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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 장애 사례

花受紛-동아줄 2009. 4. 8. 00:00

틱 장애 사례

  이 글은 음악치료를 통해 틱 장애가 큰 효과를 보았는지의 관점으로 정리된 것이 아니다. 음악치료사로서 틱 장애아이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부모에게 부탁하고 싶은 몇 가지를 정리하였다.

  예전의 부모들은 아이들이 갑자기 눈을 자주 깜박이거나 코를 씰룩대거나, 킁킁하는 소리를 내면, 이것이 나쁜 습관인줄 이해하고 아이를 윽박지르거나 해서 나쁜 습관(?)을 없애려 했다. 그러나 아이에게 이런 행동에 관한 자각을 시킬수록 이 행동은 더욱 강화되고 고착화되어 성인이 되어서도 심리적인 긴장이 심해지면, 이런 근육의 움직임이 심해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화시대를 맞아 요즘 들어 부쩍 틱 장애에 관한 문의를 많이 받고 있다. 틱 장애란 뚜렛 증후군과 만성운동 또는 음성 틱 장애와 일과성 틱 장애로 분류된다. 뚜렛 증후군의 경우, 만성화되어 일생동안 지속될 수 있다. 만성운동 또는 음성 틱 장애의 경우, 틱 증상이 1년 이상 지속되어 조기 청소년기에 이르러 증상이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가장 흔히 미취학 아동들에게 나타나는 일과성 틱 장애는 지속기간이 4주 이상 1년 이내의 경과를 갖는 경우이다.

  틱 현상은 단순근육 틱과 복합근육 틱, 그리고 음성틱으로 나뉜다. 단순근육 틱은 눈깜빡임, 얼굴 찡그림, 머리 흔들기, 어깨 들썩임등이 나타나고, 복합근육 틱은 자신을 툭 툭 치거나, 손의 냄새를 맡거나, 다른 사람을 만지거나, 반향행동이나 외설행동을 하는 경우이다. 음성틱으론 가래뱉는 목소리, 킁킁거리는 콧소리, 기침소리 또는 상황에 맞지 않는 단어나 짧은 문장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현상들은 처음엔 얼굴의 작은 근육의 움직임으로 시작하여, 점차 아래로 대근육의 움직임으로 진행되고, 음성 틱을 동반하기도 한다.

  틱 장애의 원인은 심리적인 원인과 기질적인 원인 두 가지로 나뉜다. 그러므로 초기 단계에서부터 전문가의 도움으로 환경을 변화시켜주거나 약물치료나 심리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음악치료실에 상담을 원하는 부모들의 경우, 틱 현상을 나타내는 아이들이 눈치가 빤해서 소아정신과나 정신과를 가야겠다고 부모가 아이에게 말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부모가 이런 권유를 할 때 "엄마, 내가 미쳤어, 내가 왜 정신과에 가야해?" 라고 반문하거나, 오히려 자신이 큰 병이라도 걸린 듯 심각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마도 정신과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가 떨어지는 우리 사회를 반영하는 아이들의 질문일 것이다. 정신과는 꼭 정신적인 질환 때문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다양한 고민거리나 문제들을 전문가와 상담할 수 있는 좋은 창구가 되는데도 말이다.

  아이의 증상이 초기단계이고, 심리적인 경우, 부모의 상담전화만으로 아이의 스트레스 환경을 제거시켜 아이의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집에서 틱 증상의 초기 단계에 유념할 것은 부모가 아이에게 눈 깜박 하지 말라고 윽박지르거나 주의를 계속 주는 것은 삼가야 한다. 그러나 시간이 좀 지났거나 증상이 점점 악화될 때는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한다. 음악치료를 받는 틱 장애 아동의 경우, 병원의 약물치료와 병행하는 경우가 흔하다.

  몇 년 전 틱 장애의 문제로 엄마와 함께 음악치료실을 찾아왔던 민석(가명)이는 초등학교 5학년이었고, 습- 습- 하며 침을 삼키는 듯한 소리와 입안의 혀를 밖으로 계속 차서 혀에 구멍이 생기게 하는 악순환을 거듭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또래보다 약간 작은 키였지만, 야무지게 생긴 얼굴과 탄탄한 근육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커다란 바지가 흘러내려 길위의 먼지를 다 끌고 다닐 정도였고, 자신의 발보다 두 배쯤이나 커 보이는 신발을 질질 끌며 뭔가 불만에 찬 듯한 눈빛은 억지로 엄마와 함께 음악치료실을 온 것이 분명해 보였다.

  처음 엄마가 전화 상담을 했을 때, 아이가 틱 장애가 있고, 학교에서 친구들과 자주 충돌하여 싸우고, 선생님에게도 심한 욕설을 하며 대든다고 했다. 아이와 엄마와 함께 상담을 하면서 엄마에게 과외수업을 몇 가지를 하느냐는 질문을 하니, 엄마는 5가지정도라고 답했다. 그러자 민석이는 이내 5가지가 넘는 수의 방과 후 수업 종류를 나열했다. 엄마의 표정은 어두웠고, 음악치료실에 온 사실이 기분이 상해 보였다. 민석이는 몇 년 전부터 소아정신과 약을 때로는 복용을 했었다. 그리고 선생님과 상담도 1년간 받아 보았다.

