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23 11:32 |
기초에 충실한 골퍼는 어떤 상황이 연출되더라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늘도 동료 한분(중급수준)이 라운드를 다녀와서는 격앙된 목소리로 저에게 속풀이를 하시더군요. “오늘 어프로치때문에 미치는줄 알았어, 뒤땅이 나질 않나, 코앞에 툭하니 떨어지질 않나, 날샷이 나질 안나… 그것만 아니었어도 80대 스코어는 가능했을텐데 으이구!!! 당분간은 어프로치 연습만 집중적으로 해야겠어…” 맞는 얘기입니다. 주말골퍼들은 숏게임 실수를 얼마나 줄이냐에 따라 스코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분이 어프로치 실수를 연달아 할 정도의 실력은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허탈해 하셨던 것 같습니다. “도대체, 왜 그러셨어요?” 라고 물으니, 첫 홀 그린 주변에서 세번째 샷을 어프로치로 시도하였는데 뒤땅이 났고, 세번째 홀에서도 똑 같은 상황이 연출되면서 이후부터 어프로치 샷을 하기가 왠지 꺼려졌다는 겁니다. 어쩔수없이,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나름 다른 방법들을 총 동원해 보았지만, 별 실효없이 계속 실수만 연발하고는 결국 어프로치 샷에 대한 두려움만 남기고 돌아오게 된것입니다. 제가 그 입장이었다면 아마 클럽을 부러뜨려 버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런데, 왜 갑자기 어프로치 샷이 말썽을 부렸던 것일까요? 어프로치 샷은 상당히 민감한 녀석이라 반드시 수행해야 할 몇가지 선행 과정 중에서 단 한가지라도 잘못되면 안좋은 결과로 이어집니다. 아무리 상급 수준의 골퍼일 지라도, 라운드 당일 컨디션 난조나 집중력이 떨어지게 되면, 페어웨이 안착율, 그린 적중율 등이 저하되면서 숏게임, 특히 어프로치 샷의 횟수가 증가하게 됩니다. (심할땐 18홀 내내 시도해야 하는 경우도…) 이럴때 다양한 상황에서 얼마나 집중도를 높여서 능동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처하느냐가 스코어를 지켜내는데 핵심이 되며, 고수들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한참 어프로치 샷 연습에 집중하던 시기에 가장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 ‘라운드에서 컨디션이 안좋을 때 자주 발생하게되는 짧은 거리의 샷을 어떻게 구사해야 효과적일까…’ 였었고, 이런저런 테스트를 통해 효과가 좋았던 방법을 소개해 드립니다. (일반적인 기술론과는 부분적으로 차이가 있고, 글로 표현하여 전달하는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참조만 하시기 바랍니다.)
Physical Sector
기술적인 측면으로는 ‘어깨 기울기 수평’ + ‘손목각 유지’ + ‘머리 고정’ 이 세가지만이라도 충실히 선행된다면 그린 근처에서의 어프로치 실수가 확연히 줄어든다는 사실을 검증하였습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소개해 드렸던 전반적인 어프로치 샷의 실행 방법을 리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01. 왼팔을 지면쪽으로 자연스럽게 떨어뜨려 클럽을 쥔다.
(그립은 왼쪽 허벅지 안쪽에 위치하고, 볼 위치는
띄우려면 왼쪽발 뒷꿈치, 굴리려면 오른발 엄지발가락 선상)
02. 오른손은 가볍게 덮어쥐고, 오른 팔꿈치는 약간 굽혀준다.
03. 왼발은 10도~15도 정도 오픈하고, 왼쪽무릎을 약간 더 굽혀준다.
04. 왼쪽 무릎이 굽혀졌기 때문에 양 어깨의 높이는 거의 같아진다.
(느낌상 왼쪽 어깨가 오른쪽보다 더 낮아진 것 같은 느낌이지만,
실제 양어깨선은 지면과 수평에 가까운 형태)
05. 테이크어웨이는 왼쪽 어깨를 주도로 오른쪽으로 밀어준다.
