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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 별신굿 탈놀이

花受紛-동아줄 2007. 9. 12. 21:45

    하회별신굿탈놀이의 개관

    경상북도 안동군 풍천면 하회동 풍산류씨 동성마을에서 5년 또는 10년 정도에 한 번씩 지내는 서민들의 별신굿이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향촌형이며 서낭제탈놀음에 속하며, 그 탈과 더불어 가장 고형(古型)에 속하는 우수한 탈놀음이라 할 수 있다. 하회동민은 마을 수호신인 여신을 무진생(戊辰生) 성황님으로 부르며 17세의 처녀라고 한다. 일설에는 15세에 과부가 된 동네 삼신의 며느리라고도 한다. 이곳의 별신굿 거행은 부정기적으로서 지난 1923년(甲子年), 1928년(戊辰年)에 지냈으니 5년만에 베풀어진 것인데 무진년이 성황신의 갑년(甲年)이기 때문에 거행된 것이다. 별신굿은 무진년에 마지막 지내고 그 후 중단된 채 지금에 이른다.

    구성

    * 강신: 섣달 그믐날 목수가 소나무를 엄선하여 만든 내림대를 산주가 들고 서낭대는 대메 는 광대 2명이 어깨에 맨다. 그 뒤로 모든 광대가 뒤따르며 서낭당으로 올라간다. 이 때 모든 광대는 악기를 들고 풍악을 울린다. 산주가 재배하고 합창하며 성황신에게 '마을의 안녕과 질서를 위해 굿을 할 터이니 도와 달라'는 내용을 즉흥적인 말로 기원한다.

    * 무동마당: 일행이 동사 앞에 다다르면 풍악을 울리며 한참 논다. 광대들은 탈놀이를 할 차비를 하고 그러는 동안 각시광대는 관중 앞을 춤을 추며 돌며 걸립한다. 이렇게 걸립한 전곡(錢穀)은 모두 별신행사에 쓰인다.

    * 주지마당: 자루같이 생긴 삼베 포대류를 머리부터 쓴 한 쌍의 주지[獅子]가 등장하여 한바퀴 돌고 나서 마주보고 춤을 추다가 서로 싸운다. 한참 싸우고 있을 대 초랭이가 등장하여 싸우는 주지를 쫓는다. 이 주지춤은 몸이 용(龍), 머리가 사자 모양을 한 귀신의 춤이라 하기도 하고, 암주지 숫주지의 춤이라 하기도 하며, 꿩싸움이라 하기도 한다.

    * 백정마당: 백정이 도끼와 칼이 든 망태를 걸어 메고 등장하여 포악한 춤을 춘다. 이 때 황소 한 마리가 나타난다. 백정을 소를 발견하고 소 주위를 돌며 춤을 추다가 본능적으로 덤벼든다, 그러면 소는 곧 쓰러진다. 백정은 칼을 꺼내어 우랑을 끊어 망태에 넣고 일어나서 통쾌하게 웃으며 호탕한 춤을 한바탕 춘다.

    * 할미마당: 쪽박을 허리에 찬 할미가 베틀에 앉아 베를 짠다. 한평생 고달프게 살아온 신세 타령을 베틀가에 실어서 구슬프게 왼다. 춤을 추다가 관중 앞으로 다가가서 쪽박을 들고 걸립한다.

    * 파계승마당: 부네가 나와 치마를 들치고 엉거주춤 앉아서 오줌을 눈다. 이때 중이 등장하여 이 광경을 목격하고 못 볼 것을 봤다는 듯이 염주알을 만지며 합장한다. 하지만 결국 중은 부네에게 반해 부네를 쫓아가 옆구리에 차고 도망간다.

    * 양반선비마당: 양반은 초랭이를 선비는 부네를 데리고 등장한다. 양반은 부채를 부치며 정자관을 쓰고 거만하게 여덟팔자 황소걸음으로 나온다. 선비는 유건을 쓰고 낭선으로 앞을 가리며 걸어나온다. 초랭이는 양반의 뒤를 따르며 노상 까불거리면서 이따금씩 양반의 뒤통수를 때리려는 시늉을 한다. 양반과 선비는 서로 문자를 써가며 지체와 학식 등에 대한 문답으로 다투다가 결국 양반이 욕을 먹게 된다. 그러다가 화해를 하고 양반, 선비, 부네, 초랭이가 어울려 신나게 춤을 추며 논다.

    * 당제(堂祭): 음력 정월 15일 아침밥을 먹고 10시경이 되면 서낭당에서 당제가 베풀어진 다. 이 당제는 하루종일 지낸다. 당제에는 산주와 유사 및 부정이 없는 어른들이 참여한다. 당제는 음력 정월 15일 오전과 4월 초파일 오전에 지낸다.

    * 혼례마당: 하산하여 마을로 돌아가는 사이 사람들은 흩어져 집에 가고 양반, 각시, 청광대는 뒤쳐져서 긴 밭에 남는다. 마을 입구 긴 밭에는 짚으로 만든 멍석이 깔려 있고 거기에서 혼례식이 거행된다.

    * 신방마당: 신방마당과 혼례마당이 베풀어졌던 멍석 위에서 지낸다. 낭자와 각시가 첫날 방의 성행위를 한다. 이 신방마당은 17세 처녀인 성황신을 위로하기 위하여 거행된다고 한다.

    * 헛천거리굿: 신방마당이 끝나면 마을 입구 헛천에서 헛천거리굿이 무당에 의해서 주재 된다. 무당은 여무 1명, 남무 3명으로 별신을 지내는 동안 묻어 들어온 잡귀, 잡신을 쫓아낸다.

    음악

    악기는 북 1개·장고 2개·징 1개·꽹과리 8개(그 중 8개는 소리나지 않는 통매구) 등을 준비한다. 농악대는 따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탈놀이 하는 광대들이 교대로 가락을 치고, 무당 도 꽹과리와 장고를 치면서 놀이판에 장단만 맞추었다. 장단은 주로 세마치 장단이다. 춤이나 동작은 놀이할 때 서낭님이 시켜서 저절로 하게 된다고 전하며, 다른 탈춤의 경우처럼 춤사위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분명하지 않고 즉흥적이며 일상동작에 약간의 율동을 섞은 것이었다고 한다.

