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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세대와함께하는조직문화

花受紛-동아줄 2008. 6. 12. 21:28
 

■ '어떻게 해야 모든 팀원들이 소속감을 느끼고 한 팀으로 더욱 정진하게 만들 수 있을까?'

'잘나가'기업의 김 이사는 모래알 같은 부하 직원들을 어떻게 한 팀으로 만들지 늘 고민이다. 그러던 어느 날 김 이사는 직원들을 모아놓고 내일 갖기로 한 회식을 어디서 할지 의견을 물어보았다.
정 부장은 "회식은 삼겹살에 소주"라며 2차로 노래방 가서 서로 어깨동무하면서 팀워크를 다지는 것이 최고라고 침을 튀겨 가며 이야기했다. 그러나 신세대 직원들의 의견은 달랐다.
여 사원 사이에서 '왕언니'로 통하는 최 과장은 굳이 저녁 회식보다는 점심 회식을 여사원들이 훨씬 좋아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퇴근하고 영어 학원으로 직행해야 하는 사정이 있었다. 새내기 차 사원은 용감하게도 "우리도 이제 요즘 시대에 걸맞은 회식 문화를 정립하여야 되지 않겠냐"며 뮤지컬이나 연극 관람을 제안했다.
그러나 부하 직원들의 목소리는 묻혀버렸다. 목소리 큰 정 부장의 '맹활약'으로 회사 앞 삼겹살 집이 당첨된 것이다. '전원 반드시 참여'라는 조건까지 붙었다. 회의가 끝난 뒤 최 과장과 차 사원은 절망하면서 '다시는 회의에서 의견을 내놓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김 이사와 정 부장은 회의 후 함께 커피를 마시면서, "요즈음 친구들은 애사심과 팀워크가 너무 없다"고 한탄했다.이러한 장면은 이제 어느 조직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에 대한 판단은 독자의 연령과 경험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고경영자라면 이런 상황에서 자칫 젊은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조직 한 구석에서 슬그머니 숨어 버리는 것은 아닌지 조심해야 한다. 회식 장소를 고르는 일 외에 실제 업무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과 애플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선 비결은 젊은 실무 직원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반영하는 기업 문화에 있었다.

■ 조직의 세대 차이로 빚어지는 문제들

세대 간 갈등은 조직의 곳곳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가장 흔한 갈등 중 하나는 베이비 붐 세대의 간부가 X세대나 Y세대의 부하 직원들에게 야근과 주말 근무를 요구하는 경우이다.
X세대나 Y세대는 대부분 가족과 직장의 균형을 중시한다. 따라서 부서장의 지시로 원치 않는 초과 근무를 하는 억압적인 경험이 축적될 경우 자연스럽게 이직을 생각하게 된다. 조직은 뒤늦게 이직을 막기 위해 유연 근무제, 재택근무 등 다양한 근무형태를 제안하기도 하지만, 한번 빗나간 관계를 다시 봉합하기란 쉽지 않다. 또 다른 흔한 갈등은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놓고 빚어진다. 전통 세대의 경영자는 전형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선호한다. 예를 들어 회의 등 공식적인 자리를 마련해 물리적으로 함께 모여 대화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X세대나 Y세대는 메신저나 블로그, 이메일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훨씬 좋아한다. 이런 성향도 모르고 딱딱한 회의 자리에서 아이디어 내놓으라고 닦달하니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리 없다.인사와 관련해서도 세대별로 관심 영역이 다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한국 기업의 조직 구조는 대부분 중간 계층이 많은 항아리 모양이다. 따라서 항아리 모양의 윗부분을 차지하는 전통세대나 베이비 붐 세대는 좁은 승진의 문이 가장 큰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항아리의 가운데 부분을 차지하는 X세대와 Y세대의 관심사는 다르다. 이들은 경력관리에만 도움이 된다면 수평적 이동에도 관심이 많다. 때로는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어한다. 또 자신이 맡은 역할이 본인의 경력이나 회사의 성공에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를 중시한다.

