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없는 학교를 위한 실천 방법 6가지

얼마전 ‘왕따’ 동영상이 온라인을 떠돌면서 해당 학교 교장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었다. 혹시 내 아이도 왕따가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학교 보내기가 무섭다는 엄마들을 위해 왕따 해결책을 취재했다.

새학년이 시작되어 반이 바뀌면 부모들의 걱정도 커진다. TV나 신문 같은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왕따(집단 따돌림) 사건을 보면서 ‘혹시 내 아이도…’하는 불안감이 들기 때문이다.실제 한국청소년보호위원회가 지난해 4월 전국의 초·중·고생 1만4천6백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명 중 1명이 구타나 욕설 등 학교폭력을 당해본 적이 있으며 조사대상자의 7%인 1천명 정도가 왕따를 경험해 봤다고 한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왕따는 일부에게 국한된 문제였지만 요즘에는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아이와 아이를 키우는 부모 모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내 아이가 왕따만 당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왕따를 하는 아이로 키워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왕따 없는 학교를 위한 실천 방법 6가지 왕따가 성행하는 학교라면 언제 내 아이가 표적이 될지 알 수 없다. 또한 내 아이가 왕따를 하는 가해학생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미리 왕따의 문제점과 피해에 대해 아이와 함께 이야기 해보자. 부모와 함께 대화하기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문제와 고민을 털어놓고 같이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갑자기 아이와 대화를 나누기는 쉽지 않다. 이럴 때 사랑의 대화 나누기와 행복 쪽지 주고받기를 해본다. 。대화 나누는 습관 기르기 요즘 부모들은 생활이 바쁘다 보니 정작 아이의 생활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내 아이가 학교에서 어떤 생활을 하는지, 그리고 누구와 친한지, 관심 분야는 무엇이며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대화’. 하지만 대화에도 요령이 필요하다. 일단 저녁 식사 중이나 식사 후 가족이 모두 모였을 때 자연스럽게 하루 생활을 이야기 해보는 것이 좋다. 이때 조금은 의도적으로 친구 관계나 학교 생활에 대해 자연스럽게 질문하고 그에 대해 충고나 조언을 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연스러움이다. 아이에게 캐묻는다는 느낌이 들게 하면 오히려 속마음을 터놓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대화 나누기는 가능하면 아이가 어릴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어릴 때부터 하루의 생활을 이야기하는 것이 습관이 된 아이는 자기의 생활을 깊이 있게 이야기하고 부모를 조언자로 알고 성장한다.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자기 생활을 꼬치꼬치 이야기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남자아이의 경우 여자아이보다 더 심해서 엄마가 자신의 생활에 대해 물어보면 오히려 엇나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능하면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꾸준히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 。행복 쪽지 주고받기 흔히 엄마가 아이에게 쪽지를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엄마 외출한다. 밥 챙겨 먹어라’ 하는 식으로 쓰는 게 고작이다. 이런 문구 말고 가능하면 엄마의 사랑을 담아 쪽지를 쓰는 것이 좋다. 추운 날에는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라거나 친구와 다투고 기분이 안 좋은 날에는 친구의 입장을 헤아려 보도록 권하는 내용을 쓴다. 이렇게 사랑이 담긴 조언을 담은 쪽지를 아이에게 보낸다면 아이는 최소한 친구의 신체적 약점을 잡아 놀린다거나 나보다 못한 친구를 비웃거나 못살게 구는 행동은 하지 않게 된다. 노트 한 권을 마련해 편한 곳, 잘 보이는 곳에 두고 가족 모두가 부탁 사항, 하고 싶은 말, 들려주고 싶은 시 등을 자유롭게 쓰게 하는 것도 좋다. 왕따를 다룬 책 읽고 의견 나누기 아이에게 왕따에 관한 책을 보여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눠본다. 아이는 책을 읽으며 왜 친구를 따돌려서는 안 되는지 알게 되고 또 왕따로 인해 마음의 상처가 있는 아이라면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느끼게 된다. 。난 죽지 않을 테야 조금은 특별한 행동을 한 아이가 얼마나 왕따를 당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왕따로 인해 아이가 받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수작이다. 학교 생활에 적응할 수 없었던 레이몽은 분필을 먹었다는 이유로 특별학교로 보내진다. 레이몽은 그곳에서 점차 안정을 찾아가지만 다시 집으로 돌아가면서 여러가지 갈등을 겪고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는 내용이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아이들의 문제를 바라보고 싶은 엄마라면 아이와 함께 읽어볼 만하다. 쎄르쥬 뻬레즈 지음, 문원 펴냄. 。웨슬리 나라 다른 아이와 생각이 다르고 유행을 따르지도 않는 웨슬리는 친구들에게는 따돌림을 받지만 사실은 창의적인 생각으로 꽉 찬 특별한 아이다. 똑같지 않다고 해서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열린 생각을 갖게 하는 책. 폴 플레이쉬만 지음, 비룡소 펴냄

。너랑 놀고 싶어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집단 따돌림을 소재로 한 동화. 승미와 유진, 화정은 삼총사로 불릴 만큼 단짝이다. 하지만 유진은 혼혈아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 외모가 다르다고 해서 왕따를 하는 등 교실에서 흔히 일어나기 쉬운 일을 다루고 있어 아이와 함께 읽고 의견을 나눠 보기 좋은 책이다. 배봉기 글, 홍선주 그림. 산하 펴냄.