    대본읽기

    강신마당

    이는 신을 맞이하는 마당으로서, 먼저 고수단(상쇠, 종쇠, 중쇠, 징, 북, 장고의 순)이 앞에서고, 그 뒤로 광대들(각시, 양반, 선비, 부네, 중, 할미, 백정, 초랭이, 이매, 주지 2명 : 선비 이후의 순서는 나이 순이며 유동적이다)이 서는데 고수단 앞에는 대광대 2명이 앞뒤로 대를 메고, 그 뒤에 산주와 집사 내지는 유사(내림대를 든)가 선다.

    이렇게 마당 밖에서 정렬하면 상쇠가 세마치를 치는 것을 신호로 고수단은 세마치를 치며 모두 마당 안으로 들어간다. 이때 고수단과 광대 모두는 마당을 한바퀴 돌아 지정된 자리에 서게 된다. 이렇게 등장하여 완전히 제자리에 서면 고수단은 상쇠의 신호로서 세마치를 맺는다. 이와 동시에 대광대를 맨 앞으로 산주 내림대를 든 집사가 마당 중간으로 나가며 대광대가 대를 세우고 양옆에 서고 잡고 있으면 그 앞에 산주와 산주 옆에 집사가 위치한다.

    산주가 먼저 대를 향해 재배한 다음 헛기침을 신호로 광대만 (고수는 안친다)재배한다. 산주가 꿇어앉아서 합장하여 빈다.

    산 주: 해동 조선국 경산북도 안동군 풍천면 하회동 무진생 성황님아 내리소서 내리소서 설설히 내리소서 앉아천리 서서말리 명경천리를 보시는 성황님께서 뭔들 못하시니껴 그저 *와 *가 항상 번창하게 해주소 (*은 그때의 상황에 맞게 산주 재량으로 빌면 된다)

    (마지막에는)내리소서 내리소서 설설히 내리소서

    이것이 끝나면 대광대는 방울달린 대를 흔들며(신이 내리는 신호) 산주, 집사는 방울을 대에서 빼어 집사가 든 내림대에 단다. 다시 산주의 헛기침으로써 광대만 재배를 하고 나면 대광대, 산주, 집사는 한쪽에 물러서서 탈 받는 것을 지켜본다.

    산주가 물러서면 상쇠는 굿거리를 치며 이와 함께 청광대가 중앙으로 나와 탈을 나누어 줄 준비를 한다. 각 광대는 평걸음으로 각시부터 순서대로 나와 자기 탈을 받아 제자리에 가서 뒤로 돌아 탈을 쓴다. 모두 다 쓰면 뒤돌아 서며 이때 양반의 술령수 소리에 다같이 우우하며 되돌아선다. 이와 함께 상쇠는 삼채로서 마당을 다시 한 바퀴 돌면 그 뒤를 즉, 장고 뒤를 각 광대는 자기 배역의 걸음걸이로 마당 밖으로 퇴장한다.

    고수단은 제자리에서 다시 정렬해 서며 광대들의 퇴장이 끝날 때까지 친다. 이때 광대 중에 선비. 주지 1명, 부네 등은 장고가 있는 쪽으로 퇴장하고, 나머지는 상쇠 쪽으로 퇴장한다. 물론 산주, 대광 대, 집사, 청광대는 이때에 적당히 퇴장하면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강신 마당은 끝이 난다.

    무동마당

    상쇠가 삼채를 치면 각시가 무동을 하고 마당을 한바퀴 돌며, 이때 각시는 양팔을 앞으로 뻗어 손이 어깨에 평해되도록 팔굽을 굽히는 동작도 함께 한다. 각시가 무동을 마치면 상쇠는 삼채를 맺는다.

    주지마당

    상쇠가 난타를 치면 양옆에서 주지가 한 쌍 삼베를 덮어쓰고 주지탈을 손에 들고 서로 오른쪽을 향해서 팔자를 만들어 진행한다. 잔걸음을 뛰며 함께 크게 돈다(서로 왼쪽 어깨를 스치듯이). 함께 작은 원을 두 바퀴 돌아 서로를 향해 동시에 멈춘다. 서로 대각선 오른쪽을 시작으로 중앙을 향해 펄쩍 펄쩍 뛰며 다가간다. 주지가 넘어지면 초랭이가 나와 잠시 춤을 추다가 주지를 쫓아버리는데 먼저 상쇠쪽에 있는 주지를 쫓아내고 다음에 다른 주지를 쫓아낸다. 그리고 초랭이는 잠시 춤을 추다가 퇴장한다. 이때 상쇠는 삼채를 멈춘다.

    백정마당

    상쇠가 굿거리를 치면 백정이 도끼를 들고 칼이 든 망태를 짊어지고 등장하여 한바퀴 돌아 무대 중앙에 선다. 백정이 하늘을 향해 손짓을 하거나 서면 적당히 상쇠는 굿거리를 맺는다.

    백 정: 아따, 오늘 날씨 한 번 참 좋다. 내사 오늘같이 좋은 날 춤이나 한번 실컷 추다 놀다가 될 따.

    말을 마치는 동시에 상쇠는 삼채에 들어가며 백정은 신나게 춤을 춘다. 이때에 소가 등장한다. (삼채가 시작되면 잠깐 후에 소가 등장한다)백정이 춤추다 말고 소를 발견하고는 소를 향해 손짓을 하면 상쇠는 삼채를 맺는다.

