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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적인 각성’ [동물=인간도동물]

花受紛-동아줄 2010. 7. 21. 21:20

*‘21세기적인 각성’
*거북이 이야기
*빛 보다 빨라진 '달팽이'
*하마의 신비한 붉은 땀

‘21세기적인 각성’
진화론의 찰스 다윈은 오랜 기간 개를 관찰한 후 “개에게는 인간의 인격과 비슷한 무엇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윈의 관찰 속에는 인간에게 꼬리치는 개라고 해서 마구 다룰 수 있는 하찮은 존재는 아니라는 경고가 담겨 있다.
동물도 감정을 가지고 있음이 최근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원숭이처럼 지능이 높은 동물은 물론이고 소와 돼지를 비롯한 가축들, 심지어 거북이 같은 동물들조차 기쁨과 불안, 그리고 고통의 감정을 느낀다는 사실이 다양한 실험을 통해 밝혀지고 있다.
‘휴머니즘의 동물학’이란 역저를 펴낸 동물행동학자 비투스 드뢰셔는 그의 책에서 아들에게 왕좌를 빼앗긴 수탉의 이유없는 죽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막스플랑크 행동물리학 연구소에서 기르던 아우닥스라는 이름의 수탉은 몇 년간 암탉과 병아리들 위에 군림했다. 하지만 힘센 그의 아들이 점점 성장하고 있었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가 그렇듯 어느 날 아들은 아버지의 왕관을 벗겨 버렸다. 왕관을 되찾으려는 몇 번의 몸부림이 허사로 돌아가고 아우닥스는 어두운 창고 뒷구석에 자리를 잡고 머리를 물조리 안에 처박은 채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다. 그리곤 2주 후에 죽었다. 연구원들은 아우닥스의 죽음을 수치심에 의한 수동적 자살로 설명했다. 인간만이 감정을 지니고 있는 존재가 아니다. 동물들도 다양한 감정을 겪는다.
임금님 수랏상에까지 올랐다는 맛있는 쌀의 생산지로, 또 충효의 고장으로 이름 높은 경기도 이천시가 지금 새끼돼지 한 마리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주 국방부 앞에서 군부대의 이천시 이전 반대데모를 갖던 일부 시민들이 새끼돼지 사지를 밧줄로 묶어 당겨서 죽이는 소위 ‘돼지 능지처참’ 퍼포먼스를 벌인 사진과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퍼져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퍼포먼스에 분노한 많은 사람들은 “이천시를 면으로 강등해야 한다” “군부대를 꼭 이천으로 이전시켜야 한다”는 등 격노의 반응들을 쏟아 내고 있다. 대표적 UCC 유통망인 유투브를 통해 전세계로까지 급속히 퍼져나가면서 개고기 때문에 가뜩이나 부정적인 한국의 동물관련 이미지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사지를 밧줄에 묶인 채 버둥대며 소리 지르는 새끼돼지의 잔영이 머릿속에서 쉬 지워지지 않는다. 새끼돼지가 뭘 알겠느냐고 하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도축장의 동물들이 어떤 경로로 고통을 느끼게 되는지를 처음으로 밝혀낸 사람은 템플 그랜딘이라는 동물학자이다. 그랜딘은 자폐증 환자였다. 그는 자폐증 환자가 세상을 보는 방식이 동물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언어와 추상으로 세상을 읽어 내는 보통 사람들과 달리 자폐인들과 동물들은 세상을 하나의 그림으로 인지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갓 도착한 도축장의 낯선 환경은 동물들에게 매우 공포스런 것이며 스트레스를 유발시킨다. 이 스트레스가 육질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그랜딘은 인간책임론을 제기한다. “인간이 자연상태의 동물을 가축화시켰다. 그러니 이들을 위한 자비로운 죽음을 연구해야 할 의무가 있다.”
어차피 인간 입속으로 들어갈 고기인데 어떻게 죽이든 무슨 상관이냐는 주장은 무책임하다. 그것은 마치 어차피 죽을 사형수인데 어떤 방법으로 죽이든 무슨 상관이냐고 말하는 것과 기본 맥락이 다르지 않다. 공장화된 사육방식, 그리고 도축장에 도착하자마자 대량학살 하듯 이뤄지는 도축방식 속에는 재난이 잉태돼있다. 그 재난의 예고편을 우리는 광우병 파동을 통해 이미 한차례 목도했다.
문화비평가 제레미 리프킨은 “한 문화를 평가하는 척도는 그 사회 내의 가장 무력한 자들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집단적인 문화뿐 아니라 나아가 개별적인 인간의 수준을 잴 수 있는 척도가 된다고 생각한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당신보다 하찮고 힘없는 존재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가 바로 당신의 수준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가축 사육과 도살이 공장화, 기업화 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최근 ‘동물복지’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일부 선진 국가들이 이를 법제화 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무력한 존재를 탐욕과 착취의 대상으로만 여길 때 그 대가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돼 있다. 동물들이 행복해야 인간도 행복해 질 수 있다는 상생의 원리. 이 깨달음이야말로 최근 몇 년새 우리가 절감하고 있는 ‘21세기적인 각성’이 아닐까 싶다.


