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공기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잡셰어링(jobsharing) 바람이 불고 있다.
임금을 낮추고 그 임금만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처럼 경제상황이 극한으로 나빠지는 상황에서는 나쁜정책이라 할 수는 없다.
게다가 이 정책은 새로운 정책은 아니다. 제레미 리프킨의 '노동의 종말'에서도
현시대의 줄어드는 일자리에 대안 해답 중 하나로 '일자리 나누기'를 이야기 하였고,
이전에 민노당에서도 권영길 후보가 대선 공약 중 하나로 '일자리 나누기'에 대한
이야기를 한 기억이 있다. 또한 공기업 및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임금격차를 줄여
사회적 위화감을 줄이는 등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좋은 정책을 싫어할 까닭이 있겠는가? 그러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몇가지 짚고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고 본다.
1. 과연 우리 사회는 잡셰어링을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가?
잡셰어링의 근간은 원래 이론대로라면 근무시간을 줄이고, 그에 대해서 임금을 줄이고,
거기에 맞에 새로운 인원을 채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전체 받는 임금은 줄어드나,
단위시간당 임금은 같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임금삭감은 '고통분담'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근로시간은 같으면서,
일하는 인력은 늘어나게 된다. 이는 경제성이나 효율성으로 다가간것이 아니라
일종의 '도의적 책임'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결국 전체 근로시간은 같으면서,
일하는 인원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면 결국 회사라는
조직체계에서는 비효율적인 인원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멀리서 사례를 볼것도 없이 '행정인턴제'를 보면 쉽게 이해가 갈것이다.
결국 비효율적으로 인원을 선발한 상태에서, 회사가 앞서 말한 '도의적 책임'이
옅어질 경우에 많은 잉여인원에 대한 고용안정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냐 하는 것이다.
만약 경제가 이 상태로 지속된다면, 이런 불안한 고용형태로는 한계가 예상된다.
결국 전체적인 노동시간의 재조정없는 잡셰어링은 단기적인 처방이 될뿐 장기적으로 가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번 줄어든 임금은 다시 회복되기 힘들다.
실질임금은 줄더라도 시간당 임금의 보전이 되어야만이 나중에 경제가 좋아졌을때
이에 대한 보전이 가능해 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할 수는 있지만,
블루칼라의 경우는 2교대가 3교대로 바뀌고, 화이크 칼라군 또한 전체 근무인원이
늘어나기 때문에 현 주40시간체제보다 더 단축시킬 수 있는 부분이 생길것이라고 생각한다.
2. 과연 우리 사회는 잡셰어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였는가?
현재 잡셰어링을 시작하면서 정부 및 대기업이 임금삭감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물론 공기업과 대기업이 앞장서서 급여를 낮추고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좋다고 생각하지만,
문제는 공기업과 대기업의 임금이 줄어들면, 중소기업의 급여또한 줄어들 공산이 크다.
이는 우리나라 기업문화가 대기업에 맞춰가는 시스템이다보니, 당장은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전체적으로는 이런 분위기에 편승할 것이다. 그렇다면 전체적인 소득이 내려갈 수 있고,
이는 결국 소비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
게다가 이런 잡셰어링에서 가장 전제가 되어야 하는것은 바로 물가안정이다. 물가가 널뛰듯 뛰고,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다면, 과연 일자리 나누기롤 위한 임금삭감에 누가 찬성을 할 것이며,
적극적인 참여를 할 수 있겠는가? 전체물가를 안정시킬수 없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생필품이나
서민기초생활 물품등의 물가억제가 전제되어야 한다.
더 중요한 요인들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두가지가 가장 이슈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렇듯 이런 몇가지 문제점을 안고 진행되고 있는 잡셰어링은 결국 우리에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잡셰어링 문제는 잡셰어링에
맞는 기업시스템이 미비하고, 경제적 관점이 아닌 정치적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낮아진 임금으로 살기엔 한국의 물가는 너무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진정으로 잡셰어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일먼저 물가가
안정되어야 하며, 기업시스템 또한 장기적인 잡셰어링에 맞는 시스템으로 변환해야 한다.
또한 중소기업의 임금하락을 최대한 막고,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여 중소기업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앞서의 모든 것들에 선행되어야 할것은 바로 집값, 자녀 교육비, 공공서비스비의 안정,
그리고 고용의 안정이다. 아마 이것만 해결되면,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어느 정도 버텨나갈
기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는 본인의 짧은 생각이기 때문에 다른 생각이 있으신 분이 계시다면,
모두가 모여 토론을 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경제상황은 몇사람의
머리로 결정될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의 공감하고 참여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The Bells Of The Angelus - Phil Coul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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