    백 정: 아따, 저놈의 소불알 한번 참 디게 크다. 내사 오늘 저놈의 소나 잡아서 잔치나 한번 벌 여야 될따. 으하하하

    '으하하하' 하면서 적당히 소 앞에 백정이 위치하면 소가 웃는 소리에 성이 나서 웃는 도중에 백정을 힘차게 받아버린다. 백정은 나가 자빠져서 매우 화가 난 동작으로 소를 손짓하며 "아니 저놈의 소가"하 면서 도끼를 슬며시 들어 뒤에 숨기고 소를 워워 하면서 진정시킨다. 소가 얌전해지면 백정은 팔을 걷어올리고 침을 손바닥에 뱉고는 도끼를 휘둘러 소의 머리를 내려친다. 이때 세 번을 치는데 첫 번 째에 앞다리가 내려앉고, 두 번째에 같이 넘어지면서(고수단쪽을 향해)다리를 바르르 떤다. 그리고 세 번째에 쭉 뻗는다. 소가 죽은걸 확인한 백정은 속이 시원하다는 동작으로 소를 내려다보고는 칼을 망태에서 꺼내어 갈려는 신호와 함께 칼을 치켜들면 상쇠는 삼채를 치며 백정은 이에 맞추어 칼을 간다. 칼을 다 갈아 소의 배를 두 번 힘껏 가르고 한번 소의 껍질을 가른다. 그 후 먼저 염통을, 다음에 불알을 차례로 끊어내어 망태에 담고 관중을 향해 다가와서 염통을 내밀면(혹은 손을 들면) 상쇠는 삼채를 맺는다.

    백 정: 샌님들, 염통사소 염통요, 아직 뜨끈뜨끈해서 이대로 썰어가지고 히를 해머도 좋고 불감증에는 이 소염통이 제일이시데이. 사소, 사. 안 살라니껴, 그라마 이 소염통 사먹지 말고 쓸개나 염치없는 양반들 이거 사 넣어보소. 사람꺼 보다가 훨씬 커서 오를없는 양반 오즐 생긱고, 염치없는 양반 염치 생기니데이. 사소 사. 이래도 안 살라니껴. 그라마 염통 사먹지 말고 진짜 우랑사소 우라용.(관중들의 반응을 보고) 우랑이 뭔도 모르니껴. 소불알 말이시더 소불알. 이 거 먹으마 양기에 역시 좋으니데이. 늙은 양반 젊은 마누라 둘씩 데리고 살라카마 이 소불알 아이고는 안 되겠시데이. 자, 사소, 사. 아 공자도 자식 놓고 살았니데. 자식 볼라카마 이 소불알 아이고는 안 되겠시데. 사소, 사. 아따, 지 돈주고 지 양기 돋굿는데 남의 눈치는 말라고 보니껴. 사소, 사. 이래도 안살라니껴. 아따, 그 서푼어치도 안되는 양반 체면 때문에 오늘 장사 망했다. 망했어. 오늘 장사도 안되 고하이 내사 춤이나 실컷 추고 노다 가야될따.

    이와 동시에 상쇠는 삼채에 들어가며 잠시 상쇠의 난타소리에 의해 백정이 놀라서 퇴장한다.(이상의 대사에서 백정은 상황에 따라 대사를 더욱 증가시킬 수도 있다. 관중과의 친밀한 대화가 중요하다.)

    할미마당

    (베틀을 준비해서 먼저 마당 안에 둔다)

    상쇠가 길메구를 치면 할미가 허리를 굽히고 궁둥이를 흔들며 허리 쪽박을 차고 등장한다. 마당을 한바퀴 돌아 이미 설치된 베틀에 앉아 신세타령조의 베틀가를 부른다. 상쇠는 할미가 베틀에 앉아 앉을께를 허리에 대고 작동하려하면 길메구를 맺는다.

    할 미: 춘아춘아 옥단춘다 성황당에 신령님내 시단춘이 춘일련가 시집간지 사흘만에 이런일이 또있는가 열다섯살 먹은나이 과부될줄 알았으면 시집갈년 누이런가 바디잡아 치는소리 아구답답 내팔자야 베틀다리 두다리는 서방다리 두다리요 내 다리 두다릴랑 쌍을지은 네다릴세 바디잡아 치는소리 우리낭군 목소리요 살림살이 어떤가베 에고에고 묻지마소 시집온날 입은치마 분홍치마 눈물되고 다홍치마 행주되네 삼대독녀 외동딸이 시집간지 사흘만에 저양반대 시종살이 시종살고 얻은삼을 짜투리고 어울쳐도 삼시세때 좁싸래기 사흘염천 긴긴해를 허리매고 배가고파 저선비댁 시종살이 디리썩썩 내리싹싹 독수공방 밥먹이나 바디잡아 치는소리 모질삶은 잘도간데이 베틀가가 끝나면 관중 중의 1명(산주가 대신해서)이 말하기를

    관 중: 할마이 할마이 비는 다 짰나?

    할 미: 비는 다 짰다마는 .

    관 중: 할마이, 어제 장에가 사온 청어는 다 먼나?

    할 미: 어제 저녁에 영감 한 마리, 내 아홉 마리 오늘 아직에 내 아홉 마리 영감한마리 한두름 다 머 짠나

    관 중: 에라 이 할망구야. 그래 처머싸이께네 맨날 쪽박이나 차고 동냥이나 해쳐먹지

    할 미: 에끼 이놈아.

    하면서 손가락질을 해 보이며 베틀에서 나와 쪽박을 해들고 동냥을 나선다. 이때 상쇠는 할미의 손가 질을 신호를 세마치에 들어간다. 할미는 춤을 추어 보이고 동냥을 하다가 돈을 주면 인사를 하고 안 주는 사람에게는 삿대질을 하면서 퇴장, 이때 상쇠는 맺는다.

    파계승 마당

    상쇠가 길메구를 치면 오금춤을 요염하게 추며 부네가 등장한다. 마당 중앙에 오면 갑자기 오줌이 마련 동작을 취하며 적당한 장소를 택해 놓고 좌측에서 서너 발 가서 망을 보고(이때 반대편에서 중이 큰 걸음으로 등장)다시 되돌아와 치마를 들치고 오줌누는 동작을 취한다.

    이때 중은 합장을 하고 뒤를 돌아 걸으려하다가 이 장면을 보고 헛기침을 한다. 이 헛기침엔 부네는 누다 말고 뒷걸음질쳐 멀찌감치 중의 반대쪽으로 피하며 상쇠는 중의 헛기침이 끝나는 동시에 천둥 벼락 장단을 쳐준다.

