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의 4대 학설(프로이드)
1. 정신분석의 기본적인 가설
정신분석의 시작은 프로이드와 브로이어가 쓴 "히스테리 연구(1885)"라는 논문에서 안나오(Anna O)라는 환자의 증례를 소개하는데, 그녀는 비엔나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고 5개국어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지적이고 매력적인 그녀가 21살 되었을 때, 아버지의 병간호를 밤낮으로 하다가 발병하여 브로이어 박사의 치료를 받게 되었다. 물 공포증이나 팔이 마비되는 등의 증상이 있었으나 이런 증상은 관련된 기억을 말하고 나서 사라졌다.
그래서 그녀는 이 치료를 '말치료(talk cure)'라고 불렀고, 브로이어는 이 치료를 카타르시스법(cathartic method)이라고 했다. 우측팔 마비나 공수병 같은 신경증의 증상들은 어떤 심적 손상 경험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보았고. 마음속 어딘가에 숨겨진 손상 받았던 기억을 말해 버림으로 치료된다고 생각했다. Freud는 여기서 "비의식(무의식)"의 존재를 발견하였고, 잊혀진 기억을 말하게 하는 치료법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 정신분석의 시작이었다.
그래서 프로이드는 환자의 과거 속에서 심리적 손상 사건을 찾는데 집중하게 되었는데, 그후 1887년에 이 심적 손상 경험이 반드시 실제 있었던 사건에서 유래된 것이 아니고 유년기의 환상을 현실적 경험인 것처럼 착각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함으로서 인간의 정신적 갈등의 핵심이 인간의 환타지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실제사건으로 기억하고 있지만 사실은 어린 시절의 욕망이었고 이 욕망은 성적인 것이 많았다.
이 사실을 깨닫고 신경증에 대한 손상 이론(trauma theory)을 버렸다. 그리고 신경증 장애의 원인은 환자의 내적 충동의 움직임, 충동의 시작과 변천, 그리고 이와 관련된 환타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주장하게 되었다. 프로이드의 관심은 외적 현실 사건으로부터 환자의 내면세계로 옮아가게 되었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정신분석의 진정한 시작을 1887년으로 본다.
초기에 프로이드는 안나오의 증례와 그외 몇 사람의 치료 증례를 통해서 정신분석의 기본적인 요소를 발견하였는데, 병의 원인의 정신적 손상들은 의식의 지하실인 비의식에 숨어 있어서 쉽게 찾아낼 수 없다. 그러나 이 숨겨진 기억이 의식 세계로 떠올라 오면 증상이 사라지게 된다. 그러므로 치료는 비의식을 의식화시키는 작업이었고, 이때에 그 기억과 관련된 감정 경험을 함께 하게 되는데 이것을 재반응(abreaction)이라 불렀다.
그렇다면 비의식의 내용들은 무엇이며, 의식과 비의식은 어떤 가정을 통해서 나뉘어 지는 것인가? 의식 세계의 감당키 어려운 욕구나 경험들은 비의식으로 들어가고 기억에서 사라진다. 이 과정은 억압(repression)을 통해서 일어난다고 프로이드는 보았다.
즉, 의식을 보호하려는 일차적인 방어기제들이 소개되었는데 예를 들어 악질적이고 위협적인 소원이나 생각을 자기의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남의 탓으로 돌리는 투사가 있고, 개인적 도덕적 기준에 안 맞는 태도를, 그것과 반대의 태도로 바꾸는 반동 형성 등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방어기제가 의식 밖에서 자신도 모르게 일어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1) 지정학설(topographical theory)
우리가 모르는 마음속의 세계가 있는데, 이것이 비의식이고, 비의식의 탐구가 정신분석의 일차 목적이다. 이 비의식의 개념은 정신분석의 기본 가설 중의 하나로서, 지정학설이라 부른다.
