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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창부타령

花受紛-동아줄 2011. 9. 30. 00:29

창부타령 - 이호연

 아니 아니나 노지는 못하리라
한송이 떨어진 꽃을 낙화 진다고 설워 마라
한 번 피었다 지는 줄은 나도 번연히 알건마는
모진 손으로 꺾어다가 시들기 전에 내버리니
버림도 쓰라리거던 무심코 밟고 가니 핀들 아니 슬플소냐
숙명적인 운명이라면 너무도 아파서 못살겟네
얼시구나 지화자 좋네 아니나 노지는 못하리라

리리리~~리리리~~아니나 노지는 못하리라  

섬섬옥수 부여잡고 만단정회 어제런듯
조물이 시기하여 이별될 줄 뉘라 알리
이리 생각 저리 궁리 생각 끝에는 한숨일세
얄밉고도 아쉬웁고 분하고도 그리워라
아픈 가슴 움켜잡고 나만 혼자 고민일세
얼시구 절시구 절시구 지화자 좋네 

아니나 노지는 못하리라

아니 아니나 노지는 못하리라.
기다리다 못하여서 잠이 잠깐 들었더니
새벽별 찬바람에 풍지가 펄렁 날속였네
행여나 님이 왔나 창문 열고 내다보니
님은 정녕 간곳없고 명월조차 왜 밝았나
생각끝에 한숨이요 한숨끝에는 눈물이라
마자마자 마잣더니 그대 화용만 어른거려
긴 긴 밤만 새웠노라
얼시구나 지화자 좋네 아니나 노지는 못하리라 
  

리리리~~리리리~~아니나 노지는 못하리라

간밤 꿈에 기러기 보고 오늘 아침 오동 우에
까치 앉아 나를 보고 반기면서 짖었으니
반가운 편지 올까 그리던 님이 올까 기다리고
바랐더니 일락서산 해는 지고 출문망이 몇 번인가
언제나 유정 님 만나 화류동산
춘풍리에 이별 없이 살아 볼까
얼시구나 절시구나 지화자 좋네
아니나 노지는 못하리라 

 

 

출처 : 시인의 파라다이스
글쓴이 : 영변약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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