    중이 오줌 눈 장소에 허겁지겁 음흉한 동작으로 성큼성큼 걸어와 오줌을 확인하고는 좌측과 우측에 서너 발씩 나가서 좌우를 살피고 다시 제 자리에 와서 좌우를 보고는 삿갓을 뒤로 제키고 양산을 땅 에 대고 코를 땅에 대며 엎드려 냄새를 맡고는 끊어 앉아 허리를 제키고 음탕한 웃음을 짓는다.

    다시 오줌을 양손에 끌어 모아 일어나서 냄새를 맡고는 손을 뿌리치고 털고는 다시 부네 반대쪽에 가서 합장을 하려다가 부네쪽을 보고는 음흉하게 성큼 다가가서 얼굴을 보려하면 부네가 얼굴을 돌리(3번쯤, 이때 중과 부네는 자기네들끼리의 양속을 통해 호흡이 일치해야 한다)다가 급기야 중이 부네의 어깨를 툭 친다. 이에 놀라 뒷걸음으로 저만치 가면 중이 같이 놀자는 동작을 하며, 부네는 먼 저 춤을 춘다. 이때 상쇠는 세마치에 들어간다.

    중이 무릎을 탁 치면서 부네에게 끌어안듯이 감싸며 부네와 어울려 놀면 초랭이가 멋도 모르는 채 등장하며 춤추다가 이 장면을 보고 손가락질하며 놀리면서 중이 부네를 옆구리에 차고 퇴장한다. 이 때 상쇠는 맺는다.

    초랭이가 이꼴을 보고는 "중하고 부네하고 노는 세상인데 나도 춤이나 실컷 추고 가야 될따"하면 상쇠는 세마치 장단.

    이러다가 부네의 신발이 떨어져 있어 초랭이는 춤을 추다가 신발을 보고는 발로 살짝 차고보고 손으로 살짝 만졌다가 폴짝 뛰다가 아무 이상 없는 듯이 손에 들고 애지중지 하다가 관중에 간다. 이때 상쇠는 맺는다.

    초랭이: 이거 이뿌지요. 이거 주까요? 안 되니더. (이렇게 두 번 정도 하다가 품속에 넣고 이매를 부른다) 이매야, 이매야 이누마야. 빨리 나온나 이누마야.

    이 매: 왜 그노 이누마야.(이매가 말을 마치자 마자 상쇠는 길매구 장단)

    이매가 마당 중간에 나와서 초랭이가 이매의 어깨를 툭툭치거나 잡아끌면 상쇠는 맺는다.

    초랭이: 이매야, 이매야 이누마야.

    이 매: 니는 왜 임마야 맨날 절뚝절뚝 그노 이누마야. (하면서 초랭이의 흉내를 내다가 넘어지면서 엉덩이를 땅에 박는다) 아구 궁디야. (하면서 궁둥이를 만진다)

    초랭이: 아이구 이 병신아. 빨리 일어나라 이누마야. (하면서 부축하여 일으킨다)

    이때 이매는 초랭이 부축을 한번쯤 뿌리치면서 계속 궁둥이를 만질 수도 있고 그대로 일어나도 무방하다.

    초랭이: 이매야, 이매야 이누마야

    이 매: 왜 그노 이누마야. (하며 엉뚱한데 보다가 초랭이쪽으로 얼굴만 바보스럽게 돌린다)

    초랭이: 아까 있잖나, 중놈하고 부네하고 춤을 요래요래 추다가(중춤 흉내) 내가 오이께네 저짜로 안 갔부랬나.

    이 매: 흐흐흐흐, 우습다 우스워. (하며 무릎을 친다)

    *초랭이는 말을 빠르게, 이매는 상대적으로 느리게

    초랭이: 이매야, 이매야 이누마야.

    이 매: 왜그노 이누마야.

    초랭이: 중놈하고 부네하고 노는 세상인대 우리도 춤이나 실컷 추고 노다 가는데 어떻겠노. (하며 춤추는 동작)

    이 매: 그래, 그래, 좋다, 좋아. (하며 끄떡뜨덕 손뼉친다)

    말을 마침과 동시에 상쇠는 세마치. 이매가 초랭이 쪽으로 찌우뚱 거리며 리듬에 맞추어 걸어가다가 초랭이가 그 뒤쪽으로 걸어가면 초랭이를 찾기도 하며 관중들과 장난치기도 하는데 초랭이는 마당의 공간을 전부 활용하면서 다시 초랭이를 따라가며 이 동작을 한두 번 반복. 초랭이가 적당히 세마치의 장단에 맞추어 이매의 어깨를 치면 상쇠는 세마치를 끝맺는다.

    초랭이: 이매야, 이매야 이누마야. (하며 주위를 맴돈다)

    이 매: 왜그노 이누마야. (하며 고개를 좌우로 느리게 돌린다)

    초랭이: 우리끼리만 노께 아니라 너 집에 선비하고 우리집에 양반하고 나와 싸움이나 시켜보는 게 어떻겠노?

    이 매: 좋다, 좋아. (하며 고개를 끄덕이면 상쇠는 세마치)

    초랭이가 양반을 찾으려고 그 반대쪽으로 가서 서성이면 이매는 선비의 반대쪽으로 가다가 털썩 주저앉아 이도 잡고 긁기도 한다. 이매가 퇴장할 즈음 초랭이는 양반을 찾아서 그 앞에 서면 상쇠는 세 마치를 맺는다. 위 대목은 파계승 마당에서 양반 선비 마당으로 넘어가는 다리역할로서 완전히 어느 한마당의 내용상에 속하지 않는다.

