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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리더, 실패하는 리더… 뇌는 알고 있다

花受紛-동아줄 2012. 3. 4. 01:50

성공하는 리더, 실패하는 리더… 뇌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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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경영자, 존경받는 리더가 되려면 이제 뇌 과학의 최신 연구 성과도 잘 알아야 할 것 같다. 인간의 뇌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축적되면서 리더십 마케팅 등 다양한 경영 난제가 속속 해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뇌 과학이 경영학에 새 지평을 열어주고 있는 셈이다. 세계 최고 경영 저널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는 뇌 과학의 연구 성과가 리더십 역량 강화에 크게 도움을 준다는 논문을 9월호에 실었다. 또 정재승 KAIST 교수도 동아비즈니스리뷰(DBR) 기고를 통해 뇌 연구 성과가 기업의 마케팅 역량 강화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DBR 16, 17호에 소개된 뇌 연구 성과와 경영자들에게 주는 메시지를 간추린다.》

“무뚝뚝한 상사 대할때면 부하들의 뇌도 의기소침

“소비자의 뇌를 공략하라” 기업 뉴로마케팅 급부상”


○ 거울 뉴런과 리더십

현역 시절 최고의 성과를 낸 스포츠 스타가 감독이 된 후 망가지는 경우가 많다. 기업에서도 실무에서 탁월한 역량을 보인 직원이 간부로 승진한 후 조직 전체에 큰 피해를 주기도 한다. 통상 리더십 부재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뇌 과학의 연구 성과는 이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무엇보다 ‘거울 뉴런(mirror neurons)’의 발견이 큰 도움을 줬다. 거울 뉴런은 이탈리아 파르마대 연구팀이 1993년 원숭이 뇌에서 처음 발견했다. 한 연구원이 아이스크림을 들고 실험실에 들어왔는데 이를 본 원숭이의 뇌 일부가 활발하게 움직였다. 자세히 연구해보니 원숭이 스스로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을 때와 뇌 반응이 일치했다. 즉, 거울 뉴런은 실제 행동하지 않더라도 그저 바라보거나 소리만 들어도 자신이 직접 경험할 때와 똑같이 움직이는 신경세포다.


리더십에 문제가 생기는 것도 거울 뉴런과 관련이 있다. 아무리 뛰어난 리더라도 얼굴을 잔뜩 찌푸리거나 화를 내면 다른 직원들의 거울 뉴런이 작동해 조직 전체의 사기를 꺾어버리기 때문이다.

HBR 9월호에 ‘사회적 지능과 리더십’에 관한 논문을 실은 대니얼 골먼 미국 럿거스대 교수는 “부하 직원에게 부정적 평가를 전달하면서 웃는 표정을 지은 경우와 긍정적 평가를 하면서 찡그린 경우를 비교해 실험한 결과 놀랍게도 전자보다 후자가 더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고 생각한 사람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거울 뉴런에는 다른 사람의 미소와 웃음을 감지하고 스스로 이런 반응을 유도하는 하위 뉴런들이 있는데 상사가 무뚝뚝한 경우 조직원들의 뇌에 있는 이런 뉴런들은 거의 자극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상사가 잘 웃고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면 이런 뉴런이 활성화하면서 조직 분위기가 좋아지고 결속력이 높아졌다고 골먼 교수는 강조했다.

그러나 무뚝뚝한 사람이 억지로 웃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골먼 교수는 인성과 행동이 조화를 이룰 때 수많은 신경세포가 반응하게 되는데 억지로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면 다른 세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교성이 떨어지는 리더가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부단한 노력을 통해 스스로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골먼 교수는 미국 한 기업의 임원인 재니스 씨의 사례를 제시했다. 재니스 씨는 마케팅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 중역으로 영입됐다. 하지만 곧 다른 직원들과 마찰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재니스 씨의 상사는 그에 대해 360도 다면평가를 실시했다. 재니스 씨는 서비스 정신, 갈등 관리, 공감 등의 측면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결과를 통보받고 재니스 씨는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조직원과의 접촉 시 불편을 끼치지 않도록 태도 하나하나를 고치기로 마음먹었다. 재니스 씨의 상사도 하루 일과 중 갈등을 일으켰거나 좋은 인간관계를 맺은 사례를 매일 되돌아보라고 지시했다. 또 훌륭한 리더십을 가진 상사와 일할 기회도 제공했다. 재니스 씨는 동료 및 부하 직원들의 불만을 감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고 결국 단점을 극복할 수 있었다. 물론 그의 부서도 탁월한 실적을 냈다.





○ 뉴로 마케팅 열풍

뇌 영상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선도적 기업들이 소비자의 뇌를 공략하는 이른바 ‘뉴로마케팅(neuromarketing)’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정재승 KAIST 교수는 “외부 자극이 주어졌을 때 뇌의 어떤 영역이 활발하게 활동하는지 측정하는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뉴로마케팅이 각광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fMRI 장치 안에 사람들을 들어가게 한 후 고다이바 초콜릿 그림과 가격을 보여주고 살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해 버튼을 누르게 했다.

놀랍게도 상품을 본 후 쾌락을 느끼는 대뇌 측좌핵이 활발해진 사람들은 여지없이 구매 버튼을 눌렀다. 반면 금전적 손해를 느끼고 위험을 회피하려는 성질을 관장하는 뇌섬엽 부위가 활발해진 경우 거의 구매하지 않겠다는 버튼을 눌렀다.

정 교수는 “누리꾼들이 말하는 소위 ‘지름신()’이 대뇌 측좌핵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 결과”라며 “신용카드 결제를 유도하면 돈이 나중에 빠져나가기 때문에 뇌섬엽의 활동을 억제할 수 있고 같은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면 측좌핵이 더 활발해진다”고 설명했다.

거울 뉴런도 뉴로마케팅의 주 공략 대상이다. 미국 맥주회사 미켈롭은 ‘당신이 나갈 때 미켈롭이 있다’, ‘주말은 미켈롭을 위한 시간이다’, ‘주중에도 약간의 주말 분위기를 내자’는 등의 광고 카피를 앞세워 마케팅을 했지만 별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젊은 여성들이 비 오는 날 진흙탕에서 미식축구를 한 후 미켈롭 맥주를 마시는 광고를 내보내 큰 성과를 봤다. 이 광고가 나간 후 매출이 급증했는데 특히 여성 고객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정 교수는 “미켈롭 광고를 본 여성 시청자들의 뇌에서 거울 뉴런이 요동치면서 광고 주인공들과 함께 감정이입이 됐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그는 “독일 다임러는 평균 31세의 남성 12명을 대상으로 스포츠카를 보여주고 fMRI로 뇌를 촬영한 결과 사회적 지위나 보상과 관련한 뇌 영역이 눈에 띄게 활성화됐다”며 “광고 효과와 구매 욕구까지도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mar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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