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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동중독~~전화상담만으로도 치료가능

花受紛-동아줄 2009. 10. 8. 22:30

성폭력 등 사회문제 일으키기도 전화상담만으로도 중독 치료 효과 부부가 함께 치료 받는 것이 중요

중소기업 이사였던 김철민(가명·52)씨는 새벽만 되면 일어나 어둠 속에 컴퓨터를 켠다. 그가 컴퓨터를 켜고 매일 밤 들어가는 곳은 인터넷 야동 공유카페. 까페 대여섯 곳의 회원인 그는 매일 업데이트되는 동영상을 다 봐야만 잠을 이룰 수 있다. 이 생활이 2년여쯤 됐을 때 김씨에게 독특한 변화가 생겼다. 노출증이 생긴 것. 급기야 회사에서 여직원이 혼자 쉬고 있는 휴게실에 들어가 성기를 노출하는 사고를 쳤다. 두번째 성기노출 사고를 저지른 뒤 회사에서 해고됐다. 부인과의 성관계 장면을 찍은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려다 부부 사이에 심각한 불화까지 생겼다.

 

■어떻게 어른을 망치나?

인터넷을 포함한 음란물 중독은 청소년들에게만 문제가 되는 것으로 여겨졌다. 이 때문에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음란 사이트를 차단하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개발돼 있고, 일부 가정에서는 컴퓨터를 거실에 두기도 한다.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내용에 문제가 될만한 경우에는 '성인 인증'을 요구하며, '19금' 등으로 청소년 유해 가능성을 경고하는 문구를 붙여놓기도 한다. 그렇다면 음란물은 청소년들에게만 문제가 되는 것일까? 전문가들의 답은 'No'다. 음란물은 성인들에게도 청소년과 비슷한 정도의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잇따르고 있다.

음란물 중독의 가장 큰 폐해는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지속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인터넷중독 예방상담센터에서 상담을 맡고 있는 한국성서대 김성 교수는 "음란물 중독 사이클은 가속도가 붙는다. 점점 더 자극적인 내용을 찾게 되므로 정상적인 부부관계에서는 불감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음란물에 중독되면 부부관계를 거부한 채 음란물로만 만족을 찾으려고 하거나, 부인에게 비정상적인 성관계를 요구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음란물 중독은 몸도 망가뜨리기 쉽다. 알코올 중독처럼 건강 상의 문제가 단기간에 나타나지는 않으나, 오래 지속되면 건강에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음란물은 가족들과 함께 있을 때는 보기 힘들기 때문에 주로 깊은 밤에 어두운 방에서 보는 경우가 많아 수면부족과 전신 피로감이 누적되고, 시력도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음란물 중독이 심해져 관음증이나 노출증 등 이상 성 행동으로까지 이어지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거나,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학교나 직장 등 사회생활도 정상적으로 하기 힘들어진다. 전날 밤 본 음란물 속 장면들이 잔상으로 남아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어지고, 업무 도중 성인 전용 PC방을 찾기도 한다. 심한 경우 음란물 모방을 시도하다 성폭력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 일으키기도 한다.

한국컴퓨터생활연구소 어기준 소장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을 일으킨 성인들의 상당수가 음란물 중독자"라고 말했다. 연세성건강센터 배정원 소장은 "청소년들은 음란물에 중독되면 부모들이 이끌고라도 병원이나 상담센터를 찾지만 어른들은 대부분 음란물을 보는 것을 숨기기 때문에 발견이 쉽지 않고 배우자나 가족들에게 알려져도 상담이나 치료를 거부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배 소장은 "요즘처럼 음란물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사회에서 음란물 중독은 한 번 빠지면 정신은 물론 가족이나 사회적 관계를 모두 파탄시킬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라는 사실을 가정이나 사회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음란물 중독자 대부분은 대인 관계 기술이 부족한 사람

아직까지 음란물 중독에 대한 공식 정의는 없지만, 음란물 중독도 도박 중독처럼 '행위 중독'의 일종으로 본다. 일반적으로 행위 중독은 관련 행위에 과도하게 집중해 일상 생활에 장애를 받는 것이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신영철 교수는 "행위 중독에 빠지면 자기 통제력을 상실해 끊고 싶어도 끊을 수가 없고, 하지 않으면 불안한 느낌이 드는 금단증상이나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되는 내성 등이 생긴다"고 말했다.