    등장인물 : 양반, 선비, 소랭이, 부네, 백정, 할미, 별채

    복장(양반: 정자갓을 쓰고 부채를 듬, 선비: 등에 담뱃대를 꽂고 유조를 씀)

    초랭이: 양반 어른요, 양반 어른요, 빨리나와보소

    하면 양반은 상쇠 쪽, 선비는 장고 쪽에서 부채와 낭선으로 얼굴을 가리고 서 있다가, 헛기침과 동시에 큰 걸음으로 등장한다. 이때, 상쇠는 굿거리 장단을 친다. 양반, 선비는 서로의 왼쪽을 향해 걷는데, 서로 마주치기 2미터 앞에서 서로의 얼굴을 살펴보다가 헛기침과 동시에 고개를 돌린다. 그 후, 관객을 향하여 서는데, 이때 간격을 약 2미터 정도면 알맞다.

    초랭이는 양반의 위치를 잡아주고 부네에게 다가가 부네의 엉덩이를 치면 상쇠는 굿거리 가락을 맺는다.

    초랭이: (양쪽을 번갈아 보다가 양반을 향해) 양반 어른요. (2번 해도 무방) 나온 김에 인사나 하소

    양 반: (헛기침과 함께 선비 쪽으로 몸을 약간 돌려서) 여보게, 선비, 우리 나온 김에 통성명이나 하시더. 어흠

    양반과 선비는 서로를 향해 큰절을 한다. 이때 초랭이가 재빨리 양반에게 가서 궁둥이를 양반의 머리에 대며 선비 쪽을 향해

    초랭이: 헤헤헤헤, 니 왔니껴.

    양 반: (부채로 초랭이의 궁둥이를 올려치면서) 어허, 에끼 이놈아. (하면 초랭이는 풀쩍 뛰어난다)

    선 비: (이 꼴을 본 선비는 화가 나서 초랭이를 가리키며) 어허, 저놈의 초랭이가 버릇이 없네요. 어흠.

    양 반: (미안하듯이) 암만 갈채도 안 되는걸 낸들 별도리가 있나.

    선 비: (삿대질을 하며) 아니, 그래 가지고 이마에 대쪽같은 것만 쓰면 양반이라카나. 어흠.

    양 반: (약간 노기 띤 목소리로) 아이 그래, 내가 양반 아이면 머로. 여기에 내보다 더한 양반이 어디 있노. 어흠.

    초랭이: 헤헤헤 지도 인사 내도 인사, 인사하긴 마찬가진데 뭔 상관이껴.(하며 양반 앞에 다가선다. 또 나오며 삿대질을 한다.)

    양 반: (초랭이를 쫓아내며) 어허 이놈이.

    선 비: (양반 쪽을 향해 삿대질을 못마땅하듯이 하고는 뒤쪽을 향해 한쪽 팔을 젖히며) 야야, 부네야.

    부 네: 보옥. (하면서 선비 뒤에 위치했다가 쪼르르 달려와서 선비의 귀에 대고 교태스럽게 '보옥'하면 선비는 놀란 시늉을 하며)

    선 비: 오냐. 부네라. (하며 손을 어깨에 대며 주무르라는 시늉을 한다)

    초랭이는 이 장면을 보고 양반에게 다가가서 양반을 세 번 부르는데 오른쪽부터 "양반 어른요" 하면 양반은 천천히 몸을 돌려 초랭이 있는 쪽을 더듬고 초랭이가 다시 좌측에 가서 좀더 세게 부르면 양반은 다시 몸을 돌리고 다시 초랭이가 우측에 가서 더 큰 소리로 땅을 치며 양반을 부른다. 양반은 노기 띤 목소리로

    양 반: 어허, 이놈의 초랭이가 왜이리 수답노.

    초랭이: 양반 어른요. 어깨 주물러 주까요?

    양반은 고개를 끄덕이고 부채를 친다. 초랭이는 부네가 주무르는 꼴을 다가가서 배우고는 양반에게 한두 번 곱게 주무르다가 느닷없이 팔과 다리를 양반의 등에 대고 어깨를 내리 눌리면

    양 반: 아이구, 이놈아. 어깨 부러질따. (하며 부채로 초랭이를 올려치고 초랭이는 폴짝 뛰어 달아난다. 다시 초랭이가 다가와서 좌측에 가서)

    초랭이: 양반 어른요. (하면 양반은 천천히 부채로 초랭이 있는 쪽을 더듬고 초랭이가 다시 좌측에 가서 좀 더 세게 "양반 어른요"하면 양반은 다시 초랭이가 우측에 가서 큰 소리로 땅을 치며 "양반어른요"한다. 이렇게 3번 반복하고 나면)

    양 반: 아니, 이놈이 오늘따라 왜이리 수답노. 어흠. (하며 수염을 만지거나 적당한 동작을 취한다)

    초랭이: 아까 있잖니껴, 중놈하고 부네하고 춤을 요래요래 추다가 (중춤 흉내) 내가 오니께네 저짜로 도망을 안 가뿌랬니껴.

    양 반: 허허, 망측한 세상이로다. (못마땅한 표정)야야 초랭아---(하며 초랭이 쪽으로 손을 뻗으면)

    초랭이: (쪼르르 다가서며) 야---

    양 반: 이놈, 거기서 촐랑대지 말고 (선비 쪽을 가리키며) 저 짜 있는 부네나 불러오너라.

    초랭이: 야. (선비 쪽에서 부네를 찾으며 선비를 놀리다가 양반 뒤에 부네가 있음을 확인하고는) 부네 여 왔잖니껴.

    부네가 쪼르르 다가서며 "보옥"하면

    양 반: (놀라는 시늉을 하며) 아이쿠, 깜짝 놀래라. 오냐 부네라.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부채로 어깨를 두드리면 부네는 양반의 어깨를 주무르기도 하고 머리에 있는 이도 잡는다. 이때에 초랭이는 선비를 놀리다가 부네가 이 잡는 것을 보고는)

    초랭이: 아이고 양반도 이가 다 있나? (하면 선비는 양반을 향해 일어서며)

    선 비: 예끼, 저런 고얀지고. 어흠. (혼자 독백을 하듯이 작게 양반을 가리키며)

    양 반: (선비를 외면하다가 부네를 감싸듯이 팔을 벌리며) 오냐, 부네라. 우리 춤이나 한번 추고 놀아 보자.

