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목록1♧/질병의료.약물:유해화학

1) 도덕-의지 모델

花受紛-동아줄 2012. 7. 16. 16:50

1) 도덕-의지 모델

도덕-의지 모델(Moral-volitional model)은 중독에서 가장 오래된 모델로, 중독자의 도덕성과 의지를 문제로 본다. 중독자들은 도덕적으로 나약하므로 약물을 사용한다고 보고, 일종의 죄인으로 취급한다. 그러므로 중독자의 신체적·심리적 혹은 사회적 요인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개인의 의지가 부족하거나 적절한 충동조절 능력이 없어 과도하게 술을 마신다고 본다. 결국 이들이 술을 과도하게 마시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며, 과도한 음주를 질병으로 보지 않고 나약한 의지에 초점을 두며 중독에 대한 과거의 책임을 묻는다. 회복 과정에서도 도덕을 중요시하는데, 이는 기독교적 도덕성에 기초해 있다.

기독교적 도덕성이란 신앙을 넘어 인간의 본성에 따른 일탈로 설명하고, 중독자의 행동 자세를 올바르게 견지하지 못한 것을 문제로 삼는다. 그런 점에서 ‘중독자=죄인’ 도식은 신앙적 차원에서 가능해진다. 물론 의지가 반드시 도덕적 문제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하나님 주신 선한 의지로 인간 복지를 실현하려는 도덕적 특성이 있어야 한다. 중독자는 ‘유혹’에 저항할 ‘도덕적인 힘’이 약한 사람이며 ‘죄악의 영혼에 굴복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도덕-의지 모델에서는 개인의 도덕적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개인은 환경을 넘어 행동에 대한 결과를 책임지는 존재이므로, 중독자는 개인 의지를 선하게 사용하지 않은 사람으로 구분한다. 삶의 모든 것은 개인의 선한 의지에 따른 선택의 결과로 이해된다. 다시 말해 개인은 이것을 선택할 수도, 저것을 선택할 수도 있으므로 중독자는 조건이 어떻든 도덕적 의지를 선하게 사용하지 않은 죄인이 된다. 그래서 중독자에 대한 처벌이나 지위, 자유의 상실 등과 같은 사회적인 제재는 적절하진다. 여기에 따르면 재발도 그들의 통제력 상실 때문이다.

그들이 계속 술을 마시는 행동은 약속의 파기이며 도덕적 신념 결여와 저항력 결핍으로 인한 통제력 상실이 때문이다. 이들의 통제력 상실이 의지력 결여로 귀결되고 있는 것이다. 이 모델에 의하면 중독자들은 의지력이 결여돼 있으므로 술 마시는 문화로부터 격리돼야 한다.

도덕-의지 모델에서 치료는 의지 개선이 중점이다. 잘못 사용한 의지를 인식시키고 이를 정상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유한다. 정상적인 의지 사용이 치료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모델이 중독자들에게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의문이 남는다. 이미 통제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어떻게 의지를 세워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신의 특별한 은총으로 치료되는 신앙적 수단을 의미할 수도 있다. 인간의 힘으로 할 수 없는 한계를 신의 은총이라는 초유의 능력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런 치료 가능성을 전적으로 부인할 수 없는 결과가 현장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다시 말하면 치유되지 않던 중독자들이 종교적 영역, 즉 신앙의 힘으로 치유되는 일들이 얼마든 가능하고 실제로 그런 일들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2) 의료 모델

의료 모델은 알콜 중독을 하나의 질병으로 간주한다. 이들의 상태는 단순히 술을 마셔서 중독자가 된 것이 아니라 일종의 질병이라는 것이다. 질병으로 보는 관점은 이미 갖고 있던 병리적 문제가 발병했다는 시각이다. 발병될 소지가 있던 유전 인자의 출현이라는 점이다. 물론 유전적인 소인이 발병으로 이어졌느냐, 신체에 무리를 가해 병으로 발전됐느냐를 따지는 것은 아니다. 나타난 상태로 보아 병인론보다는 치료에 중점을 둔다.