(오른쪽 팔꿈치가 접히도록 약간 가파르게 하고,
오른쪽 팔꿈치는 옆구리에 타이트하게 붙여서 백스윙)
06. 오른쪽 겨드랑이 정도의 높이가 백스윙 최대 안정폭이다.
(평소 스윙폭 연습을 통한 거리 조절)
07. 왼쪽 골반을 엉덩이쪽으로 부드럽게 회전시킨다.
08. 다운스윙에서 왼손목각을 유지하고 끝까지 진행시킨다.
(그립을 쥔 양손이 클럽헤드보다 앞서는 형태를 유지)
09. 임팩트 이후에도 가속이 붙을 만큼 자신있게 진행시킨다.
(그립을 쥔 오른손가락들을 볼 아래에 껴넣는 형태와
오른팔을 볼 전방 땅밑까지 쭉 펴주는 기분으로)
10. 임팩트 이후 왼쪽 골반까지도 왼손목각을 잡아준다.
(클럽헤드 리딩엣지가 타깃방향을 가르키는 형태)
11. 이후 피니시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컨디션이 저조하고, 몸상태가 안좋을 때에는 잘하고 싶어도 몸이 안따라 주는 상황이니, 최소한 03, 04, 08 단계와 ‘볼 컨텍 이후까지 머리 고정’ 정도만이라도 집중하여 지킨다면 최소한 ‘뒤땅’ 이나 ‘날샷’은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음글) 유캔두잇, 실수없는 어프로치와 칩샷 : http://well.tistory.com/113
Managing Sector
그리고, 어프로치 샷의 관리적 측면도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순간순간 다양하게 발생하는 상황을 어떻게 판단, 선택하여 실행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한 결과로 이어집니다. 저의 어프로치 샷에 대한 철칙은 ‘부지런하게 상태를 파악하고, 최대한 편하고 쉬운 방법을 선택하라’ 입니다. 어프로치 샷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먼저 하는 일은 캐디분에게 그린 전체 기울기를 물어 보는 일이고, 다음은 그린 엣지에서 홀컵까지 지면 상태를 살피는 일입니다. 그리고, 볼이 놓여져 있는 상황을 살피고, 종합적면을 고려하여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되는 방법을 결정하고, 이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웨지(상황에 따라서는 9, 8, 7번 아이언까지)를 선정하여 어프로치 샷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결과요? 과거 한두가지 웨지로 실행하던 시절에 비해서 어프로치 성공율(원퍼트 거리 내 안착율)이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성공율을 높이기 위해 철저한 계산과 상상력도 필요했지만,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100% 완벽한 결과를 향한 욕심이 아닌, 70%~80% 수준의 결과를 목표하고, 가급적 가장 편하고 쉽다고 생각되는 나만의 방법을 선택하여 심적인 여유를 가짐으로써 부담없는 스윙을 하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에 있었습니다. (주말골퍼의 욕심은 화를 부르게 되더군요.)
아래는 상황에 따른 판단과 효율적인 선택에 대한 몇가지 응용 사례를 예시하였으니 참조하시길 바라며, 특히, 클럽 선택 옵션의 폭을 넓히고, 어느정도의 상상력과 응용력만 뒷받침되어 준다면 기대 이상의 좋은 결과를 거두시리라 확신합니다.
