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 연 자 : 보유자 정영만님外
제작년도 : 1998년
촬영지역 : 경남 거제·통영
상영시간 : 42분
이 영상물은 남해안별신굿 보유자 정영만을 중심으로 한 보존회원들의 별신굿 연희과정을 촬영한 것이다. 남해안별신굿은 경상남도 거제도를 중심으로 통영시 일대의 어촌과 한산도, 사량도, 욕지도, 갈도, 죽도 등지에서 벌어지는 이 지역 어촌의 공동제의이다.
별신굿은 "별신제", "별손", "벨신", "별신" 등으로도 부르며, 또 "별신한다"라고도 하는데 현재 해안지역에서 볼 수 있는 별신제는 사실상 별신굿으로서 근래에 와서는 "풍어제"라는 명칭이 일반화되면서 어촌의 풍어기원제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지닌다.
현재 남해안에서는 "당골"이라는 명칭과 함께 남부 지방 특유의 무당 천시 경향이 있어 세습무(世襲巫)인 사제무 계승이 어려운 상황에 있으며, 마지막 큰무당인 정모연도 최근에 사망하였다. 지금은 보유자인 정연만과 별신굿을 우리의 전통문화로서, 특히 예능적 측면에서 애정을 가지고 학습하는 몇 사람의 젊은이들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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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 별신굿의 순서와 내용에 있어서 통영과 거제도 일원의 별신굿 사제무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는 큰 차이가 있을 수 없다. 다만 마을에 따라서 진행 형식이 조금씩 다르고 그에 따라서 별신굿 순서나 굿거리도 약간씩 달라질 수는 있다.
본 별신굿의 순서와 내용은 거제도 수산마을의 것을 중심으로 하며, 인근마을과 통영의 별신굿을 참고로 하였다.
1) 들맞이 당산굿마을에 도착한 사제무 일행은 길군악을 치며 해변가에 세운 별신대 앞에 이르면 대모일행은 절을 하고 메구노리를 쳐서 마을을 굿하러 도착하였음을 알린다. 양화에서는 마을 주변의 산길, 옛날에 다니던 옛길을 밟으며 젓대잽이가 청신악을 불면서 한 바퀴 도는 것으로 마을에 굿하러 왔음을 알린다. 수산마을에서는 마을 이장 등 마을 대표들의 환영을 받고 곧이어 이장의 집으로 향해 굿장모댁 부정을 치게 된다.
2) 굿장모댁 부정굿 부정굿은 부정을 씻고 제단을 정화하는 굿으로 젓대의 청신악에 이어 장구잽이가 넋노래를 부르는 동안 대모는 굿채비를 한다. 준비가 끝나면 대너리장단에 맞추어 대너리춤을 추고 조너리, 푸너리 장단에 얹어 무가 사설을 읊는다. 다음에 장구잽이가 제석노리채에 맞추어 제석노래를 부른 후 덩덕궁이채에 얹어 대모는 무가 사설을 읊고 삼현장단에 맞추어 삼현춤을 춘다. 이어 공수를 하고 수부잔을 올린 후, 송신악으로 끝을 맺는다.
3) 산신제 굿장모 내외는 아직 해가 있는 오후 시간에 큰당으로 올라간다. 옷을 흰 한복 차림이며 굿장모의 부인은 얼굴에 화장을 해서는 안 된다. 담배를 피워서도 안되고 서로 말을 해서도 안되기 때문에 불가피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 종이와 연필을 가져간다. 굿장모 내외는 그날 밤을 산에서 보내고 다음 날 아침 대모 일행이 큰 당에 도착할 때까지 산신님께 정성을 드린다. 만약 비가 와서 대모 일행이 못 올라갈 경우에는 비가 그쳐 대모 일행이 올라오기까지 며칠간이라도 산에서 미리 가져 간 쌀로 조금씩 밥을 지어 먹어가며 지내야 한다.