비의식의 내용들은 수치심을 유발하는 것들, 죄악감, 열등감, 상처받은 경험, 성적 욕구, 공격 욕구들이어서 이것들이 의식에 떠올라 오면 심한 불안을 느끼게 되므로 억압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억압된 내용들이 비의식 속에 침묵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기회만 주어지면 의식으로 뛰어 나려고 하기 때문에 이것들의 억압에는 많은 정신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렇다면 비의식(unconsciousness)이란 것이 과연 존재하는가? 있다면, 이 속에 갇힌 갈등을 의식화시키고 풀어 가는 과정인 정신 치료, 그 중에서도 정신분석 치료는 어떻게 하는 것이고 치료 중에 생기는 문제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우선 비의식의 존재에 대해서 살펴보면 인간의 실수, 체면술을 이용한 실험, 꿈의 분석, 새벽 기도회에 가기 위해 "내일은 새벽 4시에 일어나야지" 생각하고 잠이 들면 의식은 잠들어 있지만 비의식은 깨어 있어서 시계를 보지 않고도 그 시간이면 우리를 깨우는 것, 엄마가 아기를 품고 잠이 들었는데 어떤 소리에도 엄마는 깨지 않지만 아기가 칭얼대는 작은 소리에 엄마는 금방 반응을 보이는 것, 이런 예로서 비의식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비의식에는 충족되지 못한 본능적 소망들이 들어 있다. 이 소망들은 육체에서 유래한 성욕과 공격욕(sexual and aggressive drive)이 심리적 현상으로 나타난 것들이다. 어두운 현관과 밝은 거실의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이 비의식의 소망들이 어두운 현관(비의식)에서 밝은 거실(전의식, 의식)로 들어가고자 한다. 그러나 문지기(자아 검열)가 이들의 통로를 막고 있는 이 현상이 억압의 방어기제이다.
그러므로 이 비의식의 소망들은 문지기의 검열을 통과할 수 있는 형태로 모양을 바꾸거나, 조각을 내서 파편으로 전의식에 떠오를 수밖에 다른 길이 없다. 전의식은 어떤 내용이 현재는 의식에 없지만 주의를 기울이면 쉽게 의식으로 떠올라 오는 내용들이 있는 의식의 장소이다. 전의식은 비의식처럼 의식밖에 있지만 의식처럼 합리적 사고의 영역에 있다. 그래서 비의식과 전의식을 서술적 비의식(descriptive unconsciousness)이라고 부른다. 전의식과 의식 사이에도 검열이 있는데 제2검열이라 한다. 도식으로 표현하자면 다음과 같다.
비 의 식 → 전 의 식 → 의 식
↑ ↑
자기검열 제2의검열
지정학적 입장에서 보면 비의식의 내용은 유아기 성욕과 공격 소망(infantile sexual and aggressive wish), 그리고 그들의 파편들(repressed derivation)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욕망들은 검열 때문에 직접 표현될 수 없고 해소도 안된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그 상황에 맞게 위장된 파편의 형태로 의식의 표면에 떠오를 수 있을 뿐이다. 예컨대 잘 알려진 에디푸스 컴플렉스도, 정상적으로는 억압되어 있고 의식에 나올 때는 위장된 형태로 변형이 되어야만 나올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정신분석 치료 중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전이들 역시 비의식의 파편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꿈도 역시 마찬가지다.
■ 비의식 속에서의 정신기능의 특징적 기능방식
비의식 속에서의 정신기능의 특징적 기능방식은 1차과정이다. 비의식의 파편들이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은, 유동적인 본능 에너지가 이 생각에서 저 생각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사고 과정이 2차과정이라면 에너지는 한 곳에서 다른 생각이나 대상에게로 마음대로 이동할 수 없으나, 비의식은 비합리적인 1차과정을 통하는 곳이므로 이것이 가능하다. 비의식에서의 정신기능의 특성이기도한 1차과정의 몇가지 특성들은 다음과 같다.
(1) 전 치(displacement)
하나의 이미지에서 다른 데로(생각, 기억, 이미지 등) 본능 에너지가 옮아가는 것인데, 전부에서 부분으로, 또는 부분에서 전부로 대치될 수 있다.
(2) 압 축(condensation)
둘 이상의 아이디어가 합병된 것이다. 예컨대 "꿈속에서 한 여인을 보았는데 애인도 같고 어머니인 것 같기도 했다."고 하면 한 여인에게 애인과 어머니의 이미지가 합해진 것으로 압축의 방어에 의한 것이다. 이 아이디어들은 본능 에너지의 값과 같다. 만일 2개의 다른 아이디어나 기억에 하나의 같은 본능 욕동이 관련되어 있다면 한 아이디어에 다른 것이 첨가되어 있음으로서 하나의 값에 두 개를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프로이드는 1차과정사고(primary process thinking)를 꿈이나 말실수를 통해서 확인했다. 비의식에 있는 욕망들은 주로 생의 초기 수년 동안의 경험에서 나온 것들이었다. 그리고 비의식 안에서의 정신 기능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6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시간에 구애됨이 없음(timelessness)
프로이드의 말대로 "비의식의 과정은 시간적으로 순서가 없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지도 않는다. 시간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시간개념은 상당히 성장한 후의 인지 기능이며, 보다 더 잘 짜여진 2차과정기능이다. 그러므로 시간개념은 전의식과 의식에서만 통용될 뿐 비의식은 시간관념이 없다. 그래서 어릴때의 사건을 마치 지금 여기(here-and-now)서 일어나는 사건으 로 착각을 일으킨다.