(예시 A)
샌드웨지로 비거리 30m 어프로치 샷을 가장 자신있어 하시는 분이, 놓여진 볼에서 홀컵까지 60m 거리가 남았는데, 그린엣지에서 홀컵까지는 30m 거리가 남은 상황이라면 어떤 방식으로 샷을 구사해야 가장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이런 분들은 주저없이 평소 익숙한 샌드웨지를 꺼내 들 것이고, 자신있어 했던 30m 어프로치 샷의 스윙 폭 보다 좀더 크게하고, 좀더 강하게 다운스윙 하여 비거리 45m~50m를 목표할 것입니다. 그러나, 앞서 어프로치 샷은 매우 예민하다는 말씀을 드렸듯이, 익숙해던 클럽이긴 하지만 평소보다 스윙폭과 강도를 높이게 되면 아무래도 정확도는 낮아지기 마련이고 오차도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는 되려 로프트 각이 낮은 피치웨지를 선택하여 평소 자신있어 하는 샌드웨지 30m 샷과 동일하게 구사하는 편이 확률적으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당연히, 5(비거리) : 5(런) 비율이 적용되어 그린 엣지 부근에 낙하하여 홀컵 방향으로 30m 가량 굴러갈 것임을 신뢰해야 겠지요. ^^ 응용하여, 그린 내리막에서는 샌드웨지로, 그린 오르막에서는 9번아이언으로 바꿔 시도해 보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예시 B)
예시 A의 그 분이 10m 폭의 벙커 너머, 20m 거리에 홀컵을 두고 어프로치 샷을 해야 합니다. 역시나 샌드웨지를 꺼내 쥐고, 5m 정도의 런을 고려해서 평소 자신있어 했던 거리인 30m 보다 10m 짧게 20m 지점을 목표하고, 백스윙 폭을 확연히 줄여서 어프로치 샷을 하려고 합니다. 과연 현명한 판단일까요? 물론, 사람마다 틀리겠지만 저 같은 경우엔, 라운드중에 평소보다 어프로치 백스윙 폭을 크게하는 것보다 줄여 치는 것이 더 어렵게 느껴졌고, 실수도 잦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가운데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는 상황에서는 긴장감 때문에 위축되어 실수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지게 되겠지요. 그래서, 저라면 클럽을 최대한 짧게 쥐고 익숙하고 편한 스윙폭으로 샷을 구사했을 것이고, 저분 역시 샌드웨지를 그립 최하단까지 최대한 짧게 쥐고 30m 백스윙폭으로 샷을 하되, 느낌상 좀더 부드럽게 진행시키는 것이 실수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예시 C)
또, 그분이 파 4홀에서 세컨샷을 했는데 거리가 조금 짧아서 그린엣지 50cm 못미치는 위치의 소프트 러프 잔디 위에 볼이 놓여져 있었고, 홀컵은 그린엣지에서 약 5m 거리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그런데, 볼이 놓여진 위치에서 그린엣지까지의 잔디가 홀컵쪽(순결)이 아니라 반대방향(역결)으로 누워있었습니다. 볼이 그린 위에 있었다면, 당연히 퍼트로 시도해서 ‘버디’를 잡을 찬스였을 텐데요, 이런 상태에서도 똑같이 퍼트로 시도하는 것이 좋을까요? 퍼트로 시도한다면, 잔디의 역결이 과연 어느 정도의 저항력을 가지고 속도를 감속 시킬지 예측이 가능할까요? 과거, 잔디에 대한 경험이 부족했던 저로선 이런 상태에서 퍼트를 감행하여 턱없이 짧거나 길어지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었고, 실수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로프트 각이 높은 샌드웨지로 짧은 거리 어프로치를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역시 대부분의 거리를 비행시킨 뒤 짧게 굴려야 하는 부정확성 때문에 다른 방안을 찾아야 했고, 결국, 대안으로 9번, 8번, 7번 아이언을 선택하여 20m 이내 거리의 칩샷을 연습한 결과, 실전에서 매우 유용하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효자노릇을 하는 녀석들이죠. 위의 경우에도 미들 아이언 정도로 활용하여 퍼트와 동일한 방식으로 칩샷을 하게 되면, ‘톡’ 하고 ‘역결’의 잔디를 뛰어 넘은 뒤에 나머지 거리는 굴러가기 때문에 러프의 영향을 전혀 받질 않게되며, 퍼트와 동일하게 볼을 목표한 퍼트라인에 태울수 있습니다. 단, 사전에 연습장 등에서 자신의 퍼트 백스윙 폭을 기준으로 비슷한 거리를 보내기 위한 각 아이언별 백스윙폭 차이를 체크해 두어야 합니다.
(관련글) 아마추어 최대의 적수, 마의 2.5 : http://well.tistory.com/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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