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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Fun)’은 쉽게 말해 즐거움이다. 유머, 장난, 놀이, 재미 등이 모두

花受紛-동아줄 2010. 4. 27. 14:15

‘펀(Fun)’은 쉽게 말해 즐거움이다. 유머, 장난, 놀이, 재미 등이 모두 포함된다.

펀은 개인에게는 친근감, 사회성, 창의력 발달에 도움을 준다. 가정은 표현력 향상과 커뮤니케이션에 필요하다.

특히 직장은 집중력과 생산성 향상 등에 매우 적합하다. 요즘 기업들이 ‘펀(Fun) 경영’을 새로운 경영방식으로 정착시키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펀경영은 최고경영자의 웃음부터 출발한다. 그 다음이 시스템 경영이며, 혁신 경영과 블루오션 찾기로 이어져야 한다. 여기엔 회사 구성원간 서로 웃을 수 있는 여유와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펀경영의 확산은 달라진 기업의 인재상과도 연관이 있다. 직원을 인력이 아닌 인재로 보고, 기업 발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도록 이끌기 위해서는 ‘재미’라는 요소를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머경영에서 CEO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CEO가 유머와 재미에 관심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기업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펀경영’이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경영항목으로 자리잡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재계, 펀경영 ‘훈풍’

웃음이 화두로 등장한 곳은 재계다. 요즘 국내 대중소기업들이 웃음을 경영 전반에 접목시키는 ‘펀 경영’에 나서고 있다.

국내 간판급 기업인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등이 웃음을 중요한 경영전략으로 삼아 기대이상의 효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이들 기업이 ‘웃음보 터지는 기업이 대박 터지는 기업’이라는 공식을 보여주고 있는 것.

웃음스쿨, 웃음경영, 웃음치료, 웃음 다이어트, 웃음 펀드 등 펀경영도 다양하다.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테크윈 등 삼성그룹 전계열사가 ‘신바람’나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 각양각색의 펀경영을 벌이고 있다. 삼성은 더 나아가 마케팅과 브랜드에도 펀경영을 효과적으로 접목해 ‘가족’처럼 친근한 삼성의 이미지를 심어가고 있다.

삼성은 이를위해 펀경영 전문가 초청 강의와 펀경영 아이디어 기획, 직원 가족과 지역사회가 동참하는 이벤트 등을 통해 직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펀경영으로 펼치고 있다. 현대차는 ‘일할 맛 나는 일터를 만들자’는 취지로 다양한 복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현대차에 웃음이 넘쳐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현대차가 펼치는 펀경영은 매년 두차례 임직원들에게 ‘가족사랑 휴가’를 비롯해 능력개발 기회 제공, 문화생활 지원 등을 해주고 있다.

LG의 펀경영은 한마디로 ‘즐거운 일터 만들기’다. LG는 ‘일등 LG 만들기’ 차원에서 LG전자, LG화학, LG이노텍, LG CNS 등 10여개 계열사와 함께 ‘즐거운 일터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그중 LG전자는 ‘LG다운 문화’를 만들기 위해 펀경영을 적용하고 있다. 모든 일을 재미있게 진행하는 ‘LG 고유의 문화’를 만들려는 게 LG전자의 펀경영 취지다.

또다른 LG계열사인 LG화학도 각 사업장별로 상황에 맞는 ‘즐거운 일터 만들기’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공장별로 다양한 이벤트들이 수시로 기획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울산공장의 ‘게릴라 이벤트’ 등이다.

SK도 펀경영에 적극적이다. SK는 최근 서린동 본사 22층에 ‘하모니아’라는 재충전 공간을 별도 마련했다. 임직원들의 휴식과 화합을 위한 공간이다. SK는 또 임직원의 고민 해소를 위해 10여명의 전문 상담자를 확보, 운영하고 있다. 이들 상담자는 임직원의 경력개발을 비롯해 역량개발, 생활 상담, 가족 상담 등 고민을 풀어주는 ‘웃음 도우미’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SK계열사인 SK텔레콤도 지난해 10월부터 ‘펀&에너자이저’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직원 가족들 상대 회사소개와 고급호텔 휴양, 웃음치료, 기공체조, 영상편지 등이 포함돼 회사와 가족간 일체감을 조성하고 있다.