。따돌림 없는 교실
현직 교사인 저자가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너랑 안 놀아”라는 말을 하지 않기로 약속한 후 아이들의 반응과 심리 상태를 살펴 결과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여러가지 우화를 통해 어른들이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도록 해준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이다. 비비안 거신 팰리 지음, 좋은글 펴냄.

。못 말리는 말론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말론은 집에 와서 할머니에게도 야단을 맞지만 자신을 이해해주는 엄마 덕분에 행복하게 지내고 마지막에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한다. 왕따를 당할 때 가족이 사랑으로 감싸주면 아이 스스로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질 머피 글 그림, 웅진닷컴 펴냄.

왕따 문제 다룬 공연 보기

아이와 왕따 문제를 다룬 연극이나 퍼포먼스 한 편을 보는 것도 좋다 아무런 죄의식 없이 친구를 왕따시키는 경우, 친구가 상처를 받는다는 사실도 알 수 있고 또 왕따를 당하고 있는 아이라면 마음의 상처를 털어놓을 수도 있다.

。꿈꾸는 오뚝이
왕따 문제를 다룬 연극 ‘꿈꾸는 오뚝이’는 내성적이고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가 서커스와 마술 등을 배우면서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일정 4월6일~5월5일
장소 창조콘서트홀
문의 02-747-7001

왕따 카페 가입하기

아이가 왕따를 당한다면 그 고민을 카페에서 나누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표적인 왕따 카페는 다음과 같다.

。‘왕따클럽 14578’ (cafe.daum.net/14578)
9천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인 왕따 카페의 원조. 왕따 당한 사연을 올리기도 하고 게시판을 통해 마음을 터놓을 친구를 찾으며 오프라인 만남을 갖기도 한다.

。‘학교가기 싫어’(cafe.daum.net/smillingschool)
아이가 중·고등학생이라면 이 카페를 이용해도 좋다. 가입자수가 6천명이 넘는 카페로, 고민을 털어놓으면 자세한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왕따 사이트에서 정보 얻기

아이가 왕따 문제로 고민할 경우, 먼저 상담 사이트를 이용해 보도록 한다. 왕따에 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전문가의 일대일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지금 내 아이가 왕따를 당하지 않더라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한번쯤 둘러보는 것이 좋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www.wangtta.com)
학교 폭력이나 왕따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상담을 할 수 있는 곳. 특히 따돌림을 당하거나 따돌림을 할 때 어떻게 지도하면 좋을지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전화 상담도 가능하다. 상담전화는 02-793-2000.

。청소년보호위원회(www.youth.go.kr)
학교 폭력이나 청소년 유해 환경에 대한 신고도 받는 등 전반적인 청소년 문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만든 ‘왕따 없는 세상’ 캠페인용 플래시는 아이들에게 왕따문제 해결법을 재미있게 보여준다. 이 플래시를 보려면 홈페이지 오른쪽 하단에 있는 ‘왕따 없는 세상’ 메뉴를 클릭하면 된다.

단짝 만들어 주기

일단 학교를 보낼 때 친한 친구를 최소한 2~3명 만들어서 보내는 것이 좋다. 친한 친구를 만들어두면 학교 폭력이나 왕따로부터 방어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 대부분이 대인관계에 미숙하다는 점을 감안, 엄마가 미리 아이의 취향 등을 살펴 같이 놀 수 있는 친구를 만들어준다.

아이 아픔 최소화하는 왕따 단계별 대처법 지난 2월 인터넷을 떠돌아 충격을 던져주었던 왕따 동영상. 아이가 왕따를 당했다면 다음과 같은 단계로 처리하는 것이 좋다. 속상한 마음에 감정적으로 대처하면 안된다. 나중에 아이의 학교 생활에도,아이의 상처를 치유하는데도 도움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1단계 증거를 확보한다 아이가 왕따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바로 학교로 달려가 가해학생이나 선생님에게 따지는 것은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단 가해학생의 인적사항과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당했는지를 듣고 아이의 말을 뒷받침해줄 친구의 증언을 확보한다. 또한 신경정신과나 외과 전문의 등의 진단서를 받아두어 나중에 법적인 문제로 비화될 경우를 대비한다. 2단계 교사, 외부전문가와 상담한다 1단계에서 준비한 증거를 공개할 지를 선생님이나 외부전문가와 상담한다. 교사의 경우 문제가 드러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 피해학생의 부모들은 공개 여부를 고민하게 마련이다. 일단 담임선생님과 의논하더라도 외부전문가와 한번 더 이야기를 나눠 보는 것이 좋다. 문제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3단계 반드시 정식 사과를 받는다 선생님이 보는 가운데 가해학생과 부모로부터 정식으로 사과를 받고 필요한 경우 치료비 등의 배상을 받는다. 이때 가해학생이나 부모들은 물증이 없으면 사과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1단계에서 수집한 증거를 보여주는 것이 좋다. 반드시 사건을 드러내고 공개 사과를 받아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4단계 전문가의 치료를 받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왕따로 인해 받은 마음의 상처를 지우도록 살피는 것이다. 문제가 해결된 뒤에는 왕따를 당한 아이와 부모가 전문상담소를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때 왕따를 당한 아이뿐 아니라 왕따를 한 아이도 상담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가해학생은 자기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아야 하고 또 역할극 치료 등을 통해 피해자의 고통에 대해 알아보게 하는 등 심성훈련이 필요하다.   ■ 기획·이한경 기자 ■ 글·이주영<자유기고가>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 도움말·한국청소년보호위원회,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 청소년폭력예방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