현실무시(disregard of reality)
비의식 내에는, 비합리적인 유아적 본능 욕망의 충족을 현실 형편을 무시한체 쾌락원칙에 따 라서, 성인이 된 지금 이 자리에서 충족해야겠다는 집요한 요구가 있다. 비의식은 욕구 충족만 을 생각하지 현실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심리적 현실(psychic reality)
비의식 내에서는 실제 현실이 심리적 현실로 바뀌어진다. 의심 능력의 결여 때문에 추상적 상 징들은 추상적인 것으로 인식되지 않고 구체적인 현실처럼 취급되어진다. 단지 상징일 뿐 실 상처럼 인식한다.(ex, 어린이들의 성폭행)
모순이 없음(absence of contradiction)
모순 인식이란 성숙한 사고력과 판단력을 가질 때만 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능력이 없는 비의 식에서는 모순되는 요소들이 충돌하지 않고 함께 공존한다. 비의식의 모순 없음은 소위 '상반 의 동일성'의 형태로도 존재한다. 즉 비의식에서는 '큰 것'과 '작은 것'이 같은 것이다.
같은 대상을 사랑하는 감정과 미워하는 감정이 공존해도 서로 모순을 느끼지 않는다. 왜 냐하면 부정개념이 비의식에는 없기 때문이다.
부정이나 반대 개념이 없음(absence of negation)
한 아이디어에 아님(not)이라는 말이 붙는 것은 합리적인 사고를 할 때 가능한 것이고 성장발 달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야 가능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 부정개념"은 비의식 속에 존 재 하지 않는다.
전의식이나 의식계에 올라왔을 때에야 비의식에 있는 부정개념이 드러난다. 예컨대, '나는 어 떤 남자에게 매를 맞았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 남자는 전혀 내 아버지 같아 보이지 않았었 다."는 환자의 말은 아버지에게 매맞은 기억인데 이것이 억압되어 비의식에 있는 것을 보여준 다. 비의식에서는 그 남자가 아버지 인체로 있다가 의식에 올라오면서 비로소 '아버지가 아니 다'는 부정이 일어나서 '내 아버지 같아 보이지 않게 보였던 것'이다.
실체로서의 말[상징](word as things)
비의식에서는 '말'이 상징이 아닌 실체로 인식된다. 전의식이나 의식계에서는 말이라는 상징 을 많이 사용하고 실제 사건과 상징을 구별할 줄 안다. 그러나 비의식은 이것을 못한다. 억압 으로 인하여 상징은 마치 구체적인 실체처럼 취급되어진다. 비의식에는 추상적 개념이 없다. 그래서 추상적인 어떤 것의 기억이 비의식에서 나올 때는 구체적인 형체를 가지고 나타난다.
이 현상은 꿈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정신 분열적 사고장애에서도 볼 수 있다. 비의 식에서 추상적 언어나 말이 절대적이고 문자적이고 구체적인 것으로 취급된다.
이상에서 설명한 비의식계의 기능 특성은 프로이드의 경험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특히 꿈의 분석을 통하여 꿈을 만들 때 1차과정이 작용하는 것을 보았다. 프로이드의 연구를 통해서 '비의식 파생물'에 대한 비의식의 작용 방식이 수정 보완되어 왔는데 이런 연구 결과로 비의식의 작용 방식이 꿈에서만이 아니고 일상생활 가운데서도 적용된다는 것도 알아냈다. 즉, 이런 비의식의 기능방식을 통해서 욕구의 본래 내용은 감시를 통과할 수 있도록 모양을 바꿀 수 있게 되고, 욕구의 파편이 공개적으로 표현되는 것이 가능하게 되기 때문이다.