4) 일월맞이 굿 (칠성굿) 묵은 해를 잘 보내게 된 것에 대한 감사와 새해에도 보살핌을 일월 성신에 기원하는 굿이다. 아침 먼동이 틀 무렵, 대모 일행은 옛부터 대대로 목욕하는 곳인 마을 뒷편 바다로 가서 목욕을 하고 죽을 한 그릇씩 먹은 후 산에 오른다. 당에서 일월맞이를 하는데 대모가 징을 들고 “괭, 괭, 구갱, 구갱, 갱, 개이”를 3번 반복 후 동서남북을 향해 헌배하고 다시 징을 한번 친다. 젓대가 청신악을 불고 대모는 부정소지(不淨燒紙)를 올린다. 대모는 다시 징을 치고 축문을 외우며 장단에 얹어 아왕 임금 사설을 읊는다. 다시 칠성본을 외우고 춤을 추다가 악사가 제석노래를 뒷바라지 해주면 대모는 소지를 올린다. 굿이 끝난 후, 마을의 대잡이가 대를 잡았더니 산신님이 잘 받으셨다는 응답이 왔으므로 모두들 하산할 준비를 한다.
5) 골맥이굿 골(고을), 즉 마을을 지켜주는 신에게 드리는 굿으로, 악기를 울리며 신대를 앞세우고 작은 당으로 내려와 큰 나무 아래에 간단히 제물을 차리고 매구굿을 친 후에 악사와 장단 없이 대모 혼자서 무가사설과 경을 외운다. 그리고 우물에 가서 우물굿을 한다. 수산마을의 경우 당산에서의 굿이 끝난 후 악사들이 길군악을 치며 마을 곳곳, 우물가, 집 등을 돌며 마을 돌기를 행한다.
6) 용왕굿 바다의 용왕님과 수중 고혼(孤魂)들을 위해주는 굿으로 바닷가에 선주 몇 집에서 차려 내온 상(床)들에 촛불을 켜 놓는다. 수산마을의 경우 용왕굿이 벌어질 바닷가에 각 가정의 조상상을 차리고 굿을 하는데 굿이 끝난 후에는 상에 차려진 메(밥)와 기타 제물을 바다에 던진다. 이 때 던지는 밥을 용왕밥이라고 한다. 용왕굿 다음으로 마을회관에 꾸며진 본 굿당에서 본 굿에 들어간다. 각 가정에서 제각기 차려 내온 조상상에는 모시는 조상 수에 맞추어 밥그릇을 놓는다. 처음에 부정굿을 하고 이어서 칠성굿, 가망, 제석, 서낭굿으로 들어간다.
7) 부정굿 굿청의 부정을 씻고 제단을 정화하는 굿으로 굿장모댁 부정굿과 동일하다.
8) 가망굿 경남 지방에서는 가망을 조상신으로 생각하고 있고, 이 굿에서도 조상님들 모시고 대접하는데 청신악을 먼저 부르고 넋노래로부터 시작한다. 큰 굿 이전의 굿거리에서는 매 거리가 끝날 무렵마다 공사를 주게 되는데 공사 장면이 특이하다. 사제무는 이장, 화주, 마을 임원 등 굿을 준비한 사람들을 앞으로 끌어내 꿇어앉히고 엎드리게 한 후, 처음에는 ‘북어’로 장단에 맞춰 때려주고 다음엔 ‘젓대’로 때려준 후, 소지종이에 불을 붙여 머리털을 그을리는 시늉을 한다. 그런 후에 비로소 바로 앉게 하여 수부잔을 돌리고 마시게 한 다음 들여보낸다. 이때, 젯상에 상돈을 놓고 가는 것이 상례이다.
9) 제석굿 제석님을 위하고 재수를 기원하는 굿으로, 제석굿의 진행을 가망굿과 같고 사설만 다르다.
10) 서낭굿 각 지역 팔도 명산의 신들을 청해 모시고 가정과 마을의 번영을 기원하는 굿인데, 서낭풀이 뒤에 동살풀이로 넘어간다.
11) 망석놀이 경남 해안의 갈도(일명 치리섬)에서는 큰 당에 올라갈 때, 미리 탈놀음 할 재료들을 가지고 간다. 그곳에서는 굿이 진행되는 동안, 틈틈이 탈을 만들어 가지고 하산한다. 망석탈놀음은 큰 굿 들어가기 전 서낭굿 다음에 하는데, 보통 밤에 놀게 된다.
