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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밥

花受紛-동아줄 2007. 11. 12. 17:09
 
        까치밥 문재엽 서리 내리는 마당가에 아름드리 서있는 감나무 앙상한 가지에 루비처럼 빛나는 보석 달고서 아기가 손 내밀어 따려해도 손이 닿지않아 할머니 할머니 저 감 따줘요 하얗게 머리에 서리앉은 할머니 고개를 절래절래 아니된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저 감 따줘요 하얀 갈대꽃 머리에 가득 인 할아버지 고개를 절래절래 아니된다 아기가 다시보고 저 감 내것 그러다 고개 들어 다시 보니 어디서 날아왔나? 까치 한마리 어쩌나 내 감 다 먹네 아기가 울먹 울먹 저건 까치밥이야 겨울에 까치가 굶지 않도록 저렇게 다 따지 않고 놔 두는거야 할머니 말씀에도 아기는 울먹울먹 내감 까치가 다 먹는다고 까치가 날아간곳 바라보며 울먹울먹 촉촉한 늦가을의 서리가 앙상한 가지마다 살포시 내려 생명의 세상에도 겨울나가 준비가 분주합니다 말라가는 풀 한포기마다 새봄을 꿈꾸듯 계절에 밀려 초라한 형색으로 생을 마감하고 사람에 의해 불태워져 한줌의 재로남아 새 생명의 밑거름으로 한해살이의 마감이 허허롭습니다 거둬들인 수확의 기쁨은 곡간으로 채워지기전 마지막 손질, 길거리 곳곳마다 빈 공간마다 가을햇살에 소중한 수확물을 선보입니다 아낙의 바쁜 손길위로 감나무 잎새의 흩날림이 오래전에 보았던 고향의 풍경들인양 한가로움과 계절의 깊이를 가늠하게 하네요 계절속에 어쩔수없이 쇠약해진 여름내내 서슬퍼렇던 떨감은 올해에도 천덕꾸러기 신세 길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 났어도 어느 한사람 안타까워 돌아보는 이 없으니 풍성한 먹거리들속에 밀려 제 구실못하는 서러움 안고 생을 마감합니다 집집마다 우뚝 서있던 추억속의 감나무들 감꽃피는 계절에서 가을 걷이의 새참 대용으로 우리세대의 배고픔 달래주던 고마움은 어느 세상속으로 흘러버렸는지요 볏단속에 몰래 감춰두고 홍시가 될때까지 여러번 들려보며 군침 삼키던 시절을 그려봅니다 햇살떡 만들어 둘러앉은 식구들에게 제몫을 다하던 떨감의 고마움만 기억속에 간직합니다 시린 초겨울까지 대롱대롱 가장 높은 곳에서 제 한몸바쳐 날으는 새들에게 희생하던 까치밥의 풍경 손주들의 애끓는 등살에도 까치밥 몇알은 그렇게 가장 높은곳에서 동네 사람들의 넉넉한 자연 사랑의 소유물로 아름다웠습니다 ♬Take Me Home Country Roads - John Den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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