2) 정신 결정론(psychic determinism)
우연한 것으로 보이는 인간의 어떤 행동은 특정한 동기와 이유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 정신분석에서 중요시하는 '정신결정론'의 이론이다.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어른들의 행동은 이미 어린 시절의 경험에 의해서 그 동기가 결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 에디푸스 콤플렉스(Oedipus complex)
에디푸스 컴플레스란 4-6세의 아이가 이성의 부모를 사랑하고 동성의 부모에게 질투를 느끼며 제거하고 싶어하는 가족 내의 삼각 관계를 말한다. 에디푸스 갈등이 이와는 반대의 양상을 보일 때도 있다. 소년이 아버지를 갖고 싶어하고 어머니를 제거하고 싶은 경우다. 이것은 인간이면 누구나 갖고 있는 양성(bisexuality), 남성과 여성의 공유라는 인간 특성을 보여주는 예가 되기도 한다. 에디푸스 컴플레스를 프로이드는 모든 노이로제의 핵이라고 했고, 인류 공통의 보편적 경험이라고 말했다. 이 컴플레스는 동성의 부모를 동일화함으로 극복된다. 이때 경험하는 거세 불안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어린이는 "초자아(superego)"를 갖게 된다. 에디푸스 컴플레스를 통과하고 나면 성역할 아이덴티티(gender identity)를 갖게 되고 자신감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게 된다.
세상에는 완벽한 부모란 없기 때문에 에디푸스 컴플렉스의 완전해결을 한 삶은 없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자신의 내면을 성찰해 보면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 마음속에 아이(child-within)
인간의 비의식은 시간개념이 없다. 따라서 어린 시절의 사건을 마치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로 착각한다. 우울하고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고 주눅이 잘드는 환자가 있었다. 그가 5-6세때 탈장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실에 혼자 남게 되었다.
"내가 울거나 집에 보내 달라고 때를 쓰면 의사가 나를 더 아프게 할거야, 참고 말을 잘 듣자." 생각을 하였다. 그후 평생을 강하게 보이는 사람들 앞에만 가면 자기 권리를 주장할 수 없이 비굴해졌다. 이것이 그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이 수술실의 갈등은 이미 끝나 버린 과거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현재의 힘센 대상을 의사로 착각하고 있었다. 시대착오적인 불안이다.
이렇게 어떤 갈등은 비의식에 있어서 해결을 보지 못하여 그 시절의 마음속에 아이는 자라지 못하고 있다가 현재의 정신세계를 때때로 지배한다. 이것이 신경증의 상태이다. 이 비의식의 아이를 의식으로 대려 와서 자라게 하는 과정이 정신분석이라 하겠다. "마음속의 아이"라는 말은 정신결정론을 한마디로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정신분석은 환자의 마음속 고통을 치료자와의 관계를 이용하여 치료하는 것인데 어린 시절에 잘못된 대상 관계에서 생긴 갈등들이 치료자와의 치료 관계를 통해서 드러나고 풀린다. 그래서 치료자 자신이 치료하는 도구가 된다.
따라서 치료자가 어떤 사람이고 그의 인간관과 성장 배경, 성격, 갈등, 교육 배경 등이 치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또한 효과적인 정신분석을 위해서는 치료자의 위치가 중립적이어야 한다.
● 중 립 성(neutrality)
프로이드는 중립성과 절제를 정신분석 기법의 핵심 원칙으로 세워 놓았다. 그가 말한 중립성의 개념은 '환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않는 욕구의 절제 하에서 욕심없이 시행되는' 치료라는 개념이었다. 중립적 자세란 치료자가 치료 중에 종교적, 도덕적, 사회적 가치관에서 중립적일 뿐 아니라 치료에 대한 과도한 야망을 가져서도 안되고, 환자를 차별대우 해서도 안되는 그런 자세를 말한다. 중립성의 개념에는 절제와 익명성(anonymity)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절제는 환자가 자신의 욕구(성적, 공격적 욕구)충족을 절제하도록 하는 것 뿐만 아니라 분석가의 편에서도 환자의 전이를 만족시켜 주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익명성은 분석가가 환자의 전이를 유지시키기 위하여 환자에게 치료에 무관한, 자신에 관한 정보를 주지 않는다. 그래서 중립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3) 대상관계이론(object relation theory)
대상관계이론은 지난 20-30년간 영국 정신분석 학회를 중심으로 발전되어 왔다. 이것은 어린이의 대상관계의 역할을 강조하는 이론인데, 어린 때의 대상 관계가 성인의 정신생활에서도 계속 이어진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의 분석가로는 영국의 Melanie Klein, Fairbairn, Winnicott와 미국의 Margaret Mahler, Heinz Kohut 등이 있다.