12) 큰굿 큰굿은 손굿이라고도 하는데, 이 큰굿에는 손님풀이 이외에도 열두축문, 황천문답, 고금역대, 영호찬, 환생탄일 등이 나온다. 이들 무가는 길이가 길고 읊기 전과 읊은 후에 청신악과 송신악을 불게 되어있어 각각 굿 한 거리씩으로 취급받는다. 별신굿에 나오는 갖가지 음악과 장단, 춤사위가 대부분 이곳에 집합되어 있다. 큰굿부터는 대모 일행의 굿이기 때문에 돌아가신 굿 선생님들을 모두 들먹이고 공사를 주지 않는다.
① 손굿 지동굿이라고도 하며 지동궤(마을 공동의 재산문서 궤)를 젯상 앞에 놓고 이를 관장하고 있는 ‘통대부 신령’을 위해 주는 굿이다.
② 손님풀이 마마신인 손님을 위하는 굿으로 명과 복을 기원한다. 대모는 고인수의 장고를 받아 어깨에 걸고 장고채는 그냥 둔 채 북편만 올리며, 손님풀이 무가를 부른다. 이어서 동살풀이로 넘어간다. 동살풀이 무가는 서낭굿의 서낭풀이와 손굿의 손님풀이 뒤에만 들어간다. 손님풀이 뒤의 동살풀이는 ‘살풀이’ 라고도 하며 마을에 따라서는 별도의 굿거리로 넣기도 한다.
③ 고금역대 고금역대의 영웅호걸, 절세가인도 결국 죽고 말았다는 인생의 허망함을 노래하고 죽은 이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살아 있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굿이다.
④ 황천문답 망재가 황천으로 가서 부처님 전에 설법을 듣고 열시왕등 앞에서 생전의 선행 공덕을 고한 뒤 오구새남굿을 받아 극락천도된다는 내용의 설법이 장단 없이 구송된다.
⑤ 열두축문 망자에 대한 제사법을 차례로 기록한 축문을 읽는 형식이다. 이 때 악사는 쉬고 대모 혼자서 장구도 없이 읊어 나간다.
⑥ 환생탄일 시왕전에 망재의 인간환생을 축원한다. 생전의 공덕 외에 가족들이 굿해 준 공덕으로 이승에 환생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⑦ 시왕탄일 “도시대왕님아 …… 철간지옥을 면하기고 ……”를 부르고, 나무아미타불을 한 후에 삼현(춤), 수부잔, 맘자심, 송신악으로써 큰굿이 끝난다. 수부잔 푸너리와 맘자심(대너리)때엔 악사만 장단을 치고, 대모는 무복(巫服)을 벗고 부채 정리 등을 한다.
13) 군웅굿 공사가 없고 수부잔 푸너리때에 군응장수 대신풀이를 하여 돌아가신 굿 선생님들을 다 들먹이는 점 등을 제외하면 가망굿과 같다.
14) 거리굿 남해안 별신굿에서 잡신을 위한 마지막 절차인 거리굿은 각 가정에서 내온 조상상들을 해변가에 내다놓고 삼한대 가져다 세우면 바로 시석의 굿판이 된다. 대모는 평복 차림을 하고 여러 가지 경(經)들을 읊은 후에 대를 잡게 한다. 거리굿 대잡이는 신이 내린 강신자가 한다. 대가 흔들리면 잘 받았다는 응답이 나왔으므로 대잡이는 대를 잡고 일어나 젯상과 그 주변을 돈다. 육갑풀이를 하며 제각각 자기네 상의 음식들을 조금씩 자루 속에 넣고 묶어서 메노리채를 치며 선착장 있는 바다로 나가 던진다. 이를 일러 개(바다)를 먹인다고 한다. 그리고 삼한대를 울러메고 마을로 돌아오는 길에 고깃배에 올라 풍어를 기원하는 메구를 치기도 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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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정원기의 국악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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