    상쇠는 이와 함께 삼채에 들어가면 양반은 부네를 감싸듯하고 놀며 초랭이는 촐랑거리고 선비는 성이 나서 그저 장단에 잠깐 어울리고 있으면, 초랭이가 다가와 선비를 놀리는데 선비는 초랭이를 쫓아 보낸다. 단, 주의할 것은 극적 진행상의 편의를 위해 양반, 선비, 부네가 어울릴 때 적당히 어울리다가 부네는 무시하고 앞쪽을 보고 춤을 추면 부네도 이 틈을 이용해서 양반 선비를 왔다 갔다 하며 춤을 추는 것이다. 그리고 초랭이는 될 수 있는 한 부네가 놀고 있는 반대쪽의 양반 혹은 이렇게 선비가 부네와 어울리면 초랭이는 양반에게 이 사실을 고하고 바야흐로 싸움의 시초를 마련하는데 멋모르고 앞을 향해 춤을 추면 양반은 이 모양을 보고는 잠시 생각나는 듯 하더니 선비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서 선비를 데리고 한쪽에 가서 거짓말을 하고 선비를 한눈 팔게 한 다음 부네와 어울린다. 양반이 선비를 속일 때 초랭이는 부네에게 수작을 걸어 장난질하고 있으면 양반이 다가와서 초랭이를 쫓고 부네와 논다. 초랭이는 이 사실을 선비에게 다가가서 어깨를 치며 알리면 선비가 벌컥 화를 내 며 손가락질을 하면 상쇠는 동시에 삼채를 마치며 이때에는 특히 호흡이 맞아야 한다.

    선 비: (손가락질을 하며 혼잣말로) 아니 저 저 요망할 기집년을 봤나. 아니 저놈의 양반이. (큰소리로 들으라며) 여보게 양반, 자네가 감히 내 앞에 이럴 수가 있는가. 어흠. (하고 고개를 숙이고 양반을 외면하듯이 선다)

    양 반: (선비를 향해서) 아니 그럼 자네 지체가 나만 하단 말인가. 어흠.

    선 비: 아니 그럼, 자네 지체가 나보다 낫단 말인가. 어허.

    양 반: (뻐기며) 암, 낫지 낫고말고. 어험.

    선 비: (화난 목소리로 양반을 향해) 낫긴 뭐가 나. 어디 한번 말해 보게.

    양 반: (선비 쪽으로 돌아서 약간 걸으며 자랑스럽게 ) 나는 사대부의 자손일세. 어흠 (다시 돌아온다)

    선 비: (놀라며) 아니, 뭐 뭐 사대부? 나는 팔대부의 자손일세. 어흠. (퉤이)

    양 반 : 아니, 뭐 뭐 팔대부? 아니 그래, 팔대부는 뭐로? 어허이.

    선 비: (여유있게) 팔대부란 사대부의 갑절이지. 어흠 (뻐긴다: 말싸움에 이길 때마다 계속 반복)

    양 반: (화를 내며 고개를 돌렸다가) 어흠, 여보게 선비 우리 할뱀은 문하시중을 지내셨거든. 어흠. (뻐기며 돌아온다. 서로 말싸움에서 이길 때마다 반복한다)

    선 비: 아니 뭐 뭐라꼬, 문하시중? 그까짓 걸 가기고. 우리 할뱀은 문상시대였다네. 어흠.

    양 반: 어허, 아니 뭐 뭐 뭐. 문상시대? 어허, 아니 그래 그건 또 뭐로?

    선 비: 문하보다는 문상이 높고, 시중보다는 시대가 크다 이 말일세. 어험.

    양 반: (화를 내며 잠시 고개를 돌렸다가) 아니 그래, 지체만 높으면 제일인가?

    선 비: 아니 그럼 또 뭐가 있단 말인가?

    양 반 : (머리를 부채로 두들기며) 학식이 있어야지 학식이. 나는 사서삼경을 다 읽었네. 어흠.

    선 비: 아니 뭐라고. 사서삼경? (잠시 생각하듯이 하다가) 아니 뭐 그까짓 걸 가지고. 나는 팔서육경을 다 읽었네.

    양 반: 아니, 도대체 팔서는 어데 있으며 대관절 육경은 또 뭐로?

    초랭이: (쪼르르 뛰어와서 양반 앞으로 다가서며) 난도 아는 육경 고것도 모르니껴? 팔만대장경, 중의 바라경, 봉상의 앵경, 약국의 길경, 다 큰 처녀의 월경, 이 머슴놈의 세경 말이시더, 세경. (초랭이가 육경을 외울 때 처음의 양반 앞에서 그리고 다음엔 선비 앞에서 이렇게 반복을 하는데 이 때마다 고개를 돌리거나 초랭이를 내쫓는다. 한편 선비는 고개를 끄덕끄덕 해주며 맞다고 해준다. 초랭이가 육경을 하나씩 할 때마다 상쇠는 덩 기닥쿵 따를 쳐준다)

    선 비: 아니 그래, 저것들도 아는 육경을 양반이라카는 자네가 모른단 말인가? 어허이. (하며 기세 등등)

    양 반: (풀이 죽어 목소리를 가다듬어) 여보게, 선비 우리 싸워봤자 피장파장이께네 저 짜 있는 부 네나 불러 우리 춤이 추고 노시더. 어험.

    선 비: 암, 좋지 좋아. 야야 부네야.