코오롱은 과거 구조조정으로 침체된 임직원들의 기살리기 차원에서 펀경영을 도입했다.코오롱은 임직원들간 행복한 느낌과 혜택을 전파하기 위해 ‘해피 바이러스(Happy Virus)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캠페인은 제시한 프로그램의 도전과제를 수행할 경우 팀장과 팀원들에게 100만원의 상금을 지급해 임직원들의 성취감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우리은행은 영업점의 분위기를 밝게 바꾸고 고객에 대한 응대도 좀더 친절하게 만드는 차원에서 펀경영을 도입했다. 우리은행은 총 41명의 직원들을 특별 교육시켜 한국레크리에이션센터에서 수여하는 레크리에이션 강사 2급 자격증을 따게 하는 등 활기찬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했다.

해외의 경우 펀경영이 이미 정착단계에 있다. ‘펀 경영 원조’인 사우스웨스트항공이 대표적이다. 사우스웨스트항공사는 펀경영에 힘입어 최근 32년 동안 연속 흑자를 냈다. 아울러 연 평균 10∼15% 성장하는 놀라운 실적을 거뒀다.

사우스웨스트항공 CEO인 허브 켈러허는 ‘일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경영철학으로 펀 경영을 생활 속에서 실천한다. 출근할 때 토끼 모양의 분장을 하고 엘리베이터에서 직원들을 놀라게 한 일화는 유명하다.

■CEO가 나서는 펀경영

‘권위의 상징’으로 비쳤던 기업의 CEO들도 점차 ‘펀 CEO’로 변하고 있다. 상명하복식 조직보다 부드럽고 활기찬 조직의 생산성이 높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유머 넘치는 CEO’가 21세기형 리더의 정형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 펀 CEO는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 LG전자 김쌍수 부회장, LG텔레콤 남용 사장 등이다.

삼성전자 윤부회장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CEO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윤부회장이 주도하는 회의나 모임에는 지루함이 없다. 윤부회장이 딱딱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바꾸는 재치있는 화술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윤부회장은 일명 ‘최고 엔터테인먼트 책임자(Chief Entertainment Officer)’로 유명하다. 윤부회장은 그룹내 공식 모임이나 행사에서 항상 건배제의를 하고, 유쾌한 분위기를 주도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윤부회장은 CTO(Chief Toaster Officer)라 불리기도 한다.

삼성에서는 CTO로 불리는 또 한사람이 있다. 바로 이수빈 삼성사회봉사단장(회장)이다. 그는 공식 행사에서 건배제의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담당해 ‘Toaster Officer’로 불려왔다는 것.

LG에도 펀경영에 앞장서는 CEO가 여럿 있다. 그중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이 대표적 펀경영자다. 김부회장은 취임초부터 ‘이기는 LG’를 달성하기 위해 ‘LG적인 신바람 경영’을 강조해왔다. 웃음넘치는 직장을 만들어야한다는 게 김부회장의 지론이다.

LG텔레콤의 남용 사장도 펀경영에 적극적이다. 남사장은 임직원이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는 것 뿐아니라, 고객에게 즐거움을 주자는 지론이다. 그래서 남사장이 고안한 게 ‘폰앤펀’이다.

폰앤펀은 고객이 자유롭게 찾아와 휴대폰을 구매하거나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고객접점공간이다. LG텔레콤이 지난 2003년부터 ‘고객사랑경영(CCVP : Customer Champion Value Proposition)을 시작한 것도 남사장이 강조한 펀경영과 궤를 같이한다.

통신기업인 KT의 남중수 사장도 펀경영의 선도자다.

남 사장은 지난 2004년 KTF 사장시절 펀경영을 도입해 화제를 낳았다. 그는 전직원이 참여하는 단합대회에서 캐쥬얼 복장에 통키타를 치면서 ‘사랑해도 될까요’라는 가요를 부르고, 칵테일쇼까지 보여줘 주위를 놀라게 했다. 또 매주 화요일은 키즈데이로 정해 전직원들이 자율복을 입도록 시행했다. 남사장은 KT 사장으로 취임해서도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일터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