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육 특집]사춘기 두 아들 둔 엄마의 실천 사례 |
“아들아, 성관계가 뭔지 아니? 혹시 성관계를 하게 되거든 꼭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 |
저는 15세, 12세 아들을 둔 결혼 16년 차 주부예요. 요즘 제가 한창 아이들의 성교육에 관해 관심이 많았는데, 이렇게 잡지를 통해 제 성교육 방법을 소개하게 돼 기쁩니다.
요즘 아이들은 워낙 발육 상태가 좋고, 인터넷을 통한 정보 접근성도 좋잖아요. 큰아들이 중학교 2학년이 되면서부터 성교육을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두 아들을 앉혀놓고, 콘돔을 사와서 어떻게 쓰는지 손가락으로 시범을 보이며 가르쳐줬지요. 그런데 큰아들은 콘돔을 어느 때 사용하는지 이미 알고 있는 눈치였어요. 초등학생인 둘째 아이는 처음 보니까 신기해서 콘돔에 물을 넣어서 장난을 치며 놀더라고요. 큰아들이 나중에 저한테 와서 하는 말이 “엄마, 애들 이거(콘돔) 다 알거든? 벌써 여자랑 자본 애도 있어”라고 말하는 거예요. 정말 깜짝 놀랐죠.
제가 아이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이 바로 ‘피임법’이에요. 이제 아이들이 성에 눈뜰 나이가 되니까, 앞으로 언제 어떻게 성관계를 할지 모르는 거잖아요. 그래서 아들에게 직접 “나중에 혹시 성관계를 하게 되거든 꼭 콘돔을 써야 하는 거야”라는 말을 해줘요. 그러면서 “너 혹시 성관계가 뭔지는 아니?”라고 자연스럽게 물어보죠. 그럼 아이가 “알아. 그 정도도 몰라?” 하면서 아는 척을 하죠.
그렇게 저는 일상적인 대화를 하면서 “포르노를 본 적도 있니?”라고 물어보기도 해요. 그럼 “나는 안 봤는데, 친구들 중에는 본 애들도 있어”라고 말하더군요. 꼭 친구들 핑계를 대면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포르노는 어떻게 봤어?”라고 물어봤더니, 부모님이 집에 안 계실 때 부모님 휴대폰으로 인증번호를 받아서 다운받았다고 하더라고요. 놀라지 않은 척하고 “너희 그런 것도 하니? 야, 정말 대단하다. 그 아이 진짜 대단하다. 누구야?”라고 은근슬쩍 물어보기도 하죠(웃음).
물론, 아들하고 이렇게 되기까지 제가 노력을 많이 했어요. 성에 대해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일상적인 대화로 끌어들였거든요.
요즘도 아들에게 “몽정했니?”라고 물어보면 “아직 안 했어”라고 순순히 대답을 해요. 초등학교 때부터 “야릇한 꿈을 꾸고 팬티가 젖으면 그게 바로 몽정이야”라고 설명을 해주면서 “몽정을 하면 엄마한테 꼭 말해줘야 돼. 그날은 우리 외식하는 날이니까!”라고 말해요. 같은 아파트 엄마들 사이에서도 딸이 처음 생리를 하면 식구들이 다 함께 외식을 하는 문화가 생겼거든요. 진정한 성인이 됐다고 함께 축하를 해주는 거죠. 그래서 저도 아들에게 “몽정을 하면 외식하자”라고 말을 하게 된 거죠.
한번은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았다고 하기에 “재미있었느냐. 뭘 배웠느냐”고 물었더니 아들이 “매일 똑같은 이야기지 뭐. 엄마가 해주는 이야기가 훨씬 재미있으니까 궁금해하지 마”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요즘 시대가 어떤데, 우리 때 배우던 성교육과 거의 차이가 없는 것 같더군요.
저는 학교 선생님이나 다른 엄마들을 만나면 성교육을 할 때 ‘피임범’을 꼭 가르치라고 말해요. 요즘 아이들이 빠르면 중학교 때 첫경험을 한대요. 다 큰 아이들을 일일이 쫓아다니며 감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요. 그러니까 성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갖출 수 있고, 책임질 수 있는 사고를 갖도록 하는 게 부모의 역할인 것 같아요.
저는 아들에게도 “네가 성관계를 해서 여자가 아기를 가질 수도 있다. 그렇게 아기를 가지면 그건 네가 평생 책임져야 한다. 아빠도 너와 엄마를 평생 지켜주지 않느냐”면서 성관계 후에 있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설명해주죠.
그런데 사실 제 주위에는 엄마들이 성교육에 소홀한 것 같아서 참 씁쓸해요. 저는 시청이나 구청에서 운영하는 센터 등을 통해 성교육 강의도 많이 다녔어요. 부모가 알아야 자식들에게 올바른 성을 가르칠 수 있잖아요. 다른 엄마들에게 제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진행 / 김민주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레이디경향 2009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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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행복이네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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