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술치료의 개념
미술치료는 접근방법이나 적용대상에 따라 정신요법적 미술치료, 재활적 미술치료, 레크리에이션적 미술치료 등으로 나누기도 하지만, 미술치료는 결국 이미지 표출과정에 있어서 비언어적인 커뮤니케이션 기법으로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미술치료는 심신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여 그들의 미술작품(작업)을 통해 그들의 심리를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목적이 있다.
지금까지 미술치료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 온 사람들은 미술치료의 몇가지 입장을 지지하기도 하고 논쟁을 하기도 하였다. 그 가운데서 대표적인 사람은 Naumberg와 Kramer, 그리고 Ulman을 들 수 있다. Naumberg는 Freud, Jung, Sullivan등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Naumberg의 이론은 심리치료과정에서 그림을 매체로서 이용하는 방법(Art in therapy)으로 구분된다. Kramer는 Naumberg의 견해와는 달리 치료자의 역할은 환자가 만든 작품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승화와 통합과정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Kramer의 견해를 가리켜 작품을 만드는 과정 자체를 치료라고 보고 치료로서의 미술(Art as therapy)로 표현하였다. 이러한 Kramer의 견해는 Naumberg의 견해보다 사실상 일반적으로 더 알려져 왔던 것이며 미술 그 자체로 심리치료에서 미술치료자가 공헌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Ulman은 미술심리치료와 치료로서의 미술이라는 두가지 입장을 통합하는 견해를 취하고 있는데 이는 미술치료가 치료적 측면과 창조적 측면을 모두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상에서 미술치료 이론에 대한 세 사람의 견해를 간단히 살펴 보았다. 어떤 견해를 선택해서 치료에 임하든 간에 치료는 하나의 과정이고, 치료시간에 한정된 것이 아니며, 일상생활이나 환자의 인격에 지속적으로 바람직한 행동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프로그램이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2. 미술치료의 장점
미술치료를 왜 하며, 무엇을 제공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어 왔다. 미술치료는 나름대로 제한점도 있고 아직 연구되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심리치료의 한 방법으로서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장점도 지니고 있다(Wadeson, 1980).
첫째, 미술은 심상의 표현이다. 우리는 심상으로 생각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즉 말이란 형태를 취하기 전에 심상으로 사고한다. 즉, 엄마라는 말을 하기전에 「어머니」의 심상을 떠올릴 것이다. 삶의 초기의 경험이 중요한 심상의 요소가 되며, 그 심상의 성격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미술치료에서는 꿈이나 환상, 경험의 순수한 언어적 치료법에서처럼 말로 해석하기 보다는 심상으로 그려진다. 예술매체는 종종 심상의 표출을 자극하는, 즉 일차적 과정의 매체를 자극하여 창조적 과정으로 나아가게 한다.
둘째, 미술은 방어가 감소된다. 심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방어이다. 우리는 어떤 다른 의사소통 양식보다 언어화시키는 작업에 숙달되어 있다. 미술은 비언어적 수단이므로 통제를 적게 받는다. 예상치 않았던 작품이 그림이나 조소에서 제작될 수 있는데, 가끔 창작자의 의도와는 완전히 반대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것은 미술치료의 가장 흥미있는 잠재성 중의 하나이다. 예상치 않았던 인식은 가끔 환자의 통찰, 학습, 성장으로 유도되기도 한다.