조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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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이야기



거북이는 학, 사슴과 함께 십장생에 속하는 동물이다. 거북이가 오래 산다는 것은 옛날부터 널리 알려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학과 사슴을 거북이와 같은 반열에 놓는 것은 거북이에 대한 실례다. 학과 사슴의 평균 수명이 고작 30~50년 정도인데 반해 거북이는 그 몇 배를 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인도 캘커타 동물원에서는 아드와이타라는 이름의 거북이가 죽었다. 이 거북이의 나이는 250세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보다 역사가 오래된 셈이다. 또 지난 6월에는 해리엣이라는 거북이가 176세를 일기로 호주 동물원에서 사망했다. 이 거북이는 171년 전 찰스 다윈이 갈라파고스 섬에서 잡아온 것이라 한다.
최근 들어 동물학자들의 거북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다른 모든 동물들과는 달리 거북이의 신체는 좀처럼 늙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100년 묵은 거북이의 내장이나 10대 소년 거북이의 내장은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한다. 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하지 않는 한 한없이 살 수 있는 동물이 거북이라는 것이다. 일부 암 거북이는 40~50대가 되어야 성적으로 성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런 거북이를 잡아먹는 것은 장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인간이 건강히 오래 사는 길은 야채와 과일 위주로 식단을 짜고 조금 먹으며 부지런히 운동하는 길밖에 없다는 것은 이제 공인된 진리다.
둔하고 느려 터져 보이는 거북이지만 매년 자기가 태어난 바닷가로 돌아와 알을 낳기 위해 5대양을 건너는 끈기와 집념을 갖고 있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뿐만 아니라 거북이에게는 찾아간 바닷가 모래가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갔을 때는 인근 해변으로 옮겨 알을 낳는 융통성도 있다.
또한 멍청해 보이는 눈은 1마일 떨어진 호수에 비친 햇빛을 감지하고 찾아갈 정도로 날카롭다. 최근 과학자들은 거북이가 고래처럼 초저파를 발사, 땅의 진동을 이용해 정보를 교환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거북이가 지상에 출현한 것은 2억3,000만년 전으로 추산된다. 뱀이나 악어, 심지어는 공룡보다 오래된 셈이다. 전 세계에 존재하는 거북이 종류는 250종에 달하며 남극을 제외한 전역에 흩어져 살고 있지만 불행히도 이 중 절반이 생태계 파괴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뭔가 어수룩하고 서툴며 누구도 해칠 것 같지 않은 용모를 한 거북이는 인간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파충류다. 웬만한 일에는 좀처럼 흥분하지 않고 느리지만 탄탄한 걸음으로 어떤 동물보다 멀리 가며 오래 사는 거북이는 어떻게 우리가 인생을 살아야 하는가에 관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새해에는 거북이 같은 삶을 설계해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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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보다 빨리진 '달팽이'


달팽이는 태어나면 어미의 몸을 먹으면서 자란다. 그러다가 어미의 몸이 간데 없고 등에 빈 껍질만 남으면 강물에 동동 떠내려 보내고는 '우리 엄마 시집간다'고 노래를 한단다.

자식을 위해 자기 몸을 바치는 희생의 예가 어디 달팽이 뿐이겠는가. 살모사도 그렇고 사마귀도 그렇고 모든 어미가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미천한 동물로부터 우리 사람에 이르기까지 매한가지 인 것을.

어미를 강물에 띄워 보내고도 달팽이들은 집 걱정이 없다. 녀석들은 운이 좋게도 나면서부터 부모에게서 집을 한 채 씩 받아 등에 달고 나왔으니 주택적금을 쌓아갈 필요도 없고 지겹게 전세로 전전하는 무주택의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된다.

얼마나 복 받은 녀석들인가 말이다. 집 한 채 마련하려면 죽으라고 평생을 몽땅 털어 다 바쳐야하는 서민들에 비하면 말이다. 어찌보면 둥그런 달 모양을 하고 또 달리 어찌보면 얼음판에 쌩쌩 팽이를 닮아 보여 그렇게 이름이 지어졌을 달팽이를 한자로는 '와우'라고 한다. 소 우(牛)자가 있는 것을 봐서 느릿느릿한 의미를 가졌음에 틀림없다.

그런가 하면 와우각상전(蝸牛角上戰)이란 말이 있는데 이는 좁은 세상에서 하찮은 일로 아옹다옹 다툴 때를 일컫는다. 과연 이렇게 달팽이는 느리고 째째하고 볼품없는 것에 지나지 않는 미물일 뿐일까.

오늘날 인터넷이 널리 사용되면서 기존의 물리적인 주소보다는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는 경우가 더 늘어나고 있다. 우체국을 통해서 전달되는 기존방식의 주소는 달팽이처럼 느리다하여 s-메일이라 부르는데 반해 빠른 전자우편은 e-메일이라 부른다.

e-메일 주소를 알려 주려면 알파벳을 하나하나 읽어가다가 @기호에 이르게 되는데 영어로는 이것을 '앳(at)'이라고 읽지만 나라마다 이 기호를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스웨덴 사람들은 '스너벨(코리끼코)' 이라고 부르고 중국사람들은 '샤오라오스(생쥐)'로 읽는다. 우리는 한때 '돼지꼬리'라고 부르기도 했지만 주로 '골뱅이 혹은 달팽이'라고 한다.