■신세대 의견이 반영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대부분의 조직이 고민하는 이런 세대 차이 문제를 현명하게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첫 출발점은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신세대 직원들이 상사의 지시를 단순히 기성세대의 고집이라고 폄하해선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간부 사원들도 X세대나 Y세대 직원들을 단순히 '경험이 없다'거나 혹은 '이기적이다' 또는 '철이 없다'고 비난하지 말아야 한다.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기 시작했을 때만이 진솔한 대화가 오고 갈 수 있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서로의 의견을 개진하는 자리가 필요하다. 신세대는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한다고 생각하면 다양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이것이 첫 출발점이다.이 시대가 리더에게 요구하는 가장 큰 덕목 중 하나가 바로 경청(傾聽)이다. 신세대 직원의 이야기를 중간에서 자르고 스스로 판단해 답을 주려 하지 말고, 끝까지 경청한 뒤에 이야기를 나눠보자. 그래야만 대화 상대방이 비로소 존중받았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이처럼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바탕이 되어야 신바람 나는 직장이 구현될 수 있다.

둘째, 신세대 직원의 충성심을 이끌어 내려면 이윤 추구 이상의 보다 원대한 기업 철학이 필요하다.


기업의 역할에 대한 신세대의 시각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이를테면 자신이 몸담고 있는 기업이 진정으로 윤리적인가, 사회와 인류에 얼마나 공헌하느냐에 따라 조직에 대한 충성심이 좌우된다. 특히 역량 있는 글로벌 우수 인재들을 영입하려면 이 같은 윤리 경영이나 사회책임 경영에 대한 기업의 자세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신이 몸담은 기업이 단지 이윤 추구만 중시하고, 환경과 사회에 대한 환원에 관심이 없다면 앞으로 우수한 인재를 끌어오는 것이 점점 힘들어 질 것이다.

셋째, 신세대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들의 의견이 즉시 반영될 수 있는 유연한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기존 세대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다소 일방적이었다면, 신세대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도구인 메신저, 댓글 등에 익숙해 있는 세대이다. 따라서 기존 세대도 신세대와 원활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블로그나 화상 회의 등 첨단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배우고 활발히 활용하여 신세대에게 먼저 다가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물론 신세대 또한 기존 세대와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 될 것이다.

넷째, 젊은 직원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상담해줄 수 있는 멘토(mentor)가 필요하다. 경험 많은 선배 사원들이 후배 사원의 대인 관계나 경력 개발 방향 등에 대해 조언하고 도와주게 하는 것이다.

많은 인재들이 부적절한 상사를 만나서 이직을 생각한다. 하지만 좋은 상사 밑에서는 다소 불만이 있더라도 쉽게 이직을 하지 못한다. 상사가 진정으로 부하 직원을 생각하고 가족과 같이 대하며 직원의 미래를 걱정하여 준다면 누가 이런 상사를 뒤로하고 다른 회사로 옮기겠는가? 직장에서 고민이 있어도 들어줄 상대가 없고, 관심을 받지 못하게 되면 신세대 직원들은 그늘로 숨게 된다. 요즈음 미국에서 신세대의 코쿠닝(Cocooning)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경쟁적인 직장과 비인간적 사회의 압력에서 벗어나 누에고치같이 편안한 안식처인 집을 피신처로 삼는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한국의 직장에서도 이런 일은 흔히 벌어진다.

다섯째, 인사 제도를 설계할 때 신세대의 관심을 반영해 참여를 높이는 방법을 찾아보자.

예를 들어 신흥시장 개척을 위하여 태스크 포스팀을 출범시킨다면 사내 공모를 검토해 보자. 글로벌한 도전에 동참하려는 자발적인 직원들을 발굴해 더욱 훌륭한 리더로 발돋움할 수 있게 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또 5년간 지원 부서에서만 근무한 직원에게 향후 2~3년 동안 영업 및 마케팅부서로 옮겨 고객에 대한 이해를 높이도록 독려해보자. 이처럼 조직이 종업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관심을 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직원의 충성도는 저절로 올라가게 된다.

마지막으로, 성과 보상 제도를 투명하게 운용해야 한다.

앞으로 기업체 직원들은 과거와 같이 높은 급여 인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까지 미국·일본·독일·프랑스 등 선진국의 경우 물가를 감안하면 실질 임금 인상이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과 경쟁하고 있는 우리 기업의 경우도 비슷할 것이다. 따라서 성과와 보상을 연계하여 잘 하는 사람이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확실하면서 투명한 메커니즘이 더욱 필요하다. 더불어 이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등 비(非)금전적 보상을 강화하여야 한다. 이를 통하여 직원 스스로 자신의 시장가치(market value)를 높임으로써 고용 가능성(employability)을 높이고,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회사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본인의 몸값도 저절로 올라갈 수 있고, 진정으로 여러 기업에서 필요한 핵심 인재가 된다는데 누가 이를 거부하고 다른 직장을 배회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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