2주 동안 6번 이상 술 마신 비율은 여성 2.5%, 남성 14%로 나타났다.

여성에게 자신의 음주로 인한 부정적인 결과를 질문한 결과 숙취(62%), 시험이나 중요한 프로젝트를 잘 하지 못하게 됨(14%), 기숙사에서 말썽을 일으킴(4%), 기물 파손이나 화재(3%), 말다툼이나 싸움(18%), 구토(47%), 음주운전(20%), 수업을 빼먹음(32%), 주위 사람에게 비난받음(24%), 자신에게 술이나 약물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6%), 기억력 감소(36%), 술 취했을 때 한 행동들을 후회함(37%), 성희롱 당함(15%), 몸을 다치거나 상처를 입음(12%) 등을 보고한다.

넷째, 여성의 중독적인 유발성이다. 이는 유전적으로 여성이 알콜 중독에 걸리기 쉬운가의 문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알콜 중독에 대한 유전적 소인은 남성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적 소인은 음주와 알콜 중독에 대한 취약성 결정 요인의 약 60%를 설명한다. 강한 유전적 소인은 중독을 더 빨리 진행시키지만, 여성은 진행 속도가 더 빠르다. 알콜이 신체에 퍼져 나가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여성의 신체는 알콜 분해효소가 더 적기 때문에 높은 혈중 알콜농도를 더 빠른 시간에 경험한다는 점은 앞에서 지적했다. 치료자들은 여성의 알콜 중독이 남성의 경우와 어떻게 다른지를 연구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여성에 대한 치료법을 달리 하려 시도하고 있다. 여성 알콜 중독자들은 일반적으로 우울 문제가 더 많고, 자살 시도 횟수도 더 많으며, 중요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학대를 당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남성과 다른 독특한 치료적인 접근법이 요구된다.

 

7) 태아 알콜 증후군

알콜과 관련한 손실에서 태아 알콜 증후군(fetal alcohol syndrome: FAS)을 빼놓을 수 없다. 태아 알콜 증후군은 산모가 임신기간 동안 지나치게 술을 많이 마셨을 경우 태아에게 일어날 수 있는 정신적·신체적 결함이다. 이런 현상은 여성의 술과 관련된 문제지만 임신 기간에 일어나는 특별한 경우로 취급돼야 한다. 술이 태아에게 미치는 해로운 영향은 오랫동안 논의돼 왔지만, 최근에 와서야 술이 기형을 일으킬 가능성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알콜 중독인 아이들은 신체적·신경학적·인지적으로 정상이 아닌 경우도 많지만, 많은 연구들에서 알콜이 인종과 국가에 상관없이 기형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임이 밝혀졌다.

알콜은 태아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약물로 알려져 있다. 태아 알콜 증후군을 갖고 태어난 아기는 심각한 장애를 가질 수 있고 평생 특수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 아기들이 보이는 주요한 손상은 출생 전과 출생 후 신장 미달이나 체중 미달의 성장지체, 정신지체와 같은 중추신경계의 기능 손상, 얼굴 기형, 주요 기관의 결핍 등이 있다. 산모가 알콜 중독인 경우 알콜과 그 대사산물이 호르몬의 불균형을 초래해 약 35%의 산모가 결함이 있는 아기를 출산한다. 아기에게 유발될 수 있는 결함으로는 정신지체, 발육부진, 구개결함, 사지 기형, 심장 결함, 운동 발달 지연 등이 있다. 어떤 아기들의 경우 이런 특징들 중 몇 가지를 보이기도 하는데, 이를 부분적으로 태아 알콜 증후군 또는 태아 알콜 효과(fetal alcohol effect, FAE)라고 한다. 이 둘 간의 정확한 구별은 연구자들간 일치가 이뤄지지 않지만, 영향력에 대해서는 일치한다.