셋째, 미술은 어떤 유형의 대상을 즉시 얻을 수 있다. 미술치료의 또 다른 장점은 즉시에 구체적인 유형의 자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즉 눈으로 볼 수 있고, 만져볼 수 있는 자료가 환자로부터 생산되는 것이다. 미술의 바로 이러한 측면이 많은 의미를 가지는데, 예컨데 환자가 만든 어떤 유형의 대상화를 통해서 치료자와 환자 사이에 하나의 다리가 놓여진다. 저항적인 환자들의 경우는 환자의 감정이나 사고 등이 그림이나 조소와 같은 하나의 사물로 구체화되기 때문에 언젠가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만든 작품을 보고 각 개인의 실존을 깨닫게 된다. 어떤 환자는 단 한 번의 작품에서도 자신의 감정을 느끼기도 하며, 저항이 강한 사람은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넷째, 미술은 자료의 영속성이 있어 회상할 수 있다. 미술작품은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가 만든 작품을 필요한 시기에 재검토하여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때로는 새로운 통찰이 일어나기도 하며, 환자 자신도 이전에 만든 작품을 다시 보면서 당시의 자신의 감정을 회상하기도 한다. 즉 그림이나 조소가 주관적인 기억의 왜곡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환자의 작품변화를 통해서 치료의 과정을 한 눈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치료팀의 회의에서도 작품을 통해 그 환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다섯째, 미술은 공간성을 지닌다. 언어는 일차원적인 의사소통 방식이다. 대체로 한 가지씩 나간다. 미술표현은 문법, 통사론, 논법 등의 언어규칙을 따를 필요가 없다. 즉 본질적으로 공간적인 것이며, 시간적인 요소도 없다. 미술에서는 공간속에서의 연관성들이 발생한다. 이를테면, 우리가 가족을 소개할 때도 먼저 아버지, 어머니를 소개하면서 두 분의 관계를 얘기하고, 그리고 형제들과 그들의 관계, 그리고 나서 이 모든 식구들과 나와의 관계를 말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 미술의 공간성은 바로 경험을 복제한 것이다. 우리는 나의 가족을 말로 소개하고, 그림으로는 그것을 동시에 나타낼 수 있다. 가깝고 먼 것이나 결합과 분리, 유사점과 차이점, 감정, 특정한 속성, 가족의 생활 환경 등을 표현하게 되므로 개인과 집단의 성격을 이해하기가 쉽다.
여섯째, 미술은 창조성과 신체적 에너지를 유발한다. 미술작업을 시작하기 전의 개인의 신체에너지는 다소 떨어져 있지만, 미술작업을 진행하고, 토론하며, 감상하고, 정리하는 시간에는 대체로 활기찬 모습을 띈다. 체내의 에너지 정도가 변화한다는 것을 느낀 사람이 많다. 그것은 단순히 신체적인 운동이라기보다는 창조적 에너지의 발산이라고 해석된다. 연극이나 영화에서 역할을 맡은 배우처럼, 미술치료는 하나의 작업이라기보다는 놀이와 레크리에이션과 음악과 열정이 있는 창조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3. 미술치료의 적용
미술치료는 다양한 상황에서 여러 가지 목적을 위해 미술표현을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미술작업을 통해서 환자로 하여금 통찰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미술치료의 목적이다. 따라서, 위기치료와 같은 특정의 목적을 위해서도 활용될 수 있고, 양로원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여 그들의 삶을 정리하는 데에도 미술치료는 도입될 수 있다. 약물이나 알콜중독 환자, 심신장애인 등에게도 확대되는 경향이다.
정신병원에서는 개인이나 집단미술치료를 시행하고 있고, 가족을 대상으로 한 가족미술치료 시간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병원이나 치료센터에 그치지 않고 각종 교육기관에서도 활용이 증가되고 있다. 사회부적응이나 발달장애아 등의 기관에서는 치료보다는 인격적 표현으로서의 미술을 활용하고 있으나, 사실상 교육과 치료의 거리는 가깝다.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미술치료에 있어서도 자기탐색과 창조라는 인격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물론, 전통적 미술교육에서 강조하는 미술표현과는 다른 것으로서, 작품 그 자체보다는 과정에 중점을 둔다.
미술치료에서 행해지는 방식은 특정 환자가 참여하게 되는 환경과 미술치료사가 행하는 이론적 접근 방법, 기법에 대한 능력, 성격 유형 등이 상호작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 요소들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치료의 목적이나 대상에 따라 그 환경과 치료의 전체적인 구성방법은 달라야 한다(Wadeson, 1980).