영어로 그것이 껍질이 있으면서 돌돌 말려 있는 것은 땅이나 물에 사는 다슬기 골뱅이를 다 같은 달팽이 무리로 대개 snail이라 부르니 어느 쪽이든 아무리 봐도 우리의 별명이 제일 으뜸이다. 그 속에 삶의 의미와 방향이 있기 때문이다.

머리의 더듬이는 각자의 삶 속에서 분출하고픈 욕망이 내재된 삶을 닮았고 돌돌 말린 집은 억압된 삶 속의 한계에 도전하려는 노력과 극복해야하는 일종의 '틀'과 같다. 허나 이 돌돌 말린 나선형의 '틀'은 무한성을 갖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무한히 선회하는 나선형의 움직임 속에는 과거 현재 미래가 응집되어 있어서 나선형으로 우리가 성장해 갈 때 같은 장소로 돌아오는 것 같지만 실은 더 나은 경험을 가지면서 나선의 더 높은 곳으로 도달해 가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이제 느림과 여유의 미학을 의미하던 달팽이는 더 이상 느림보 소걸음의 와우가 아니다. 마치 느림보 거북이가 악을 무찌르는 무사 닌자 터틀이 되어 나타났듯이 우리의 느림보 달팽이는 사이버 문패를 달고 눈깜짝 할 사이에 전 세계를 도는 초고속 번개돌이 골뱅이가 되어 한시도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벗이 되었다.

제 몸을 내어주고 강물에 떠내려가는 아무 쓸모없이 버려진 빈집이 아니고 많은 소식을 가득 담아 옮겨주는 빛의 전령인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나선형의 아름다운 집을 짓는 삶의 양식까지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는 것이다.


김학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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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의 신비한 붉은 땀



하마는 육서동물 중 코끼리 다음으로 체격이 크다. 몸길이 4.6미터 어깨높이 1.5미터 몸무게 4.5톤에 60센티미터나 되는 큰 송곳니를 지닌 하마도 있다.

이런 아프리카 최강의 맹수가 사람들의 귀여움을 받게 된 것은 160년 전 오바야스 (Obaysch)라는 야생 하마가 런던 동물원에 입양된 이후다. 괴물처럼 생긴 이 동물을 구경하기 위해 매일 1만 명 이상의 입장객이 몰려 들었다.

1828년 세계 최초로 설립된 학술용 동물원인 런던 동물원은 1847년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미국에선 1861년 뉴욕시의 아메리칸 박물관에서 하마를 들여와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뜨거운 햇볕 아래서 땀 흘리는 하마를 관찰해보자. 초기에는 투명한 땀이 흐르지만 곧 붉은색으로 변한다. 혈액같은 끈적끈적한 액체가 피부에서 스며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을 비롯한 포유동물의 피부에서 분비되는 땀은 99%의 물과 1%의 염분 요소 젖산으로 구성돼 있다.

개는 피부에 땀샘이 적어 피부로는 땀을 흘리지 않는다. 주로 코끝과 발바닥을 통해 땀이 분비되기 때문에 아주 더울 때는 입을 크게 벌리고 혀를 내밀어 체온을 조절한다.

붉은 땀을 내뿜는 동물은 하마뿐이다. 그동안 하마의 땀에 대해 많은 연구가 진행돼 왔다.

최근 일본 동경대학 과학자들이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그간의 연구를 발표했다.

동경대학팀은 하마의 붉은 땀을 채취해서 분석한 결과 두 가지 색소를 발견했다고 한다. 하나는 히포수도릭산이라는 붉은 색소와 노르히포수도릭산이라는 오렌지색의 색소이다.

이 두 색소는 하마의 피부를 태양으로 부터 보호하는 선크림 역할을 하고 있으며 특히 붉은 색소는 항박테리아 작용으로 세균번식을 억제한다. 야생에서 하마는 자주 싸워 온몸이 긁히고 물려 상처투성이지만 히포수도릭산 색소로 인해 감염되지 않고 상처가 빨리 회복된다는 것이다.

하마는 위가 4개 있는 초식 동물이라는 점에서 소와 비슷하다. 머리와 목 입이 굉장히 큰 반면 눈과 귀 코는 매우 작고 얼굴 위쪽으로 몰려있다. 그래서 낮에는 눈과 귀 코만 물위에 내놓고 생활한다. 밤이 되면 풀을 뜯기 위해 뭍으로 나와 초원을 몇 km씩 돌아 다닌다. 이때 뜯어먹는 풀의 양은 하룻밤에 무려 100~200kg이다. 과학자들은 하마의 붉은 땀에 대한 생화학적 분자구조를 연구중이다. 하마 연구를 통해 선크림 항세균제 등이 개발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