이 이론의 중심 사상은, 현재의 관계 형성을 하는데는 이미 과거에 이루어진 기본적 관계 성향의 영향을 받는데, 어린이는 그의 어린 때의 대상관계를 "내재화(internalization)"했다가 어린이가 대상들을 인지하는 대로 내재화 되기도 하고, 어린이의 상상에 의하여 수정된 체로 내재화 된다. 이것이 성장한 후에 대인관계에서 반복되어 나타나며, 분석상황에서는 전이형태로 외형화되어 나타난다. 소위 내적 대상관계(iternal object relationship)의 외형화로서의 전이 개념은 오늘날의 분석기법에 큰 영향을 끼쳤다.
Winnicott(1960)은 '엄마의 품과 같은 환경(holding environment) 개념과 임시 대상' 개념을 소개했다. 엄마 품과 같은 환경이란, 아이가 자율성을 가지고 행동해도 책망 받지 않고 엄마를 잃을 위험도 없는 환경을 말한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게 되면 아이는 마침내 자기 내면에 이런 환경을 내재화하여 갖게 됨으로 스스로 자기를 위로하는 능력을 갖게 되고 부모로부터 독립할 수 있데 된다. 성장 과정 중 중요한 한 단계가 있는데 그것이 '임시 대상'을 갖는 단계이다. 임시대상은 어린이들이 어릴 때 덮던 담요나, 장난감을 마치 어머니처럼 생각하고 집착하는 데서 볼 수 있는데 이들이 바로 임시 엄마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임시대상을 통하여 아이는 안심하고 다음의 성장단계로 넘어간다.
이 개념은 분석 치료에 적용해 본다면, 정신분석의 목적은 환자의 잠재력을 발휘하는데 방해가 되었던 장애를 제거하고 환자가 궁극적으로 '진정한 자기'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환자는 안심하고 퇴행할 수 있고, 용감하게 자신을 노출하며, 자율성을 보장받는다. 어린 시절에 잘못 형성된 병적인 내적 대상관계가 치료될 기회를 만나게 된다. 치료자는 환자가 성장과정에 겪는 좋은 임시대상이기도 한다.
4) 성격의 구조론(structual theory of personality)
1920년대 초반에 정신 기능에 대한 프로이드의 견해는 중요한 변화를 일으켰다. 당시 그는 지정학설로 정신분석 이론을 통합하는 것이 부적당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이유는 비의식적 죄악감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그 어떤 것이 환자의 마음속에서 작용하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지정학설만으로 이 죄책감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로이드는 이 죄책감을 설명하기 위해서 새로운 마음의 모델을 생각하게 되었고, 1923년에 그는 "자아와 이드"의 서문에서 구조론을 썼다.
이드(Id)
성격의 기초를 이루는 이드(id)는 출생시부터 타고나는 본능과 충동 및 정신 에너지의 근원이며 모든 심리적인 구성 분자로 이루어져 있는 무의식 영역으로 후에 자아와 초자아를 분화시키는 모체이다. 이드는 옳고 그름의 판단이 없고 본능적 욕구의 즉각적인 만족을 요구하고,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정신적 긴장이 감소되기를 원하는 '쾌락원칙'에 따라 움직인다.
현실과 환상의 구별이 없고 비언어적이며 비논리적이고 비체계적 사고를 하며, 본능적 자극에 대하여 일차사고과정을 통하여 그 나름대로의 특징적 기능을 수행한다. 일차사고과정은 불편한 감정을 경감시켜 줄 대상이나 상황에 관해 개인이 정신적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을 말하다. 예를 들어, 우리는 무더운 날에 그늘진 나무 밑에서 시원한 수박을 먹고 있는 자신의 정신적 이미지를 형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신적 이미지는 순간적인 안정을 줄 수는 있지만 실제로 욕구를 충족시킬 수는 없다. 따라서 이드 그 자체는 본능을 만족스럽게 충족시킬 수가 없으므로 이드는 궁극적으로 현실과 접촉해야만 한다. 이드는 생존에 필요한 음식, 공기, 물, 영양분을 찾는 본능적 욕구로서의 기능과 체온을 유지하고 생체 조화를 유지하는 기능 및 생식 기능을 가진다.
