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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어보는 오늘의시

花受紛-동아줄 2007. 10. 28. 10:32
다시 읽어보는 오늘의 좋은시[그래 종로 쯤에서/이경림]



 
 
    그래 종로 쯤에서 우리, 한번 만나자 몸도 마음도 없이 파고다 공원 벤취에 앉아 시시덕거리는 늙은 바람처럼 매연으로 찌든 홍매화처럼 그래, 거기 한 늙도 젊도 않은 아낙이 낯도깨비같이 화장을 하고 장고를 치고 있으리라 한 늙은이는 공중변소 뒤에서 울고 세월에 표정을 다 내어준 인생들이 데드 마스크처럼 앉아 있으리라 그 것들 위로 사월! 사월 ! 사월 ! 아우성치며 벚꽃잎 흩날리리라 그래, 회오리치는 것들의 그 아득함으로 고단을 쓰개치마처럼 쓰고 살던 날들의 그 막막함으로 우리 청진동 쯤에서 만나자 거기 네거리에 갇혀 한 백년 입다문 인경처럼 .....그렇게..... 물끄러미...... 우리....... 詩/이경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