의료 모델은 1930-40년대에 등장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급속히 확산됐다. 효시는 19세기 초 미국 치료자였던 벤파민 러쉬(Benfamin Rush)지만, 1940년대 젤리넥(Jelinek)에 의해 실제적으로 상용화됐다. 1956년 미국의학협회(AMA)는 알콜 중독을 질병으로 인정했고, 이후 질병 모델은 국립알콜자문기구(The National Council on Alcoholism)나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 채택됐다. 이들은 알콜 중독을 질병 혹은 신체적 문제에 기인하는 증상으로 다룬다. 치료자 주도 하에 약물 남용자의 질병과 질환에 개입해 진단·치료 및 투약을 해서 증상을 제거하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의료 모델은 유전학, 내분비학, 뇌기능, 생화학 등이 기반이며, 알콜 중독을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질병’으로 인식시키는 데 기여했다.

의료 모델에서 중독자들은 알콜 중독이라는 신체 질병에 걸려있는 환자다. 질병이 있으므로 술을 마시지 않으면 안 되게 만든다고 이해한다. 이 모델에서 주장하는 알콜 중독은 다음 몇 가지로 요약된다. ‘알콜 중독은 특징적이어서 외형상 확인할 수 있다. 알콜 중독자들과 아닌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다르고, 알콜 중독자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태어난다.’ 이는 중독자들이 약물에 대한 피할 수 없는 신체적이고 심리적인 강한 충동을 느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중독자들은 일단 술을 마시면 멈출 수 없기에 중독 증상이 단계별로 진행되는 질병이라는 견해다.

그런 점에서 의료 모델의 알콜 중독에 대한 견해는 병리적 입장이다. ‘알콜 중독은 정상적 상태와 질적으로 구분되는 하나의 단일 질병체’이기에 이분법적 논리로 알콜 중독이냐 아니냐로 구분하려 한다. 알콜 중독의 원인은 유전성과 생리학에 근거를 둔 생물학적인 것으로, 행동적·가족적·성격적 혼돈은 알콜이 몸에 영향을 미치는 신체 비정상성 증상일 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완전한 치유를 보장하지도 않는다. 첫 음주 후 음주조절 능력을 상실하는 것으로, 알콜 중독은 진행 중인 증상이며 비정상적 신체적 상태에 의한 화학물질(ethanol)에 대한 반응으로 본다. 이 상태는 변하지 않으며 결코 치유될 수 없고 단지 완화될 뿐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의료 모델에서의 치료는 심리적 문제보다는 신체를 중심으로 하는 생물학적 치료를 위주로 진행하는데, 다음의 몇 가지 기법이 있다.

첫째, 영양요법이다. 영양요법이란 다른 치료법을 사용하기 전에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할 요법으로 알콜 남용자의 영양학적 불균형을 치료하기 위해 결핍된 신진대사 등 영양학적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중점을 둔다. 술을 마시느라 식사를 제대로 못한 상태를 보완해야 치료되기에 일단 식사조절을 시킨다. 충분한 칼로리를 섭취하지 못하고 있는 중독자들이 영양 결핍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영양요법은 오늘날 비단 중독자들만 아니라 현대인들의 식습관이 인스턴트 식품 남용, 불규칙한 식습관 등으로 식이요법만으로는 영양을 충분히 공급받을 수 없는 점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비타민이나 광물질(Mineral) 등을 함유한 영양 물질을 외부로부터 공급받아야 여러 질병이나 외상, 수명 연장 등에 도움을 주고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며 만성질환 예방에도 기여한다는 논리로 활용된다.

예를 들어 흡연자들은 비흡연자들보다 비타민 C·E와 베타 카로틴을 더 필요로 하고, 술을 많이 마시는 중독자들은 비타민 B1과 마그네슘을 더 많이 필요로 하며, 임신한 여성의 경우 적절한 태아 발육을 위해 일반인과 비교해 보다 많은 엽산을 필요로 하고, 폐경 후 여성은 튼튼한 뼈를 유지하기 위해 칼슘과 비타민 D를 보충해주어야 한다는 원리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각 시기별 개인별로 더욱 요구되는 영양의 충분한 보충은 질병의 조절 이외에도 각각의 환경에 대처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감정적, 정신적 요인들을 이겨내는 것을 돕는다는 것이다.

둘째, 메사돈 유지치료 기법이다. 이 기법은 1964년 록펠러대학 돌에와 나이스원더(Dole, Nyswander) 등에 의해 약물중독의 치료 방법으로 개발됐다. 알콜 중독을 약물 중독으로 취급해 마약 대신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 정도의 합성 마약인 메사돈을 적당량 투입해 다른 약물 사용을 차단시키는 치료 기법이다. 이는 헤로인이나 모르핀 사용이 많은 나라에서만 사용 가능한 방법이다.

