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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고장난 마음, 그림으로 고쳐요

花受紛-동아줄 2010. 11. 26. 21:42

고장난 마음, 그림으로 고쳐요

 

 

 장명화

사진 이상원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

    

수원시 세류동의 한 골목, 집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주거지역을 지나다 보면 예쁜 그림이 그려진 타일벽화가 눈에 띈다. 알록달록 화사한 빛깔로 주위 풍경까지 환하게 만들어주는 벽화. 그냥 지나치기엔 그림에 새겨 가슴 따뜻한 이야기들과 그림 그린 이들의 마음이 너무도 아름답다.

 

 

마음이 더 행복한

미술수업         봉숭아꽃, 강강술래 하는 소녀들, 가을 고추 말리는 풍경 등 색색으로 그려진 벽화의 끝자락에는 그 그림의 주인공들이 있는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가 있다. 처음에 치매노인을 대상으로 미술치료를 시작했지만 현재는 일반 노인에게까지 확대한 ‘영실버아트센터’를 운영하며 노인에 대한 전반적인 복지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로 20년째.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는 노인의 복지사업을 위해 일하고 있는 비영리단체다. 이곳을 책임지고 있는 신현옥 회장은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모시다 치매 노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누구보다도 치매노인과 그 가족의 마음을 잘 알았기에는 화가인 자신이 어떻게 하면 치매 노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고심 끝에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를 만들었다. 회장, 부회장 및 사무국장을 포함해 미술치료사만 50여 명,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회원은 400명이 넘는다. 마음의 치료가 필요한 치매노인들을 위해 일주일에 1~2, 4~5군데 병원과 경로당, 공원 등 시설을 돌며 미술치료를 하고 있으며, 일반 노인을 위한 미술수업도 일주일에 두 번씩 두시간가량 진행하고 있다.

 

건물에 들어서자 도란도란 할머니들의 이야기 소리와 웃음소리가 복도를 가득 메웠다. 큰 탁자에 둘러앉아 각자의 크레파스를 앞에 두고 미술수업을 준비하던 할머니들이 먼저 인사를 건넸다. 한결같이 모두 표정이 밝다.

 

6년째 미술수업을 받으러 오는데 수업이 있는 날은 만사를 제치고 오지. 늙은이들의 유일한 낙이고 이런 곳이 있다는 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야. 이곳 선생님들이 너무 고마워.” 그 고마운 마음을 가득 담은 얼굴로 할머니는 옆에 서 있는 강사들의 손을 어루만졌다. “어머니, 어머니께 저희가 더 고맙지!” 할머니가 내민 손을 다시 어루만지는 강사들. 이들은 이렇게 함께여서 더 행복한 사람들이다.

 

 

기다림이 필요한

미술치료         강사들은 할머니들에게 도화지와 미술용품을 나누어 준다. 오늘의 주제는 ‘겨울’. 다소 추상적인 주제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들은 크레파스를 들고 서슴없이 그려나가기 시작한다.

 

이곳 어르신들의 그림은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 강사들이 마무리를 해주는 것 아니냐고 의심할 정도로 그 실력이 뛰어나다. 이곳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은경 사무국장은 할머니들의 그림을 자랑하느라 여념이 없다.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있는 것이 좋아 시작했던 일이 이렇게 천직이 되었다는 김 사무국장. 노인들의 그림을 타일벽화로 만드는 것, 전시회 기획 등 굵직굵직한 사업들을 진행하는 열정적인 사람이다.

 

“한자리에 앉아 있기도 힘든 치매노인이 미술 수업시간을 기다리고, 동그라미도 모르던 분이 몇 달 만에 동그라미를 알게 되었을 때의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죠.

 

치매는 완치가 불가능하다. 미술치료는 잃었던 인지력을 조금씩 찾게 해주는 것을 돕는 한 방법인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나아지기 위해서 치매노인들도 그 가족들도 강사들도 모두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림을 그릴 때 노인들에게 크레파스를 사용하게 하는 것도 손가락에 힘을 키우기 위한 방법이다.

 

그림은 전시회를 통해 일반인에게 소개한다. 어르신들이 그린 그림에 대해 편견을 가졌던 사람들도 전시회를 보고 나면 180도 바뀌어 열렬한 후원자가 되기도 한다. 함께 운영하고 있는 ‘영아트실버센터’는 하이서울페스티벌 같은 행사에 참여해 아이들에게 페이스페인팅을 해주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어르신들이 그린 그림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공통점이 있다. 아이들의 그림이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다면 할머니들의 그림 속에는 진솔한 삶의 이야기, 지나간 아름다운 추억들이 있다. 이곳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다시찾은 자신의 모습을 도화지 위에 예쁘게 그려내고 있다.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

미술치료를 통해 고령화 사회 노인질환의 치료 및 예방에 힘쓰고 있다.

주소 경기도 수원시 세류2 1007-15

전화 031-236-1533

홈페이지 www.chimaeart.com

출처 : 도형분석상담연구소
글쓴이 : 이른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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