음란물 중독에 빠지는 원인은 ▲유년기의 가정환경 ▲현재의 부부관계 등 관련 요소가 매우 다양하므로 한 가지로 규명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음란물 중독에 빠진다고 해서 어떤 특정한 정신과적 문제가 있는 사람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국성과학연구소 이윤수 소장은 "음란물 중독인 것 같다고 상담을 받으러 오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겉보기에는 아무 문제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상담해보면 대인관계나 사회적응 기술이 떨어지거나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중앙대병원 정신과 이영식 교수는 "남성들에게만 나타났던 음란물 중독이 최근에는 여성들에게도 조금씩 문제가 되고 있다. 우울증에 걸린 주부들 중에 우연히 음란물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중독돼 심한 죄책감이나 자기 비하 때문에 병원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치료는 어떻게?

대부분의 중독처럼 음란물 중독도 치료가 쉽지 않다. 일단 음란물이 가지는 음성적 특성 때문에 자신이 음란물 중독에 빠졌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밝히기가 쉽지 않아 조기발견이 어렵고, 아직 확실한 치료법이 없으며 치료를 맡을 기관도 드물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방법은 전화상담이다. 한국남성의전화 이옥이 소장은 "음란물 중독은 처음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어렵지만, 일단 전화상담만이라도 받기 시작하면 자신이 음란물 중독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므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지행동 치료도 동원된다. 니코틴이나 알코올 중독 치료에서처럼 음란물을 보고 있을 때 쓰레기 냄새를 맡게 한다든지 미세한 전기 자극과 같이 기분 나쁜 환경을 만들어 뇌에서 음란물을 보는 것을 나쁜 기억으로 저장하게 만드는 것이다.

운동이나 다른 분야로 관심을 돌려 음란물 중독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방법도 있다. 대인관계 기술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배우자를 비롯한 주변사람들과 친밀하고 진실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기도 한다.

드물지만 약물치료도 한다. 몸 속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은 쾌락을 느끼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일반적으로 도파민 수치가 높은 사람은 중독에 잘 빠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도파민 수치를 낮추는 약을 복용케 하거나, 성에 대한 욕구가 너무 커 문제가 될 때에는 성욕을 담당하는 호르몬의 하나인 테스토스테론을 낮추는 약을 쓸 수도 있다.

한국성서대 김성 교수는 "음란물 중독은 배우자와 함께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부부가 함께 2~3개월간 치료 받으면 70~80%는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음란물 중독 체크리스트 

0=결코 아니다 1=아주 드물게 그렇다 2=가끔 그렇다

3=종종 그렇다 4=자주 그렇다 5=항상 그렇다

1. 인터넷 접속 시 음란물에 적지 않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2. 인터넷 접속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 가족이나 친구들이 염려한다.

3. 음란물을 보는 데 오랜 시간을 허비하는 것으로 인해 가정, 학교 또는 직장에서 해야 할 일을 잘 수행하지 못한다.

4. 누군가가 인터넷에서 무엇을 했느냐고 질문할 때 숨기거나 방어적인 태도를 취한다.

5. 음란물사이트 접속이 불가능해지면 불안해지거나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화가 난다.

6. 음란물이 없는 생활은 따분하고 공허하며 재미가 없을 까봐 염려한다.

7. 스트레스가 많은 날이거나 어떤 일을 마친 다음에는 음란물을 본다.

8. 인터넷 음란물 사용에 방해를 받으면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낸다.

9.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가족, 친구 등)에게 인터넷에서의 성적 접속을 숨기려고 한다.

10. 음란물 사이트를 발견하면 컴퓨터 즐겨 찾기에 추가 한다.

11. 인터넷 음란물 이용으로 밤을 새거나 잠을 자지 못한다.

12. 인터넷 음란물을 사용하지 않을 때 사이버섹스에 대한 환상에 빠진다.

13. 성적으로 새로이 눈뜨거나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다음 인터넷 접속을 한다.

14. 현실생활에서 평범하게 채워지지 않는 성에 대한 환상을 맛보기 위해 익명의 대화나 사이버 섹스를 하곤 한다.

15. 오로지 성적해소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채팅(화상 포함)을 하거나 개인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시간이 많다.

16. 음란물을 보거나 사이버섹스를 한 후 수치심이나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17. 인터넷을 통해 비정상적인 성적 행동을 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속인 적이 있다.

18. 음란물을 볼 때마다 자위행위를 한다.

19. 배우자나 이성친구와 성관계를 맺는 것보다 음란물을 보는 것이 더 편하고 좋다.

20. 음란물에서 본 장면을 화상채팅으로 경험해보거나 실제적인 성행동으로 옮기려고 시도해 본 적이 있다.

0~30점이면 비중독, 31~49점이면 경미한 중독, 50~79점이면 중등 중독, 80~100 심각한 중독


 ※자료: 미국 온라인중독센터 설립자 킴벌리 영(K.Young)의 사이버섹스중독증 검사지(The Cybersexual Addiction Index: CAI)를 바탕으로 한국성서대학교 김성 교수가 수정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 hy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