태아 알콜 증후군의 원인은 산모가 임신 중에 술을 마셨기 때문이다. 임신한 여성이 술을 마실 경우 알콜은 어머니의 혈관을 타고 태반을 지나 태아에까지 흘러간다. 알콜의 흡수 속도는 위장 내 음식의 종류 및 양, 마신 알콜의 종류 및 농도, 술 마시는 분위기, 음주자의 체질적 요인 등에 따라 달라진다. 흡수된 알콜은 전체의 약 10%가 신장 및 폐로 배설되고 나머지 약 90%는 간에서 산화되는데, 그 속도는 개인 대사율과 상관없이 일정해 1시간 당 40% 정도를 산화시킨다. 알콜이 산회되면서 에너지가 생기므로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다른 음식 섭취를 소홀히 해 비타민 결핍증이나 영양실조가 생기기 쉽다. 이는 알콜이 태아의 산소공급과 뇌와 다른 신체 기관이 정상적으로 발달하는 데 필요한 영양분의 공급을 방해하는 이유다. 이런 점에서 태아 알콜 증후군으로 태아가 입는 손상의 정도는 어머니가 평소에 마시는 술의 양, 술의 종류, 매일 조금씩 마시는지 한꺼번에 폭음을 하는지 등 마시는 방식, 그리고 임신 동안 술 마신 기간, 유전요인, 영양요인, 다른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련된다.

태아 알콜 증후군 발생률은 정확히 보고되고 있지 않다. 대부분 연구들은 태아 1천명당 발생 수 추정치에 기초하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태아 알콜 증후군 발생률은 1천명당 0.33명으로 추정된다. 연구자들은 술을 조금씩 여러 번 마시는 것보다 한 번에 많이 마시는 것이 태아에게 더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태아에게 알콜이 흡수될 경우 발달 단계에 따라 여러 해를 입힐 수 있다. 임신 동안 마셔도 별다른 이상이 없는 술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려지지 않지만 모든 연구자들은 임신 중에 일체 술을 마시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불행하게도 어떤 이들은 자신이 임신한 줄도 모르고 술을 마실 때가 있는데 이 경우 대개 태아는 2-3주 밖에 안 된 상태여서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임신이거나 임신 가능성 있는 여성은 술이나 알콜성 음료를 마시지 않는 편이 좋다.

태아 알콜 증후군 증상은 다음 몇 가지로 나타난다. 성장지체에서는 신장·체중 미달, 발육부진, 골격 기형에서는 늑골 및 흉골 기형·척추가 휘어짐·탈골·손가락이나 발가락이 구부러지거나 없음, 관절의 제한적 운동·머리가 작음·얼굴 기형에서는 눈이 잘 떠지지 않음·눈꺼풀이 처짐·근시·눈을 같은 방향으로 돌리지 못함·언청이·윗입술이 얇음·작은 턱·귀 모양이 이상해짐 등이 나타난다. 그리고 신체기관 기형에서는 심장·생식기·신장과 비뇨기 이상 등이, 중추신경계 이상에서는 작은 뇌·뇌세포와 연결조직의 배열적인 이상·정신지체 등은 대개 중간 정도의 지체를 보이지만 때로는 심각한 경우도 있으며, 학습장애·주의 폭이 짧음·유아기에 안절부절 못하고 불안정함·아동기 과다한 활동성·신체나 손·손가락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함 등이 나타난다.

 

8) 결론: 교회에서 불만 표출하는 성도, 가정을 살펴야

알콜 중독으로 인한 손실에 대해 고찰했다. 여기서는 알콜 중독으로 인한 신체 증상을 중심으로 기술했다. 이는 뇌와 관련된 손상으로 신체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알콜 중독은 1차적으로 신체적인 현상으로 나타나지만, 실제로 심리 및 정신적인 문제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 더 문제다. 그런 이유로 손실은 가시적인 신체 증상으로 나타지만 보이지 않는 정신적인 손실이 더 크다. 여기는 의지력 손상, 우울증 등의 무기력이나 의욕 저하 등이 더 문제다.

물론 술을 찾는 사람이 이런 알콜 중독으로 인한 손상을 모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알콜 중독으로 빠져드는 원인이 더 문제다. 이런 점에서 알콜 중독으로 빠져드는 주변 환경이나 심리 현상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들이 술에 빠져드는 요인은 외부적인 것보다 드러나지 않는 내부적·심리적인 것이 더 많이 작용한다.

여기에 목회자들은 중요한 사람, 특히 가족과 대화가 통하지 않는 정신적인 교류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극도의 외로움이 술을 찾게 만들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문제없이 원만한 사람으로 보인다 해도 안으로는 대화가 통하지 않아 심각한 상태인 부부나 가족의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

교회에서 불만이 많은 사람들 중에는 이런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문제는 신앙이 아니다. 가족이 평안하지 않은 점이 교회에서 불신앙적 차원으로 드러난다. 그런 점에서 교회에서 교인의 문제 행동은 반드시 가족 문제와 직결돼 있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겉으로는 가족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높은 요구 때문에 불평이나 욕구 불만이 가득한 교인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