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에 빠진 대한민국, 어디서 치료받나 |
기술과 문화의 발달은 우리에게 더 많은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지만 때로는 '중독'이라는 늪에 빠져들게도 한다. 특히 스트레스가 팽배한 현대인들에게 접하기 쉬운 인터넷, 알코올 등은 중독으로 번지며 심지어 탈출구라는 핑계로 작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모든 생각을 접을 수 있다는 이유로 중독을 일반화시키기에는 피해가 심각하다. 당장 본인 뿐 아니라 가족, 사회에게까지 깊은 영향을 미치며 주위를 파괴하는 도구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가 나서 다양한 중독 치유 센터를 만들며 이를 해결하려하고 있지만 이 또한 말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실제로 얼마 전 국정감사에서는 24개 마약중독자 치료보호 기관 중 2곳을 제외하고는 거의 실적이 없다시피 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 인터넷, 알코올, 마약까지...대한민국 중독 '심각'
대한민국의 중독 수준은 심각한 정도다. 그 수치로만 봐도 이를 알 수 있어 우리나라 알코올을 남용하거나 의존하는 비율은 16%, 그 중 10%는 중독으로 진단되고 있으며 알코올로 인한 정신 또는 행동장애 환자가 지난 5년 동안 44%나 급증했다.
또한 지난해 도박중독 상담자는 총 7970명으로 2006년 5986명에 비해 33% 증가했고 또 다른 조사에서는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인구 3750만명 중 도박중독유병률이 9.5%인 35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마약은 2007년 410명으로 적은 수치지만 증가추세이며, 수치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 인터넷은 중독 상담건수가 내년 급격히 증가해 성인 중독자 비율이 약 6.5%, 청소년 중독자는 약 14.4%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해외와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마약은 외국보다 훨씬 적은 수치지만 알코올이나 도박, 인터넷은 전반적으로 우리나라가 더 높은 수치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중독이라는 것 자체가 가지는 파괴력이다. 예컨대 알코올은 오래 마실 경우 상해, 심장질환, 암, 간 질환 등 건강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우울증, 불안증, 불면증, 폭력, 공사 등이 나타나 이로 인한 가정과 사회생활 파괴는 당연한 것처럼 따라온다.
이는 다른 중독에서도 마찬가지로 마약은 정신과 신체 모두에 악영향을 미쳐 법으로도 금지돼 있으며 이제는 유소아에게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인터넷 중독은 가상공간과 현실의 구별이 모호해지는 등 심한 경우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기도 해 새로운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 다양한 중독치료센터, 일반인과 가까울까
중독치료가 필요하다면 일반 병원에서도 가능하지만 중독 인구가 늘어나면서 정부도 나서 여러 곳의 치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알코올은 상담센터가 전국에 34개소이며 인터넷 중독 치료를 위해서는 청소년지원상담센터, 정신보건센터 등을 통해 상담, 치료 등을 하고 있고 전국 24개 정신의료기관이 마약류중독자 치료보호기관으로 지정돼 마약류중독자에게 치료보호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도박중독센터도 있다.
그렇지만 많은 수 만큼의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얼마 전 국정감사에서 국회 보건복지가족위 소속 전현희 의원(민주당)은 마약류의 투약·사용으로 인한 검거가 전체 검거자 중 50%를 상회하고 있는데 반해 사용범 대비 치료보호 실적이 매년 3~9%정도밖에 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송훈석 의원(무소속)은 사업산업 시행처별로 운영중인 도박중독센터의 운영예산은 지난해 순이익 1조6975억원의 0.4%인 61억원에 불과한데다, 지난 5년간 상담실적도 2만7658건에 불과해 전체 도박중독자 예상치인 356만명의 0.76%에 불과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인근 중독정신의학회 이사장(한강성심병원)은 "마약은 환자가 적어서 두 군데라고 해도 효율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전반적으로 우리나라의 중독 관련 치료 센터는 체계가 잘 돼 있지만 도박의 경우에는 중독 치료 센터가 많지 않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박이든 알코올이든 중독은 그 자체로 공통된 부분이 있는데 현재 중독 치유센터를 운영, 관리하는 부처는 제각각"이라며 "통합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실제로 인터넷 중독은 보건복지가족부, 문화부, 행안부가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예방, 치료 등에 관여하고 도박의 경우 국무총리실 소속 센터, 도박에 포함되는 경마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주무부처이다.
이에 따라 관계자들은 중독과 관련한 예방이나 치유 등에 대해 전반적 관리를 할 수 있는 곳이 있어야 어느 부분이 소홀한지 또 겹치지는 않는지 등 더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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