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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응과 자율의 양가감정

花受紛-동아줄 2011. 5. 22. 13:05

순응과 자율의 양가감정

 

강박성 성격자들의 근본적인 특징은 이들의 내면 세게에 뿌리 깊게 잠재된 양가감정에 있다. 강박적인 성격의 소유자들은 한편으로는 자기주장적이고 자율적인 태도를 취하기를 원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남들에게 순응하고 동조함으로써 인정과 지지를 받고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이들은 대개 이러한 양가적인 태도를 드러내지 않고 겉으로 타인에 대해 지나치게 순응적이고 복종적인 태도를 취하고, 규율이나 원칙, 도덕을 엄격하게 따름으로써 적대적이고 공격적인 내면을 숨긴다. 일견 온화하고 정중해 보이는 모습의 이면에는 분노와 적개심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산처럼 이글거리고 있을 수 있다. 이들은 내면의 자율과 반항의 감정이 커질수록 관습이나 원칙 등에 더욱 집착하며 순응적인 태도를 나타내게 된다.

이처럼 강박적인 사람들은 순응과 자율 사이에서 끊임없는 갈등을 느끼게 된다. 처벌에 대한 두려움은 순응을 낳고, 권위에 대한 순응과 복종에 따른 자율의 억압은 분노와 반항을 낳고, 분노와 반항에 뒤따르는 처벌에 대한 두려움은 또다시 순응을 낳는다.

강박적인 사람들이 보이는 정확성, 양심적이고 도덕적인 태도, 깔끔함, 질서정연함, 완벽주의, 규칙의 엄수, 신뢰성 등은 표면에 부각된 양가감정의 일면으로서, 성숙하고 건설적인 내면의 힘으로부터 비롯된 것이기보다는 권위에 대한 두려움에서 파생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옳다.

반면에 완고함, 인색함, 도덕과 원칙이라는 미명하에 이루어지는 가학적 태도(예를 들어 "나는 진심으로 자네를 봐주고 싶지만, 원칙이 그러니 나도 어쩔 수가 없네. 자넨 해고야!")등은 숨겨진 분노의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다.

순응적인 외면을 취한다고 해서, 이들이 의도적으로 또는 의식적으로 본모습을 숨기고 가장된 모습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러한 양가적인 상태는 이들에게 심리적인 긴장을 만들어내지만, 이들은 대부분 자신의 내면세계에 대하여 분명히 자각하지 못한다.

도덕과 윤리는 비록 현대의 도시생활에서는 과거에 비해 점차 희미해져 가고 있지만 인간의 삶을 인간답게 지탱해 온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그러나 강박성 성격의 사람들은 이러한 도덕과 법칙에 대한 추구에 융통성이 없고 경직되어 있다. 그래서 이들은 조금이라도 실수를 저지르게 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매우 우유부단한 태도를 취하거나 맹목적인 순응을 통해 갈등을 회피하려고 한다. 규칙에서 일탈한다는 것은 이들에게는 너무나 두려운 일이다.

결국 강박성 성격은 '순응'이라는 말에 그 특성이 응집될 수 있다. 다른 대부분의 심리적 특성들이 그러한 것처럼, 강박성 성격도 그 정도의 차이가 일직선상에 다양하게 분포될 수 있다. 심하게 병적인 강박성 성격장애가 있는가 하면, 그 특성을 뚜렷하게 나타내지 않는 강박성 성격도 있다. 미미한 강박성 성격자는 규칙, 규범, 원칙에 대한 엄격한 순종을 요구하는 환경 내에서 그럭저럭 잘 견뎌낼 것이다. 그러나 보다 심각한 사람들은 규칙이나 기준에 순응하는 것이 자신을 파괴하고 타인을 질식시키는 수준에까지 이르게 된다.

 

 

출처자료 : 순응 뒤에 감추어진 분노, 강박성 성격장애

출처블로그 : http://blog.naver.com/lovefairies/1300229738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