  민석이도 음악치료실에 온 것이 썩 내켜 보이지 않았다. 껄렁 껄렁 주위를 둘러보며, 비웃음이 찬 눈빛으로 "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 질문을 던졌다. 주위에 있는 타악기들이 초등학교 5학년 짜리 눈에는 아마도 유치하게 보여졌을 것이다. 그 중 발에 걸리는 북 따위는 발로 걷어차 보기도 했다.

  어떤 내담자와의 치료에서도 치료자와 라뽀(Rapport)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 첫날의 상담으로 민석이와 내가 관계형성을 위해 다른 어떤 내담자의 경우보다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민석이는 사람들에게 적대적이었고, 부정적이었다. 집에서는 학업 때문에 학교에서의 문제 행동 때문에 쌀쌀한 엄마와 자주 부딪쳤고, 사업으로 바쁜 아빠와는 일주일에 한번쯤 식탁에서 얼굴을 대하는데, 아빠에게 민석이는 모든 점이 불만스러웠고, 그때마다 아이에게 야단을 치거나 핀잔을 주거나 하였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민석이가 편히 쉴 곳은 없었다. 민석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고, 민석이에게 공격성으로 포장된 이면의 자신감의 상실과 위축을 받아주어, 더 나아가 자신에 대한 자족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

  민석이의 당시 우상은 '서태지와 아이들'이었다. 민석이는 그들의 노래와 춤을 완전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 이것은 치료자인 나와 민석이의 관계를 이어줄 좋은 끈이 될 수 있었다. 나는 민석이에게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악 CD를 빌려달라고 했고, 민석이는 그 약속을 잊지않고 지켰다. 그 음악을 들으며 민석이가 움직이는 동작을 내가 배우려고 했다. 이런 2-3번 의 치료시간이 지나면서 민석이의 눈빛은 달라지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생겨나는 자신감이 아이의 언어에서 행동에서 느껴졌다. 엄마에게 과외공부의 수를 5개 이하로 줄여달라고 했다. 그러나 민석이 엄마는 5개 이하는 절대로 할 수 없다고 했다. 왜냐하면 민석이가 서서히 중학교 과정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단호한 엄마는 치료자의 조언을 부분적으로 동의하고 실행에 옮겼다.

  내가 경험했던 뚜렛 증후군을 가진 고등학교 2학년 동준이(가명) 엄마와는 대조적인 반 응이었다. 동준이 엄마가 음악치료실에 상담 왔을 땐 아이의 모든 학업은 이미 포기 한지 오래였고, 단지 아이가 틱 장애로 인해 사회에서 따돌림당하지 않고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아이가 이런 틱 장애를 가지고 나이가 들어가면, 부모의 태도는 확연히 바뀐다. 무엇이 우리 아이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지를 우리의 부모는 너무 늦게 깨닫는 것 같다.

  민석이와의 치료는 일주일에 2번씩 1년간 지속되었다. 민석이를 치료하면 할수록 민석이를 둘러싼 환경의 변화가 절실했다. 아이의 가장 중요한 환경인 엄마와 아빠, 동생, 친구들과 학교... 그래서 난 민석이 엄마에게 가족치료를 요구했다. 그때부터 엄마는 치료실에 아이 혼자만 보내는 경우가 많아졌고, 아빠가 민석이 치료에 동의를 하지 않는다며 아이의 치료를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엄마 스스로도 자신 가족의 문제를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인정하고있기에 그런 문제들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웠을 것이다. 민석이와의 치료과정은 순조롭게 진행되었으나, 민석이의 갑작스러운 치료의 중단으로 우리는 치료의 마무리를 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도 아쉬운 점이다.

  지금 민석이가 어떤 청소년의 모습이 되었을지, 아니면 경제적으로 부유한 아이였으니 도피성 유학을 보냈을지 모르는 일이다. 이런 심리적인 지지가 필요한 민석이의 경우 가족치료를 동반해서 부모들이 아이의 문제를 '병'으로 인식하고 아이의 문제점을 좀 더 수용적인 자세로 받아들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많은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백혈병 등의 심각한 내과질환에 걸리면, 아이들을 수용하고 배려하며, 그 사랑이 더 커질 뿐 아니라,측은하게 까지 여기게되는데, 이런 심리적인 질환으로 문제를 일으키면, 병으로 받아들이기 앞서 골치꺼리로 먼저 생각한다. 아이를 치료하기 위해 이런 부모의 자세가 먼저 바뀌어야 하고, 이런 사고의 전환을 위해 아이의 치료를 맡은 전문가와 상담을 하는 것은 전문가와 아이사이의 치료이상으로 중요한 일이다.

  이 글이 틱 증상에 시달리는 자녀를 둔 부모가, 아이를 이해 할 수 있는 시각으로 사고 전환의 기회로 이해된다면 더 없이 감사한 일이 될 것이다. 아이의 효율적인 치료를 위해 또 아이들 자신의 미래를 위해.

@2001/06/하 은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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