    상쇠는 삼채를 치고 양반과 선비, 그리고 부네는 어울려 춤을 춘다. 초랭이도 같이 춤을 춘다. 양반 과 선비는 서로 번갈아 부네를 차지하려고 은근히 다투다가, 선비가 부네를 빼앗아 온다. 이때 양반은 모르고 있다가 초랭이가 양반 앞에서 춤을 출 때 초랭이를 쫓아내면서 부네가 선비하고 놀고 있음 을 본다. 이때부터 양반과 선비는 서로서로 부네를 빼앗아 춤을 추는데, 부네가 선비에게 있을 땐 양반에게 초랭이가, 부네가 양반에게 있을 때는 선비에게 초랭이가 다가가 춤을 춘다. 양반과 선비는 모두 초랭이를 쫓으며 서로 부네를 빼앗아 온다. 양반이 다시 부네를 빼앗겼을 때 할미가 등장하며 양반 앞으로 와서 춤을 추다가 양반은 처음에 모른 척 춤을 추다가 할미를 무대 가운데로 내 쫓는다. 양반은 할미를 내쫓고 부네를 빼앗아 온다. 할미는 다시 선비에게 다가가 같이 어울려 춤을 춘다. 잠시 후 선비는 할미를 내쫓고 다시 부네를 데리고 온다. 이때 백정이 등장하고, 쫓겨난 할미는 양반, 선비 욕을 하며 마침 초랭이와 만난 쫓겨난 얘기를 하다가 같이 어울려 춤을 춘다. 백정은 잠시 춤을 추다가 이 꼴을 보고 손가락질을 하며 (이 때 상쇠는 가락을 맺는다)

    백 정: 아따, 꼬라지 한번 참 좋다. 자, 샌님들. 알 사소 알.

    양 반: 어허, 아니 이놈 한참 신나게 노는데 알이라니. (백정에게 삿대질을 하며)

    초랭이: (양반 앞으로 다가서며) 헤헤헤 알도 모르니껴. 새알, 불알, 달걀, 아 대감님의 통부랄 말이시더. 헤헤.

    양 반: (초랭이를 쫓아내며) 아니, 이놈이. 어허.

    백 정: 맞다 맞아. 소부랄 말이시더.

    선 비: 어허, 이놈이 쌍스럽게 우랑이나 안 살테니 썩 물러가거라.

    백 정: (잠시 생각을 하다가 ) 자 샌님들, 이거 먹으마 양기에 억시 좋니데이.

    양반과 선비는 양기란 소리에 잠시 놀랬다가 선비가 먼저 달려든다.

    선 비: 어허 그라마, 내가 사지.

    양 반: (백정에게 다가가며) 어허, 아까 야가 내보고 먼첨 사라했으이께네 이 부랄은 내 부랄일세.

    선 비: 어허, 내 불랄일세.

    양반과 선비는 서로 소불알을 잡아끌며 다투다가 (이때 양반, 선비의 목소리는 점점 커진다) 결국 백정은 소부랄을 놓으며

    백 정: 아이고, 내 부랄 터지니데이.

    함과 동시에 난타가 울리고 각 배역들은 자기 자리에 돌아간다. 이때 할미가 앞으로 와서 떨어져 있는 소부랄을 주워서 툭툭 털며

    할 미: 이 소부랄 하나 가지고, 양반은 지부랄이라 카고, 저 선비도 지부랄이라 카고, 저짜 저 백정놈도 지불라이라 카이 대체 이 소부랄은 뉘 부랄이로 뉘 부랄. 내 육십 평생 살았다마는 이 소부랄 가지고 싸우는 꼬라지는 처음 봤다 처음 봤어 이놈들아.

    할미가 자기 이름을 부를 때마다 각 배역은 부끄러운 표정을 짓는다. 이와 동시에 상쇠는 산채를 치며 배역은 난장을 틀며 춤을 춘다. 이때 부네는 양반과 선비 사이를 왕래하며 춤을 춘다. 부네가 선비에게 돌아가 있을 때 별채(이매)가 등장한다. 별채가 "환재 바치시오"하고 두 번을 외치면 각 배역들은 제자리에서 가만히 소리를 확인하다가 세 번째 소리가 나면 난타와 동시에 별채는 각 배역을 잡으러 다닌다. 난타소리에 모두 벌벌 떨며 우왕좌왕하며 있으면 부네가 먼저 선비를 데리고 퇴장하고 초랭이는 양반을 끌며 퇴장한다.

    할미를 뺀 나머지 백정은 중간에 혼자 퇴장하고 할미는 마당을 한두 바퀴 정도 더 도망을 다니고 별 채는 계속 할미 뒤를 쫓아다닌다. 할미가 퇴장하면 이 마당을 끝이 난다.

    혼례마당

    초랭이는 양반 선비 마당이 끝이 나면 장고 한 개와 술과 잔을 가지고 나와 마당 중앙에 갖다 놓는 다. 양반은 장고 뒤에서 사회를 보고 양반 오른쪽에 선비가 서고 왼쪽에 각시가 할미와 부네의 부축 을 받으며 서 있는다. 선비는 낭선으로 얼굴을 가리고 등장한다. 초랭이는 가운데에서 시중을 들고 이 매도 나와 장난을 친다. 진행은 양반이 맡고 양반의 말에 따른다.

    양 반: 신랑 출 (신랑이 한 발짝 앞으로 나온다)

    신부출(신부가 한발짝 앞으로 나온다)

    서동 부서 (신랑이 다시 두어 발짝 앞으로 나온다)

    서부 서서 (신부가 다시 두어 발짝 앞으로 나온다)

    부선 재배 (신부가 먼저 신랑에게 두 번 절한다.)

    서답 일배 (신랑이 신부에게 한 번 절한다)

    시자 침주

    초랭이가 잔에 술을 따르어서 신부에게 먼저 권하고 신부는 이것을 거절하여 신랑에게 보내면 초랭 이는 잔을 장구 위로 들어서 신랑에게 가져다주면 신랑은 이를 마신다. 다시 잔에 술을 채워 신랑에 게 가져다 주면 신랑은 거절하고 신부에게 보낸다. 이때 초랭이는 술을 장고 밑으로 하여 신부에게 가져다 주면 신부는 이를 마시고, 마신 후에는 제자리에 가져다 놓는다.

    양 반: 예필

    이 소리와 함께 상쇠는 풍물패를 이끌고 삼채를 치면서 신랑, 신부 주위를 돈다. 양반, 초랭이, 이매, 할미, 부네는 퇴장은 신랑은 신부를 데리고 마당 중앙으로 데리고 온다.