중독자들이 모르핀이나 헤로인 등으로 고통받고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기보다는 메사돈을 사용해 환자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방지하자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치료 기법으로, 중독에 대한 궁극적 치료와는 거리가 먼 일종의 사회보호 방법 중 하나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메사돈 치료 제도가 있었는데, 대량의 메사돈이 정부의 통제를 벗어나 여러 계층에서 남용돼 일반 마약처럼 법으로 사용을 엄격히 통제하게 됐다.

셋째, 영국식 기법이다. 영국식 기법은 알콜 중독자들을 사회적으로 돌보는 방식으로, 사회가 책임을 갖고 도와주면서 치료를 진행한다. 영국에서 약물중독자는 치료받아야 할 환자로서 정부의 유관 사무소에 등록돼 서비스를 받는다. 이때 치료 서비스는 사회의 지속적 관심으로 이뤄지며, 사회적 약자가 도움을 받는 형태로 치료자로부터 적절한 약물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일도 포함된다. 여기서는 치료자가 중독자에게 처방하는 약물 양을 점차 줄여가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자 외에 심리치료사나 간호사, 사회사업가의 개입도 허용되거나 포함된다. 이는 중독자들을 최대한의 방법으로 치료한다는 점에서 특징이 있다.

 

알콜 제조업체에게도 적극적 지지 받는 의료 모델… 과연

의료 모델은 중독자에게 심리적 편안함을 준다. 중독자들에게 질병 발생에 대한 책임감을 묻지 않고, 처벌 대신 인간적인 치료가 정당화되기 때문이다. 의료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알콜 중독은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하나의 질병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였고, 이후 알콜 자체 문제보다 특정 개인 내면의 비정상성(신체적)에 역점을 두면서 알콜 제조업체에게도 적극적 지지를 받았다.

반면 알콜 중독자들이 합리적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보기 때문에 사회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본다. 알콜 중독을 가진 개인은 반드시 식별돼야 하고 자신들의 상태를 알아야 하며, 진단을 수용해야 하고 팽생 단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예방을 위해 특이한 조건을 가진 개인을 초기에 식별해야 한다. 치료 내용은 해독, 질병 교육, 모든 정신활동적 약물 금지, 영양학적 결핍 등 관련 신체 문제를 변화시키는 의학적 절차들 등이다. 반면 알콜 중독자가 아닌 사람들은 정상적으로 술을 조절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치료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여기서는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질병의 관점에서 알콜 중독을 보려 한다.

이 모델의 중요한 역설은 두 가지다. 먼저 알콜 중독을 중독의 근본인 내적·신체적 요인들 때문에 조절이 불가능하다고 가정하는 것이고, 다음으로는 중독 문제 해결의 유일한 길이 술을 평생 마시지 않는 것, 즉 완전한 단주라고 보는 데 있다.

의료 모델은 치료에서 장·단점을 갖고 있다. 중독자에게 도덕적 낙인을 찍지 않고 스스로 질병임을 인식하게 해 책임감을 덜어주는 장점이 있다. 반면 약물 중독을 생리적 중독 또는 질병으로 보기 때문에 질병에 대한 책임이 없고, 전문가인 치료자의 주관에 맡긴다. 전문가들의 개입은 개입이 잘 됐는가의 기준을 신체적 상태에만 둬 재발 아니면 단주라는 이분법적 관점을 강요한다. 이런 이유로 이 관점을 지지하는 전문가들은 질병이 있는 중독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의지에 의해 단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개인의 의지를 강조하고 음주를 사악한 행동으로 보는 도덕적 관점과 차이를 구분하기 어렵다.

 

3) 사회학습 모델

사회학습 모델(Social learning models)은 중독을 학습 결과로 규정한다. 학습이란 특성상 후천적인 개인의 경험에 의한 것이다. 어떤 환경에서 경험했느냐 문제가 오늘날 중독 현상을 유발시키게 됐다는 관점이다. 그러므로 자연히 치료에서도 재학습을 통한 수정을 시도한다. 이 모델은 도덕 및 의료 모델의 대안으로 등장했다. 중독을 행동 문제이자 과도하게 학습된 비적응적 학습 패턴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사회학습 모델에서는 약물 자체의 약리학적 또는 신체적·생리적 영향보다 인지적·환경적 요소가 약물 사용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런 요소들이 중독자의 학습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으로, 또래와 주변 사람들의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 또래집단의 압력과 음주 행동의 학습 중요성이 강조됐다. 이 모델에서 중독 행동은 문제 음주, 흡연, 약물 남용, 식사장애, 충동적 노름 등과 같은 ‘나쁜 습관’을 나타낸다.

