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요의 지방별 분류와 창법
우리 나라 말이 고장마다 달라서 지역마다 고유의 사투리가 있듯이
소리 또한 가락이 달라서 저마다 ‘토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토리’란 민요를 구성하고 있는 음과 그 음들의 기능,
음이 움직이는 방식, 발성법, 장식음, 사용법등을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1) 전라도 소리
전라도 소리는 거의 ‘육자배기’ 토리로 되어 있습니다.
육자배기 토리란 육자배기를 위시한 전라도 소리의 음악적 특징을 일컫습니다.
이 토리의 구성음은 ‘미, 솔, 라, 시, 도, 레’인데, ‘미, 라, 시’가 주요음입니다.
이 토리의 시김새를 보면 ‘미’에서 떠는 목을 많이 쓰고
‘레’나 ‘도’에서 시로 흘러내리는 목을 많이 씁니다.
이 토리는 슬픈 느낌을 주며 시갬새가 짙어서 음악적 표현이 강합니다.
<육자배기>, <진도아리랑>, <흥타령>, <새타령>, <농부가>,
<날개타령>, <까투리타령>, <둥가타령(남원산성)>, <강강술래>
등과 같은 종류가 있으며, 흔히 남도 민요라고도 합니다.
가락의 특성이 강하여 전라도 일반적인 조에서 볼 수 있는 ‘떠는
목’, ‘평으로 내는 목’, ‘꺽는 목’ 따위를 다양하게 구사합니다.
특히 첫음을 강하게 냄으로써 목소리를 꺽는 듯한 느낌을 주며,
그 중심이 되는 음보다 반음에서 3도쯤 높은 음에서부터 꺽어서 흘립니다.
장단은 중몰이, 중중몰이가 많이 쓰입니다. 형식은 저마다 다른 사설에 같은
가락을 붙여 부르는 장절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2) 경기도 소리
‘경토리’라고도 하는 경기도 소리는 대체로 맑고 깨끗하여 경쾌하고 분명한 것이 특징입니다.
음악적 특징은 가락의 굴곡이 유연하고,
전라도의 반음기법은 전혀 볼 수 없으며, ‘떠는 목’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 지역은 두가지 선법이 나타나는데
<창부타령>과 같은 ‘솔, 라, 도, 레, 미’의 구성음인 평조와 <한강수타령>과 같이 ‘
라, 도, 레, 미, 솔’인 계면조입니다.
<창부타령>, <노랫가락>, <닐리리야>, <도라지타령>, <베틀가>,
<는실타령>, <이별가>, <군밤타령>, <경복궁타령>, <풍년가>,
<한강수타령>, <방아타령>, <잦은 방아타령>, <양산도> 등이 있습니다.
특히 이 지방에는 선소리가 있습니다. “남도에는 판소리요,
서도에는 선소리”란 말이 있는데, 선소리 중 <산타령>의 가사 내용은
전국의 유명한 산과 자연의 경치를 풍류객의 눈으로 즐거이 읊은 것입니다.
<놀량>, <앞산타령>, <뒷산타령>, <잦은 산타령>의 네가지 곡으로 저마다 다르게
구성되어 독립성을 띠면서 서로 이어져 있는 모음곡으로 되어 있습니다.
3) 경상도 소리
‘메나리토리’라고도 하는 경상도 민요는 강원도와 같이 느린 것도 있으나 빠른 것이 더 많다.
<밀양아리랑>같이 세마치 장단으로 불리는 것도 있고,
<골패타령>과 <쾌지나칭칭나네>와 같이 굿거리, 자진모리 장단으로 불리는 것이 있습니다.
가락은 메나리조가 많은데 빠르게 불리는 것은 슬픈 느낌을 주지 않고 굳굳하고 씩씩한 느낌을 줍니다.
경상도 민요의 선율은 ‘라, 도, 레, 미, 솔’의 5음계로 되어 있어 ’라‘로 시작하여 ’라‘로 끝나며
단순한 장절 형식을 이루고 있습니다.
많이 알려진 통속민요는
<밀양아리랑>, <울산아가씨>, <쾌지나칭칭나네>,
<뱃노래>, <담바구타령> 등이 있으며
전통 민요로는 지방마다 <모심기소리>, <논매기소리>,
<보리타작소리>와 <나뭇군 신세타령> 등이 있습니다.
4) 충청도 소리
충청도는 전라도, 경상도, 경기도에 둘러싸여 있는 만큼 민요의 경우도
이 주변 지역의 음악 문화와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충청도의 서남쪽에는 전라도와 같이 <상사소리(농부가)>가 불리고
동쪽에는 강원도와 같이 <아리랑>이 불리고 있습니다.
서남 지역은 전라도와 가까운 만큼 육자배기 소리로 된 민요가 있는데,
느린민요는 구슬프고, 빠른 민요는 흥겹고 구성진 느낌을 줍니다.
동부지역은 경상도와 강원도에 가까운 만큼 메나리조가 많은데 느린 민요는
처량하고 빠른 민요는 씩씩한 느낌을 줍니다.
부여 지방의 <산유화>가와 충주 지방의 <탄금대타령> 등이 있습니다.
5)평안도 소리
<수심가>를 대표적인 민요로 꼽는 평안도 민요는 느리고도 애수가 깃든 감정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평안도와 황해도 함경도 지방에서 불리는 이 소리는 주로
‘수심가토리’로 어딘지 모르게 한이 맺힌 듯한 느낌을 줍니다.
<수심가>, <엮음수심가>, <잦은난봉가>, <잦은 아리>,
<안주 애원성>, <산염불>, <잦은염불>, <긴난봉가>, <몽금포타령> 따위가 있습니다.
선율은 낮은 음에서 시작하여 차츰 올라가서 크게 질러내고 다시 슬슬 내려오면서 떠는 소리로 끝맺습니다.
창법은 특수하여 콧소리로 얕게 탈탈거리며 떠는 소리로 길게 쭉 뽑다가 갑자기 속소리로 콧소리를
섞어가며 떠는 것이 특징입니다. 장단은 <수심가>처럼 일정한 장단이 없거나 불규칙한데,
도드리, 굿거리, 세마치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