    신방마당

    신랑은 신부를 앉혀서 먼저 신부의 신발을 벗기고, 다음에 옷고름을 풀은 다음 신랑은 신부를 안고 쓰러진다. 잠시 후 다시 일어나 신발과 옷을 입혀주고 같이 퇴장한다.

    상쇠는 잠시 후에 대열을 정비하고 가락을 맺는다. 상쇠가 대열을 정비하면 모든 배역들은 처음에 등장했던 순서대로 다시 마당에 들어온다. 탈을 벗고 관중들에게 인사를 한 후에 다시 탈을 청광대에 게 돌려 준 후에 관중들과 함께 춤을 추면서 난장을 튼다.

    해설

    가면 무극. 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 경상북도 안동군 풍천면 하회리에 전승되어 오는 탈놀이. 그 근원은 서낭제의 탈놀이로서, 우리나라 가면극 전승의 주류를 이루는 산대도감 계통극과는 달리 동제에 행하여지던 무의식(無意識)극적(劇的) 전승이다. 서낭제에 탈놀이를 놀았던 곳은 경사북도 안동군 일대에서는 하회리와 병산리가 알려져 왔으나, 하회별신굿은 1928년이래 중단되고 병산 별신굿도 거의 같은 시기에 중단되어 하회와 병산의 가면 12종 13개만이 국보 제121호로 지정되어온다. 계승자는 1928년 '마지막 별신굿 때 각시역을 맡았던 이창희이다.

    이 놀이는 10년에 한번씩 혹은 신탁(神託)에 따라 임시로 거행되는 별신굿의 하나로서 행해지는데, 별신굿은 먼저 섣달보름날 산주(山主)가 마을 뒷산의 서낭당에 올라가서 대를 내려 신의 뜻을 묻고, 또 마을어른들의 동의를 얻어 별신굿 준비를 시작한다. 하회리의 서낭신은 '무진생 서낭님'으로 17세 처녀인 의성김씨라고 하고, 혹은 15세에 과부가 된 서낭신으로 동네 삼신의 며느리신이라고도 전한다.

    준비과정은 먼저 부정이 없는 목수를 골라 서낭대와 내림대를 만들고, 가면과 악기 등 기타 모든 도구를 점검한다. 이어 스무 아흐렛날 동민대표들이 동사(洞舍)에 모여서 부정이 없는 사람들 중배역에 맞추어 광대 12명과 산주 외에 서무를 맡는 유사(有司) 2명. 가면관리를 하는 청광대와 무동꾼들을 선정하고 섣달그믐날부터 정월대보름날까지 합숙에 들어간다.

    섣달 그믐날부터 동사에서 합숙한 일행은 매일같이 동사 앞마당에서나 초청 받은 대갓집에 가서 탈놀이를 하는 등 14일까지 잠시도 쉴 사이 없이 지내다가, 15일이 되면 아침밥을 먹고 나서 서낭대를 모시고 서낭당에 올라가 당제를 지낸다. 제사는 산주가 주재하며, 축문은 없고 비념만으로 마을의 평안과 풍년 들 것을 축원한 다음 종일 소지(燒紙)를 올려 계속된다. 광대들은 청광대에게 각기 탈을 반납하고 15일만에 합숙에서 풀려나 집으로 돌아간다. 다만, 유사와 광대 1명, 양반광대. 각시광대만이 남아 하산하여 동네 입구에서 혼례마당과 신방마당을 치른다. 멍석 위에 장구 2개, 그 위에 고깔을 하나씩 놓아 혼례상을 마련하고, 양반광대가 혼례식을 진행하며, 각시광대와 남은 광대 하나가 각기 탈을 쓰고 신부. 신랑역을 맡아 각시가 절 두 번, 신랑이 절 한 번하고 혼례마당을 끝낸다. 이어 같은 멍석 위에서 신랑. 신부의 첫날밤 행위를 모의적으로 행함으로써 신방마당을 치른다.

    이 혼례마당과 신방마당은 17세 처녀신인 서낭신을 위로하기 위하여 치르는 것이라 하는데, 풍요의례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 신방마당이 끝나면 각시광대도 탈을 청광대에게 주고, 청광대는 탈을 동사에 봉납하고 귀가한다. 마지막으로 유사의 책임 하에 동네 입구에서 무당들이 허천거리굿을 행하여 별신굿 동안 묻어 들어온 잡귀. 잡신들을 몰아낸다.

    참고

    가면극의 주제와 사회 의식

    양반은 모든 가면극에서 반드시 등장하는데, 양반에 대한 풍자의 방식이 다양하다. 우선, 양반의 가면이 이지러져 있거나 병신으로 되어 있어 부정적 인물임을 나타낸다. 특히, 야유와 오광대에서는 여러 가지 병신 모습의 양반들이 다수 등장하여 자기들끼리 지체를 다투면서 서로의 약점을 폭로한다. 그리고 영노라는 괴물(용)이 나와 양반을 잡아먹겠다고 덤비는데, 이 과정에서 양반은 더럽고 추악한 대상으로 비유되면서 권위와 체통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만다.

    그러나 여러 가면극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며 가장 내용이 풍부하고 효과적인 양반 풍자의 방식은 말뚝이라는 민중적 항거의 전형적 인물에 의하여 진행된다. 양반이 하는 일이라고는 심심풀이로 시를 짓거나, 지체를 자랑하거나, 하인인 말뚝이를 불러 꾸짖는 것밖에 없다. 양반은 위엄 있게 꾸짖고 철저히 억압한다. 말뚝이는 양반에게 겉으로는 복종하는 체하면서 실질적으로 양반들을 우스꽝스러운 바보로 비하시킨다. 말뚝이는 양반의 어법을 흉내내며 뜻을 뒤집는 희인(戱引: parody)을 자주 사용하기에 풍자는 더욱 효과적이다. 양반 과장은 양반의 신분적 특권을 비판하고, 말뚝이로 집약되는 민중의 활력을 개방하기 위해서 민중을 억압하는 봉건적 특권은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경욱, '민속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