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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저학년에 초경을 시작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이렇게 또래보다 일찍 2차 성징이 나타나는 현상을 ‘성조숙증’이라고 말한다. 성조숙증은 남자아이보다 여자아이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데, 만 2~3세에 유선이 발달하고, 만 8세 이전에 초경을 시작하며, 남자아이는 만 9세 이전에 고환이 발달한다. 성조숙증은 병적인 요인도 있지만 요즘은 소아비만과 스트레스 등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성조숙증으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키다. 성호르몬이 분비되면서 반대로 성장호르몬 분비가 줄어든다. 따라서 성조숙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영유아 시기에 정상적으로 잘 자라고 있는지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만 3세부터 사춘기 직전까지 성장 속도는 1년에 약 4~6cm 자라는 정도. 만약 아이가 10cm 내외로 급격하게 키가 자란다면 곧 2차 성징이 나타난다는 신호다. 어린아이라도 최근 키가 부쩍 자랐다면 혹시 성호르몬이 분비되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보고, 아이의 성장 속도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콩이나 두유, 달걀을 많이 먹으면 초경이 일찍 온다는 말이 있다. 콩에 많이 들어 있는 이소플라본과 달걀노른자의 콜레스테롤이 여성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조숙증이 진행되는 아이에게 이소플라본이 성호르몬 분비를 자극할 수는 있어도, 정상적인 성장이 이뤄지는 아이에게 콩의 단백질 성분은 오히려 성장에 도움을 키운다. 달걀은 매일 하루 1개 이상만 먹지 않는다면 상관없다. 따라서 사춘기를 늦춘다고 콩 식품과 달걀을 멀리하기보다는 과다 섭취를 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좋다. 만약 가슴에 멍울이 잡히거나 유선 발달의 조짐이 있는 비만아라면 체중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식품보다는 여성호르몬을 자극할 수 있는 영양제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초유 성분이나 지방산, 오메가3 등이 함유된 영양제를 어린 나이에 먹이면 초경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칼슘이나 비타민 보충제 정도만 먹이도록 한다.
성조숙증을 보이는 아이들은 사춘기를 늦추는 것만으로도 키를 더 자라게 할 수 있다. 성조숙증으로 진단되면 성호르몬 방출 억제 주사를 맞아 사춘기 진행을 막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가 성조숙증인지 빨리 진단받는 것이 중요하므로 엄마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 성조숙증을 예방하려면…
1 적정 체중을 유지한다
비만은 성조숙증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살이 많이 찌면 뇌에서 성장호르몬이 적게 분비되어 사춘기를 앞당기기 때문. 또한 비만아들은 운동하기를 꺼리는데, 성장판에 물리적 자극이 부족하여 키가 자라지 않는다. 규칙적인 운동과 놀이를 통해 성장판을 자극하고 고른 영양 섭취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한다.
2 TV 시청을 자제한다
TV를 오랫동안 시청하면 성호르몬을 억제하는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된다. 인터넷이나 비디오 등도 마찬가지. 또한 잠들기 전 TV를 보면 각성이 되고 이는 수면 부족으로 이어진다. 수면 시간이 짧아지면 식욕을 촉진하는 호르몬 분비가 증가해 비만을 초래할 수 있다.
3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
조기교육이나 가정불화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는 성조숙증이 올 수 있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성장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아 성장판이 일찍 닫히고 성조숙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 유전적인 요인도 중요하다
부모가 어릴 적에 사춘기를 일찍 맞았거나 비만한 경우 그 자녀도 성조숙증이 올 수 있다. 비만인 부모들은 유전적인 요인 외에 부모의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환경이 자녀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비만아가 될 소지가 높다. 다행인 것은 성조숙증으로 판단되면 성호르몬 억제제를 투여받아 2차 성징을 늦출 수 있다. 유전적인 요인으로 성조숙증이 의심된다면 아이의 신장과 체중 등을 규칙적으로 체크하고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 성조숙증을 예방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