사회학습 모델에서 개인의 습관은 어떤 것이든 학습 결과다. 개인의 특정 습관이 과거 학습 경험에 의해 결정·형성됐지만, 습관을 변화시키는 과정은 개인의 책임과 활동적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지속적 음주로 인한 질병 상태나 부정적 결과들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알콜 중독 자체가 질병이라거나 신체적 갈망 상태나 장애라는 것을 반드시 의미하지는 않는다. 자신의 심리적 상태를 변화시키거나 문제 상황을 처리하기 위한 도구로 음주를 사용했다는 견해다.

또 알콜이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효과를 가져올 거라는 기대가 더 심한 음주를 유발한다고 생각한다. 대안적·효과적인 기술이 결여돼 개인이 대처 전략으로 계속 술에 의존하게 되는 현상이 심리적 의존 과정이라는 것이다. 개인이 새로운 대처 기술과 인지 전략을 습득하면 과거의 문제 습관은 자신이 통제나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문제 행동에 대한 자기 통제를 강조하며, 완전한 약물사용 중단을 개입 목표로 설정한다. 변화된 행동 유지는 이전의 비적응적 습관이 새로운 습관과 학습으로 교체되는 것을 치료 후 목표로 한다.

사회학습 모델에서는 환경 요인들의 작용을 중요시한다. 재발(relapse)을 일으키거나 촉진시키는 요인은 알콜 자체의 신체적·약리적 효과보다는 인지적·환경적 요소들이 더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치료에서 환경에 대한 개인의 관계를 변화시키는 데 초점을 둔다. 한 번의 약물사용을 실수나 과실로 보기 때문에 실수와 과실은 새로운 행동을 습득하는 과정이자 자기 성장의 기회다. 반복된 실수는 재발로 이어지지 않고 점차 이전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행동을 학습할 수 있게 한다. 부정적 모델링과 나아가 문제 음주에 대한 강화를 피하기 위해 친구 집단을 변화시키거나 문제 처리기술 훈련과 인지적 재구조화에 역점을 둔다.

약물 남용자의 사회적 기능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이 모델은 재활과 대결이 중요 과정이다. 이 방법은 알콜이나 약물 없는 생활이 지속되는 환경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로부터 충분한 재정이 확보돼야 하며, 회복 시설에 투자될 재원도 마련돼야 한다. 지역사회 내에 자조집단을 형성해 약물 남용자들의 동료집단을 활성화하면 비슷한 경험을 한 동료들을 서로 지지하고 도움을 주는 영향을 미친다.

이 방법은 실제로 활용되는 편이다. 예를 들어 비거주 회복센터나 거주센터 내에서 회복중인 사람들 사이에 나눔, 지지, 도움을 활성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의 자원을 어떻게 사용할지가 매우 중요하다. 지역사회의 자원이 사회적 서비스와 보건 문제를 가진 이들에게 제공되기 위해 적당한 자원을 찾아내고 이를 연결시키며 정보를 공유할 수단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지역사회의 알콜 및 약물 프로그램이 개인들의 욕구에 부응하는 보건과 사회 서비스를 받도록 자원을 다룰 유관기관 실무자들을 훈련해야 한다.

예방적 개입은 알콜 사용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요인들, 문제 음주의 역할 모델들, 문제 처리를 위해 알콜이나 다른 약물의 사용을 조장하는 사회적 환경의 상태와 관련이 있다. 여기서는 사람들의 중독 행동이 어떻게 형성됐느냐보다는 중독의 역기능적 순환의 지배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이 모델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알콜 중독자들이 변화 매개체로 ‘위대한 힘(higher power)’이나 신체적 질병 치료에만 의존하는 대신 중독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자기관리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재발 방지 프로그램, 자기주장 훈련, 분노 조절 훈련, 스트레스 조절 훈련 등이다. 아직 관련 연구로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는 적지만 1980년대 이래 많은 각광을 받고 있다.