이드는 출생후 자아에 의해 점점 약해지다가 2세부터는 약해진다. 5-6세부터는 자아와 초자아의 연합세력 때문에 한층 더 약화되다가 청소년기가 되면 생물학적 변화에 뒤따라 그 힘이 일시적으로 커지고, 여자의 경우는 폐경기에 다시 한번 더 커진다.
자 아(ego)
'합리적 자기' 혹은 '현실원칙'이라고 불리는 자아는 출생시부터 생존에 필요한 만큼 존재하고,
생후 4-6개월부터 발달하기 시작한다. 자아는 보고 듣고 만짐을 통해 외부 세계를 배우고 외부 세계에서 이드의 충동을 만족시키는 방법을 조절한다. 불편함을 편안함으로 대치시키기 위해 이드는 '쾌락원칙'에 따라 행동하지만, 자아는 '현실원칙'에 의해 조종된다. 즉 자아는 현실을 평가하고 판단하므로 이드가 갈망하는 무분별적 만족 추구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개인을 보호해 준다.
예를 들어, 목마른 사람은 무조건 액체가 들어 있는 병을 찾아서 마시려고 할 것인데, 이때 이드는 그 병속에 어떤 액체가 들어 있는지 먼저 알아보려 하지도 않고 오직 목이 마르며 지금 음료수를 원한다는 것만 알 뿐이다. 이 행동을 중지시키고 그 액체를 마셔도 안전한 것인가를 확인하는 것은 자아이다. 따라서 추론에 의해 자아는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갈망을 만족시킬 수 있을 때까지 이드 갈망의 만족을 지연시키려고 노력한다. 프로이드는 이러한 현실적 사고를 '이차사고과정'이라고 불렀다.
자아는 도덕적 가치를 추구하지 않고 전적으로 실제적이며 효율적인 것만을 행할 뿐이며. 이드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자아는 이드를 통제하고 만족시켜 주면서 인격을 지배한다. 그러나 이드와 자아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인격은 완전히 이기적이어서 비사회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자아는 대부분 의식에 속하지만 방어기전을 일으키는 부분은 무의식에 속하고, 갈등이 없는 자아의 부분은 전의식과 무의식에 속한다.
초자아(superego)
초자아(superego)는 자아로부터 발달되는데 출생시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초자아는 부모 및 사회와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발달되는 도덕적 표준이나 사회적 이상으로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판단하는데 관여하는 성격의 일부분이다.
이는 1세 전후에 생겨나고, 5-6세에 최고의 발달을 보이고 잠복기를 지나면서 더욱 발달하여 9-11세가 되면 기틀이 잡혀 도덕관의 내재화가 일어나고 후에도 계속해서 추가되거나 변경된다. 칭찬과 벌을 주는 부모와 윗사람들과의 동일시로부터 초자아의 발달이 시작된다.
초자아에는 도덕적 행위에 대한 금지와 도덕적 인간으로서의 개인의 가능성에 대한 이상이 포함되며, 양심과 자아 이상의 두부분으로 되어 있다. 양심은 부모나 양육에 관계한 사람이 아동의 언행에 대해 비난했거나 벌을 주었던 일들이 토대가 되며, 그들이 금지했던 어떤 행동이나 생각을 할 때 죄책감을 느낀다.
자아 이상을 아동이 부모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았던 일들이 토대가 되며, 자아 이상을 따르거나 만족시키게 되면 행복감과 자존감을 느끼게 된다. 초자아의 기능은 용납할 수 없는 이드 충동을 차단하고 효율성보다는 도덕성 쪽으로 가도록 자아에게 압력을 가하여 '완전을 추구'하도록 하는 것이다. 초자아는 대부분이 무의식에 속해 있으나 '누구처럼 되어야지' 하는 것은 대부분 의식에 속하고 일부만 의식에 속한다.
초자아가 약하면 반사회적 인격이 되고 너무나 강하면 지나친 금욕주의자나, 수심이나 초조에 싸인 사람이 될 수 있다.