1) 치료실의 물리적 환경
미술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두 가지 요소는 물리적 환경과 기본적인 재료이다. 미술작업을 위한 치료실은 그 크기를 규정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며, 적당히 넓은 공간, 충분한 채광, 미술도구 등을 갖추면 된다. 물론 조용하고, 비밀을 유지할 수 있으면 더욱 바람직하지만, 많은 미술치료사들은 어떠한 환경도 환자에 따라서는 유용하다고 지적한다. 예컨데, 움직임이 어려운 신체장애인의 경우는 환자의 방을 방문해서 실시할 수 있고, 환자가 평안하다고 느끼는 골방에서도 가능하다.
물리적 환경에 있어서 어떤 요소들은 미술치료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집단미술치료에서는 구성원들 간의 물리적 간격(거리)은 미술작업 시간이나 토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술도구 또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마루에 앉아 그리는 것, 이젤과 의자를 사용하는 것이 제각기 다르다. 전자는 보다 비형식적인 환경에서 이루어진다.
미술치료에서 고려할 점은 미술작품의 제작자와 작품 사이의 물리적 연관성이다. 미술작품은 벽에 걸거나 이젤에 놓거나 땅바닥에 놓고 작품을 설명할 수 있다. 이 때 가능하면 환자가 자기 작품에 가까이 접근하게 하여 그림과 환자사이의 연결을 강조하고 미술작품이 자아의 확장임을 보다 생생하게 경험하도록 한다.
2) 치료시간의 구성
미술치료의 시간 구성은 치료목표나 대상, 방법에 따라서 다양하게 결정된다. 치료의 기간과 빈도, 사용될 매체, 특정의 활동, 치료 종료 등이 시간 계획에 포함된다. 대체로 주 1회 정도의 상담과 심리치료가 이루어지며, 첫 상담에서는 언어에 의한 접촉을 하며, 치료비, 시간 계획, 도구의 선택, 그림의 주제 선정 등 다양한 내용들이 다루어진다.
치료시간에는 제한 시간을 두어야 할 개인이나 집단이 있고, 반대의 입장도 있을 수 있다. 예컨대, 정신병원의 경우에는 환자의 특성이나 그때의 상황에 따라 시간이 조절될 수밖에 없다. 미술치료의 목표에 따라 환자와 환경조건을 기초로 하여 시간 구성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목표가 가족의 위기를 치료하는 것이라면 모든 가족 구성원이 참가하여 위기상황과 관련된 그림을 그리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시간과 상담환경 등에서 융통성이 발휘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정신분열증 환자라면 먼저 개인치료를 받고 그 후에 집단치료를 받도록 권장되므로 시간구성이 달라진다.
3) 미술매체
미술치료사들은 다양한 매체들을 사용할 수 있다. 치료시간의 구성 및 다른 요소들에 따라서 그 매체는 목적에 부합되도록 선택한다. 미술과제는 자유연상이나 가족 혹은 집단간의 의사소통의 매개체이며, 파스텔이나 크레용, 붓 등의 비교적 간편한 매체가 적절할 것이다. 장애인이나 유아, 노인 등에게는 쉽게 제작할 수 있는 도구들을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매체의 선택에서 두 가지 중요한 고려점은 촉진과 통제이다. 내담자의 자발성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작업공간과 아울러 다양한 색상과 충분한 크기의 종이와 점토 등이 제공되어야 한다. 너무 많은 양의 도구는 사람을 질리게 할 수 있다. 이 점에서는 환자에 따라 서로 다르므로 치료사는 개인의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할 줄 알아야 한다. 특히, 쉽게 찢어지는 신문지나 잘 부서지는 분필과 같은 좌절을 유발시키는 재료들은 지양되어야 한다.
낱낱으로 된 매체가 그렇지 않은 매체보다는 다루기가 용이하다. 연필은 조작하기에 보다 쉽지만, 물감이나 점토는 조작에 있어서 기술적인 문제가 있다. 물감은 마구 칠하는 것과 같은 행동이 심하게 억압되어 있는 환자에게 활기를 불어 넣을 수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아주 겁에 질리게 할 수도 있다. 때때로 미술매체를 바꿔주는 것이 타성에 빠져 있는 환자를 촉진시켜 줄 수 있다. 미술매체들의 특성에 따라 어떤 효과를 낼 수 있는냐를 고려하여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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