지역 사회는 약물 위험성에 대해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지역사회에서 알콜과 약물에 대한 인식을 증진시키기 위해 지역사회 알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알콜과 약물 유발 영향을 감소시키는 공공정보, 지역사회 교육, 통원치료, 공공정책과 자원의 개발 등이다. 또 지역사회 프로그램 내 모든 서비스 실무자는 시설, 동료집단 관계, 지역사회 자원과의 관련, 지역사회 상호작용, 자원봉사자의 모집, 일상적인 다른 상황들을 관리해야 한다. 따라서 되도록 많은 자원봉사자를 참여시켜야 하고, 지역사회 프로그램에서 자원봉사자의 모집, 훈련, 관리 서비스 실무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4) 성격 모델

성격 모델 (Personality models)은 중독을 성격 문제로 본다. 성격은 개인 행동을 유발시키는 기준이거나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알콜 중독자들은 개인의 성격과 많은 관련을 갖는다고 보는 것이다. 이는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무의식적 욕구불만이나 작용을 상정한다. 이 관점에서 정신분석학자들이나 심리학자들은 알콜 중독은 성격장애나 정상적 발달이 혼재돼 나타나는 하나의 증상이다. 정신분석에서 중독자들은 구강고착, 자기도취, 수동성, 그리고 의존성 등 심리적 갈등이 원인이다. 이러한 요인들이 오늘의 중독적 현상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이 관점은 정신분석의 특징으로 중독자들의 유아기나 아동기의 성장 과정을 문제삼는다. 이 시기에 발달되지 못한 미성숙한 인격적 특성이 현재의 중독을 야기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는 정신분석이 알콜 중독자를 미성숙하고, 발달의 초기 단계에 고착된 사람으로 보는 이유다. 정신분석에서 알콜 중독자 중에는 성장 과정 중 이혼, 별거, 사망 등의 조기 부모 상실이 많았으며, 부친과 형제와의 갈등도 원인이었다.

성격 모델에서는 개인의 심리적 측면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개인의 심리 측면이 알콜 섭취를 부추겨 중독을 초래한다는 생각이다. 심리적으로 유약한 사람이나 소심한 사람의 경우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술로 푸는 경향이 있다. 이는 알콜 중독자들 중 그런 유형의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그런 점에서 잠재적인 동성애적 기질이나 낮은 자존심 또는 자신이 무력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힘과 조절능력의 추구 등을 위해 음주를 한다는 견해도 가능하다.

이런 성격의 소유자들은 음주 발달에 선행하거나 지속되거나 또는 악화시키는 편이므로 이들의 회복은 성격의 재구조화를 필요로 한다. 수많은 연구를 통해 그런 성격 특성들에 대한 명확한 파악이 어려움이 밝혀졌지만 아직도 알콜 중독자는 공통된 비정상적 성격을 가진다는 이론이 받아들여진다. 그러한 이론의 근거로 알콜 중독자는 특정적으로 부인(denial)이라는 자아방어기제를 과도히 사용하고 모든 중독적인 행동, 특히 알콜 중독은 역기능적인 가족에서 자란 결과라는 믿음, 중독자와 사는 사람뿐만 아니라 중독자와 함께 있는 사람들은 특징짓는 ‘공동의존(co-dependence)’같은 성격 혼돈 상태가 있었다는 점이다. 심리 치료는 기본적 저변 갈등을 풀고 중독자를 좀더 성숙한 기능 단계로 끌어 올리는데 매우 효과적이며, 예방적인 개입은 정상적인 심리 발달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5) 세 가지 유형 정리

이상에서 우리는 알콜 중독의 치료 모델 4가지를 다루었다. 그것은 모두 도덕-의지, 의료, 사회학습, 성격 모델 등이다.

도덕-의지 모델은 중독자의 도덕성과 의지를 문제삼는 것이었다. 이들은 도덕적으로 나약하기 때문에 약물을 사용한다고 보고 일종의 죄인으로 취급하는 형태다. 여기서는 알콜 중독자의 신체적·심리적, 사회적 요인들의 영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개인의 의지가 부족하거나 적절한 충동조절 능력이 없어서 과도하게 술을 마신다고 보는 시각이다.

그러나 그들의 도덕성과 의지를 문제로 삼는다 해도 어려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미 어떤 이유로든 정신의 기능이 정상이 아닌 점에서 그들의 도덕성이 얼마나 작용할 수 있으며 그리고 그들의 의지를 중요시하는 점은 옳지만 그 기능에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여건에서 그들의 도덕성과 의지를 그렇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연구의 관점이 요구되는 실정이라고 봐야 한다.