■ 도덕적 자학자(moral masochist)와 역치료적 반응(negative thrapentic reaction)
도덕적 자학자란 용어는 1924년에 프로이드가 처음 쓴 용어이다. 지나치게 양심적인 사람, 성공을 못 견디는 사람이다. 자학자들은 자존심이 결여돼 있고, 자심감이 없으며, 모든 면에서의 자신의 부족함을 자책한다. 이는 유아기 만능감의 무의식적 부정에 의한다.
자학자는 불행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불행해야 거세와 같은 체벌을 피하고, 죄책감, 자책, 자존심의 손상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학이 하나의 방어기전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외적인 좌절을 당했을 때, 이것을 수동적으로 참아내는 것이 아니고, 그 대신에 오히려 자신의 체면을 손상시키는 굴욕적인 패배, 즉 스스로 만든 패배를, 만들어 냄으로 현실의 좌절을 무해한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자학적인 사람은 분석에서 역치료적 반응을 보인다. 역치료 반응이란 분석상황에서, 도덕적 자학 환자가 보이는 행동이다. 즉, 환자는 치료되고 호전되어 가는 것을 하나의 위험으로 인식한다.
그래서 저항한다. 그의 무의식적 죄책감 때문이다. 그는 성공을 참을 수 없고 불행이 편하고, 처벌을 받을 때 자유로워진다. 그래서 분석가를 처벌가로 만든다. 부모의 이미지로부터 처벌을 받고자 하는 무의식적 욕구 때문이다. 그래서 역치료적 반응이 일어난다.
자학 성격의 사람은 우울증과 강박증에 잘 빠진다. 이 세상에는 완벽한 사람은 없다. 도덕적 자학자만이 아니고,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인간의 마음속에는 본능적인 욕구와 이를 비난하는 '초자아'의 싸움이 끊임없이 불안을 경험한다. 미숙한 자아는 온 힘을 써서 이 불안을 잠재우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신경증의 증상으로 이 불안을 무마하거나 정신병적인 증상의 뒤로 도피하게 된다. 건강한 '자아'는 이 싸움을 중재하고 현실과 환경을 참작하여 합리적으로 욕구를 충족시킬 길을 열어 주어서 현실에 적응하게 하며 마음의 평화를 얻게 해 준다. 그래서 자아가 건강할수록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살 수 있다.
'자아'는 현실감을 갖고 욕구를 연기하는 현실원칙을 따르며, 여러 가지 방어기제를 사용하여 마음의 불안을 처리해 준다. 강하고 건강한 자아는 내부 또는 외부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현실의 요구와 사회의 요구를 합리적으로 처리한다.
자아는 어린이들과 부모 또는 성장에 영향을 주는 사람들과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서 발달한다. 적응 및 방어기전을 담당하는 자아 기능은 '이드'와 '초자아'사이의 갈등 해소를 통하여 발전하지만, 그 밖의 자아 기능은 이러한 갈등없이 자기자신의 충족을 위하여 스스로 내적으로 형성되기도 한다. 자아는 또한 개인으로 하여금 심리 사회적 적응을 할 수 있데 작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작용이 원만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의 대인관계에서 그들을 지각하고 그들과 관계를 맺어가는 그들 나름대로의 일정한 태도를 가져와 주는 일련의 대인관계 태도가 유지되어야 한다. 이러한 태도를 통하여 다른 사람들이 그의 사회적 반응을 예측할 수 있게 되며, 이러한 자아가 형성된 것을 자아 주체성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건강한 성격은 이드, 자아, 초자아 같은 성격의 세구조물들이 서로 균형을 이루고 있는 성격이다.
정신분석에 구조론이 도입되므로 정신분석 기법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더 이상 무의식과 과거를 밝히는데 집착하지 않고 자아가 성장과정중에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여 왔는가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자아는 해결사로서 매 순간마다 이드, 초자아 그리고 외부 현실에서 오는 요구와 맞부딪친다. 이러한 요구들이 서로 모순될 때 갈등이 생기고 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자아는 타협안을 만드는데 이들 중 어떤 것은 증상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증상은 이런 상황에서 자아가 그 시점에서 찾을 수 있는 최선의 타협안이다. 분석 과정은 이 갈등을 해결하고 풀어 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정신분석의 출발점이 되었던 프로이드와 브로이어의 안나오를 통하여 잊혀진 기억 회상으로 히스테리 증상을 치료하는 '말치료'로부터 시작하여 정신분석 이론인 지정학설, 정신결정론, 대상관계이론과 성격 구조론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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