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밥
문재엽
서리 내리는 마당가에 아름드리 서있는 감나무
앙상한 가지에 루비처럼 빛나는 보석 달고서
아기가 손 내밀어 따려해도 손이 닿지않아
할머니 할머니 저 감 따줘요
하얗게 머리에 서리앉은 할머니
고개를 절래절래 아니된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저 감 따줘요
하얀 갈대꽃 머리에 가득 인 할아버지
고개를 절래절래 아니된다
아기가 다시보고 저 감 내것
그러다 고개 들어 다시 보니
어디서 날아왔나?
까치 한마리
어쩌나 내 감 다 먹네
아기가 울먹 울먹
저건 까치밥이야 겨울에
까치가 굶지 않도록
저렇게 다 따지 않고 놔 두는거야
할머니 말씀에도 아기는 울먹울먹
내감 까치가 다 먹는다고
까치가 날아간곳 바라보며 울먹울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