의료 모델은 알콜 중독을 하나의 질병으로 간주한 것이다. 이들은 단순히 술을 마셔서 중독자가 된 것이 아니라 일종의 질병이라는 점이다. 이미 가지고 있던 병리적인 문제가 발병했다는 시각이기에 발병될 소지를 갖고 있던 유전 인자의 출현이라는 점이 인정됐다. 갖고 있던 유전 소인이 발병됐느냐 아니면 신체적 무리를 가하여 병으로 발전됐느냐를 따지는 것은 아니므로 의료 모델은 물론 나타난 상태로, 인체의 질병처럼 일어난 것으로 보느냐의 병인론적인 관점보다는 치료해야 된다는 치료적 관점에 중점을 두는 점에서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이런 특성으로 알콜 중독자들에게 가장 편한 치료 모델로 기술됐다. 그들이 환자로 취급받는 상황은 일단 사회적인 시각이나 이해의 관점이 작용한다는 점에서다.

사회학습 모델은 중독을 학습 결과로 규정했다. 학습이란 특성상 후천적인 것이며 개인의 경험에 의한 것으로 어떤 환경에서 그것을 경험했느냐의 문제가 오늘의 중독 현상을 유발시켰다는 관점이다. 자연히 치료에서도 재학습을 통한 수정을 시도하는 점에서 사회학습 모델은 도덕 및 의료 모델의 대안으로 등장했다.

중독을 행동의 문제로 보며 과도하게 학습된 비적응적 학습 패턴으로 규정하려는 것이기에 사회학습 모델에서는 약물 자체의 약리학적 또는 신체적, 생리적 영향보다 인지적, 환경적 요소는 약물 사용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 이런 점에서 사회학습-모델은 어렵지 않게 이해된다. 치료는 그들의 습관을 바꿔 중독 행동을 고치는 의도다. 이 특성은 중독자들에게 이해가 쉬우면서도 실제로 행동을 바꾸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을 갖는 양면적인 특성을 갖는다.

성격 모델은 중독을 성격 문제로 본 것이다. 성격은 개인 행동을 유발시키는 기준이 되거나 요인으로 작용한다. 알콜 중독자는 개인의 성격적 측면과 많은 원인적인 관련성을 갖는 것으로 보는 것이기에, 여기서는 자신이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무의식적인 욕구불만이나 작용을 상정했다. 정신분석 학자들이나 심리학자들은 알콜 중독이 성격 장애나 정상적 발달이 혼재돼 나타나는 하나의 증상이라고 보는 이유다.

그러나 이런 성격 모델은 중독의 특성을 근본적으로 설명하는데 문제점을 노출한다. 중독이 단순히 성격 문제라면 근본적으로 개선하거나 고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성격이란 일생 동안 변하지 않는 고정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런 성격을 차라리 인격(Personality)으로 봐도 좋다. 그러니까 성격과 인격을 구분해 생각하자는 것이다. 성격은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지만 인격이란 얼마든지 변하는 것으로 규정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개인의 인격이란 나이가 들고 경험이 많아지며 사회적인 지위가 높아지면서, 그리고 지식이나 학식이 많아지면서 달라진다.

 

6) 결론: 치료가 한계에 부딪칠 때, 결국은 신앙이 작용해야

이런 점을 고려하면 중독성이란 개인의 심리 특성이 중심에 자리한다. 도덕이나 의지를 운운하고, 유전적 요인을 말하며, 사회학습적, 그리고 성격적으로 구분한다 해도, 그것을 개인의 마음이라는 특성인 ‘심리’로 통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마음이나 심리, 영혼으로 이어지는 특성을 고려해 신앙적으로 충만을 기대할 수 있다. 인간이 아무리 노력해도 일정한 상황에 따른 한계는 있고, 인간으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극한의 상황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운명이라 말해도 좋다.

이런 자리에서 신앙이 요구된다. 개인의 삶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점을 고려해 믿음을 강조하고 신앙을 역설하자는 것이다. 그들의 결여된 부분, 무언가 충족돼야 할 부분을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믿음으로 보충하거나 보완할 때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바라던 것이 충만을 경험한다. 필자의 상담 경험에 의하면 실제 이런 신앙적 측면을 중점으로 설득하고 조언할 때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자신의 의지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점을 이해하면서 인간의 한계성을 말할 때 설득이 잘 됐다. 영혼을 돌보는 목회가 중독자들에게, 그리고 그의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