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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 의지를 갖고 행동하면 세상이 밝아진다

花受紛-동아줄 2014. 3. 4. 22:22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4/10/2012041000045.html?news_Head1

 

조선일보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그쪽 제목은 좀 자극적이어서..

꼭 명문대를 보내고자 하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주인공이 한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의지를 갖고 행동하면 세상이 밝아진다"

 

이말이 조금 인본주의적인거 같기도 하지만 "진인사대천명" 이라는 글과도 조금 통하는 거 같고..

결과가 남이 주목할 만 해야지 과정이 옳은 걸로 받아 들여지는 그런의미로 올린 건 아닙니다. ^^

[소년을 美프린스턴대로 보낸 건 과외 아닌 '의지'였다]
서울선 초등학교 성적 중상위… 강원도 평창서 시골생활 시작
실컷 놀다 中2부터 공부 빠져, 스스로 인터넷 강의 들으며 이웃 필리핀人에게 영어 배워

30대 대학교수와 대기업 팀장 부부가 초등학교 4학년·1학년 남매를 데리고 강원도 평창으로 귀촌(歸村)했다. 서울 강북 아파트(106㎡·32평) 판 돈 2억원에 노부모 인천 아파트까지 팔아 모두 3억을 마련했다. 전나무 가지가 눈(雪) 무게에 뚝뚝 부러지는 대관령에 살림집 한 채, 펜션 한 채를 지었다. 주위에서 다 말렸다. "남들은 교육 위해 서울로 올라오는데, 당신들은 무슨 배짱으로 거꾸로 가느냐."

그로부터 9년 만에 이집 장남 이택윤(19)군이 전교생 200명 남짓한 강원도 횡계초등학교·도암중학교를 거쳐 지난달 30일 미국 최고 명문 중 하나인 프린스턴대학에 전액 장학금 받고 합격했다. 컬럼비아·듀크·브라운·UCLA 등 다른 명문대 9곳에서도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홍콩대도 전액 장학금을 제안했다. 어머니 백은희(48)씨는 "많이 벌어 많이 쓰고 바쁘게 사는 인생 대신 적게 벌어 적게 쓰고 느리게 사는 인생을 선택했다"면서 "아이들 꼭 학원 돌리지 않아도 된다, 남보다 느리게 살아도 남들만큼 이룰 수 있다는 '본보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서 중상위권였던 평범한 아이

아들 이군은 전교생 1000명 넘는 서울 강북 초등학교에서 중상(中上) 정도 성적이었다. 한글은 6살에 뗐고, IQ는 130 안팎이었다. IQ가 좋은 편이지만 부모 눈에나 교사 눈에나 번뜩이는 수재가 아니라 그 또래에서 조금 우수한 개구쟁이 중 하나였다. 이군은 "서울 학교 다닐 땐 학교랑 집 오간 기억, 태권도 학원 간 기억뿐 이렇다 할 추억이 없다"고 했다. 시골 내려온 뒤 이군은 날마다 해 기울도록 학교 앞 개울에서 입은 옷 그대로 물장구 쳤다. 이군은 "축구 정말 원없이 했다"고 했다.

이택윤(왼쪽)군이 9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자택 인근에서 사회인 야구팀 ‘대관령 토네이도’ 팀 코치로부터 공을 던지는 동작을 배우고 있다. /이범석 객원기자

귀촌한 뒤 9년 동안 어머니 백씨가 펜션 살림을 맡고, 아버지 이성호(48)씨가 한시(漢詩) 공부하며 아이들 공부를 봐줬다. 이군은 "게임도 재밌지만 게임 말고도 놀 게 많으니까 거기 빠져 살진 않았다"고 했다.

놀다가 갑자기 공부에 빠져

그러던 이군이 중2 여름 별안간 맹렬하게 공부하기 시작했다. 평창이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전에서 러시아 소치에 고배를 마시는 바람에 온동네가 울화통을 터트렸다. 이군이 분루를 삼키며 "안되겠다. 내가 직접 IOC 위원이 돼야겠다"면서 민족사관고등학교에 가겠다고 나섰다.

일주일에 사흘은 방과후 면소재지 보습학원에 갔다. 나머지 사흘은 시외버스 타고 강릉 영어 학원에 갔다. 인터넷 강의 찾아 듣고 동네 필리핀 주부에게 영어회화를 배웠다. 가장 사교육비를 많이 쓸 때도 월 50만원 안팎이었다. 2009년 이군이 평창군민 최초로 민사고에 합격하자 동네 사람들이 "인물 났다"며 플래카드 걸고 좋아했다.

이군은 방학 때는 해외 캠프 대신 횡계초·도암중 친구들과 함께 '안티보이스피싱 봉사단'을 만들어 강원도 경로당 60여곳을 돌아다녔다. 할아버지·할머니들에게 피해 사례 동영상을 보여주고, 대처법을 쓴 팸플릿 2500부를 만들어 나눠줬다. 제작비 200만원은 강원도에서 나온 지원금과, 단원들이 코가 빨갛게 얼도록 눈꽃축제에서 눈사람 관리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충당했다. 이군은 이때 경험을 살려 "의지를 갖고 행동하면 세상이 밝아진다"는 내용의 작문을 프린스턴대학에 냈다.

어머니 백씨는 "서울 살 때 생각하면 아침부터 밤중까지 시간 없어 동동거린 기억밖에 없다"고 했다.

"서울 살 땐 돈으로 아이들을 키웠던 것 같아요. 사람 써서 아이들 돌보고 학원에 보냈죠. 귀농·귀촌을 꿈꾸면서도 교육 때문에 결심 못하는 분이 많은데, 직접 살아 보니 요즘은 시골도 교육 여건이 좋아요. 아이들을 학원에 덜 보내도 덜 배운 그 시간만큼 책 읽고 공 차며 풍요롭게 자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