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중학생 아들이 여자친구가 생기더니 너무 많이 변했어요.

중학생 아들이 여자친구가 생기더니 너무 많이 변했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중3짜리 아들을 둔 평범한 주부입니다. 저와 무척 친하고 제게 못하는 말이 없던 아들녀석이 요즘엔 사춘기라서 그런지 말도 안하고 뾰루퉁하게 있는 날이 많습니다. 물어도 제때 대답도 잘 안하구요. 또 신경질이 늘어서 별것도 아닌 일에 화를 내고 저와 다투는 일이 많습니다. 주변에 물어보니 다들 한때 그러다 만다고 하여서 그러려니 하면서 받아주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여자친구가 생긴 모양입니다. 하루에도 열두번씩거울을 쳐다보는가 하면 생전 안입던 메이커 옷을 사내라고 조르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여자친구한테 전화도 종종 오는 것 같구요. 용돈 씀씀이도 훨씬 헤퍼졌습니다. 아들이 여자친구가 생겼다니 별것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섭섭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고 억지로 막아야하나, 아니면 그냥 내버려두어야 하나 고민이 태산입니다. 공부에 방해될까봐 우려도 됩니다. 선생님. 조언 부탁드립니다.

아드님의 이성교제에 대해서 고민하고 계시는군요. 우리나라 학부모님들이 특히 그렇듯이 청소년 자녀를 둔 분들은 대부분 '학업에 지장받을까봐' 자녀의 이성교제에 그토록 걱정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물론 어머님도 예외는 아닐테구요. 또한 어머님의 경우처럼 그전까지 어머니와 친숙하게 지내다가 사춘기에 들어서 갑자기 소원해진 경우 어머님께서 일종의 상실감도 드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우리사회에서 청소년들에게 요구하는 이성관계 발달의 패턴이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이전까지는 이성에 대한 관심과 교제를 전부 혹은 최대한 자제하고 학업에만 전념하도록 하고, 대학을 진학하거나 취직을 하게 되는 20대 초반부터 이성관계 발달을 이루도록 갑자기 허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청소년기의 이성교제는 청소년기의 충동적 특성과 상대적 미성숙으로 인해 부작용이 많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사회의 청소년들 중 70-80%에 속하는 대부분이 교제의 깊이에 차이는 있을지언정 은밀히 혹은 공공연히 이성교제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신다면 무작정 '이성교제는 곧 성적 하락, 비행의 지름길'이라는 공식으로 인해 걱정하실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사회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사회에서도 남녀교제는 남녀간의 일대일 교제가 가장 성숙된 형태로 인식되며 많은 경우 결혼과 연관지어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남녀교제는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게 되지요. 그 발달과정에 따라서 동성 또래집단에 속하는 경우, 이성 또래집단에 속하는 경우, 이성 개인교제를 하는 경우로 나뉘는데요. 또한 횟수에 따라 단회적이거나 단기간의 교제 또는 장기간에 걸친 지속적인 형태를 띨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성교제에 대해 그 의의를 따져본다면, 한 사람의 상대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것은 청년기의 중요한 발달과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위에 있는 수많은 이성 중에서 자신과 오랜 세월을 나눌 상대를 선정하고, 자신의 모습을 가장 진실하게 드러내고 상대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하면서, 가까운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많은 갈등과 어려움들을 극복하면서 사랑하는 관계를 유지하고 성숙시켜 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만약 청년기에 이 과업을 제대로 성취하지 못하면 소외를 경험하게 된다고 합니다.물론 사회와 문화에 따라서 이 발달과업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소간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예컨대 본인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집안의 어른들끼리 약혼을 정하고 심지어 결혼식 이전에는 전혀 얼굴도 보지 못하던 과거 사회에서는, 이미 정해진 배우자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이 이 발달과업이 구체적인 내용이었을 것입니다. 또한 이성교제는 삶의 중요한 부분인 성역할을 배우고 실습해보는 중요한 과정이 됩니다. 특히 자신의 정체감을 여러 가지 측면에서 확립하고자 노력하는 청소년기에는 이점에 더욱 큰 의의를 가집니다. 이성교제와 이성에 대한 관심을 통해서, 남성다움 혹은 여성다움이란 것이 무엇이며 그러한 남성다움(여성다움)이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남성(여성)으로서의 다양한 역할을 배우고 익힐 수 있게 됩니다. 즉 출생시에 가지고 태어나는 1차성징에 더해서 사춘기에 2차성징이 나타나고, 신체뿐만 아니라 행동 및 의식에 있어서도 남성 및 여성의 의미를 탐색하고 확립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성교제를 통해 배우자를 선택하고 친밀한 관계를 형성,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데 필요한 갖가지 사회적 기술들을 학습하게 되지요. 예컨대 상대가 마음에 있을 때 관심을 끄는 방법, 이성에 대한 호감을 표시하는 방법, 상대의 마음을 읽고 배려하는 방법, 갈등을 감지하고 해결하는 방법 등이 이에 속합니다. 또한 이성교제는 사회적 기술들을 익히게 해주고 청년기 발달과업의 성취를 돕는다는 기능적인 측면뿐아니라 그 자체로 재미있는 여가와 놀이가 됩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는 이성교제가 규범적 생활로부터 벗어나는 경험이라는 의미에서 그 재미가 더 강하게 느껴지며(Dusak, 1987), 이성교제가 공식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분위기인 우리 사회의 중고생 연령층의 청소년들에게는 이런 '일탈의 재미'가 더욱 클 수 있습니다. 이런 재미로 인해 이성교제는 상당한 생활의 활기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생활의 지루함과 답답함을 덜기도 하고, 일시적이나마 학교와 가정에서의 의무에 소홀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갈등과 문제를 초래하게 되기도 하지요. 이에 어머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무조건 이성교제를 반대하기보다는 여성의 입장에서 아드님에게 여자친구의 감정이나 정서, 혹은 심리상태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거나 데이트할 때의 기본적인 에티켓 등을 자연스럽게 알려주시면 아드님이 어머님에 대한 생각도 점차 바뀌고 이성교제에 대해서 보다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지 않을까요? 걱정이나 야단으로 이성교제를 막는다고 아드님의 행동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어머님께서 확고하게 일단 아드님을 전적으로 믿는다는 것을 표현해주시고, 학교 및 가정생활과 이성교제를 적절하게 병행하고 어느 쪽도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 안에서 허락하신다는 입장을 취하시면 아드님도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고 여자친구를 만나게 되지 않을까요? 그렇게 된다면 아드님의 이성교제는 자연히 위에서 말한 이성교제의 바람직한 기능들을 수행하게 되므로 아드님의 발달과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리라 믿습니다.

 

 

출처:한국청소년상담원

출처 : 행복이네마을

글쓴이 : 아줌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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