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필,선♧/哲學.心理學

알기쉬운심리학

花受紛-동아줄 2008. 9. 5. 23:14

칭찬, 긍정의 시대 화두로 다시 떠오르다

“한판 붙자는 말이냐.”

“실적을 평가해서 연봉을 차별화하고….”

“일부 사원은 구조조정 대상이 되며….”

최근 몇 년 동안 참 많이 들은 소리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싸워서 이겨야 평가받는 세상.

주변에서 이처럼 ‘거친 말’이나 ‘위협하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었다.

반작용 때문일까. 최근 서점가에는 칭찬과 기대의 효과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들이 즐비하다. ‘시크릿’ ‘해피어’ ‘긍정의 힘’ ‘몰입’ 같은 책들이 베스트셀러 진열대에 올라있다.

오로지 실적을 위주로 평가하던 기업에서도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당장 눈앞의 구체적인 수치보다는 직원들을 어떻게 하면 칭찬하고 격려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남을 깎아내리는 거친 말에 손사래를 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건국대병원 정신과 하지현 교수는 “비판이나 위협은 사람을 긴장하게 하고 피로를 불러 온다”며 “칭찬이 결핍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최근에는 대중적으로 칭찬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 없던 잠재력도 끌어낸다는 칭찬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까. 여기, 스스로를 칭찬하는 사람부터 부부끼리, 또는 동료끼리 칭찬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로부터 칭찬의 효과와 노하우를 배워본다.

○자신을 칭찬하는 사람들

개발도상국의 사회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을 돕는 비정부기구(NGO)인 지구촌나눔운동 모금팀장 이아영 씨.

그는 두세 달에 한 번은 ‘나와의 데이트’를 즐긴다. 동료도, 친구도 없이 혼자 서점이나 갤러리를 찾아 책을 읽거나 미술 작품을 감상한다. 이 시간만큼은 오로지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다. 가끔 자신에게 편지를 써서 부치기도 한다.

이 씨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 자신이 소진돼 간다는 느낌이 들어 나를 격려하는 이벤트가 필요했다”며 “누구라도 자신과 데이트를 해보면 시간과 사람들 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광고대행사 웰콤의 이상진 기획국장은 2006년 12월 대기업 계열의 한 생활용품 회사 광고 수주를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8만 원짜리 만년필을 자기 자신에게 선물했다. 모든 ‘광고장이’가 그렇듯이 이 국장도 10년 넘게 정답이 없는 아이디어 싸움을 하고, 마감 시간에 맞춰 기획서를 내느라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일을 끝내면 초등학교 2학년 아들과 남편을 위해 투자했던 시간을 보상하기로 한 것이다.

그는 “남에게서 받는 칭찬은 의례적일 수 있지만 스스로 칭찬하면 훨씬 기운이 난다”며 “1년에 한두 번 내게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사면 기분이 좋고 늘 함께할 수 있는 품목들로 칭찬 상품을 구성하면 좋다”고 말했다.

[영상]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수고했어” 한마디에 행복 두배, 능률 세배

파스퇴르유업 인사총무팀 구철회 대리는 지난해 도전했던 사내(社內) 금연프로그램에 성공해 회사에서 10만 원짜리 백화점상품권을 받았다. 예전에는 공짜 상품권이 생기면 부모나 조카에게 주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기에 돈을 더 보태 38만 원짜리 산악자전거(MTB)를 샀다. 자기 자신에게 선물하기 위한 것이다.

“32년 인생에서 무언가 결심하고 이를 이뤄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는 구 대리는 대견한 자신을 어떤 식으로든 보상해 주고 싶었다. 요즘 그는 하루 1, 2시간 MTB로 운동하며 건강을 다지고 있다.

맞벌이를 하는 회사원 김철준·양문영 씨는 서로를 칭찬하는 부부다. 결혼 생활 8년 동안 기념일마다 “다툼 없이 살아줘서 고맙다”며 칭찬의 선물을 한다.

2005년 결혼기념일에는 그동안 서로에게 보낸 편지를 책으로 엮기도 했다. 남편의 생일에 아내는 관광지마다 찍어둔 부부의 뒷모습을 액자에 담아 ‘늘 한 곳을 바라볼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편지를 써 보냈다. 언젠가는 ‘감사장’을 만들어 보낸 적도 있다.

처음에 아내에서 남편으로 향하던 일방통행식 칭찬은 이제 부부의 대화수단이 됐다. 지난해 화이트데이 때 남편은 이승환의 ‘세 가지 선물’의 가사 내용에 맞는 부부의 사진을 동영상 파일로 담아 음악과 함께 아내에게 선물했다. ‘처음 이 노래를 들려줬을 때의 서로 사랑하던 마음이 여태까지 남아 있는 것에 감사하다’는 편지와 함께.

○칭찬의 힘, 비난의 힘

개인뿐만 아니다.

홍보대행사 레브커뮤니케이션은 지난해부터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다음 날은 결과와 상관없이 관련 직원을 칭찬하는 ‘몸 푸는 데이’를 연다. 타이 마사지 숍에서 스트레스를 풀거나 동해 바다로 달려가 회를 먹곤 한다.

LG마이크론은 팀마다 ‘비타민 씨(氏)’를 한 사람씩 임명해 이벤트 개최 등 조직문화를 활성화시키는 기획을 맡긴다. 칭찬 쿠폰을 운영하는 회사도 많다.

미국의 인적자원관리협회(SHRM·Society for Human Resource Management)가 매년 주관하는 인재관리 국제콘퍼런스의 화두도 최근 몇 년 동안 직장 내 행복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였다. 매년 하위 10%의 구성원을 퇴출시키는 등 ‘성과관리’로 유명한 제너럴일렉트릭(GE)조차 요즘은 직원의 기를 어떻게 하면 잘 살릴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조범상 선임연구원은 “기업들은 몇 년 전만 해도 조직원들을 공정하게 평가해 보상하는 방법을 고민했지만 이제는 지나친 성과주의 때문에 조직의 피로도가 쌓이다 보니 조직원을 칭찬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칭찬은 어떤 힘이 있기에 개인도 기업도 이렇게 노력하는 것일까.

기대와 칭찬의 힘은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 로버트 로젠탈 교수 등이 연구한 ‘피그말리온 효과’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미국의 한 초등학교에서 37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지능지수(IQ) 검사를 한 뒤 이 중 무작위로 20%의 학생을 뽑아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할 아이’로 담임교사에게 통보했다. 무작위로 뽑았기 때문에 20%에는 진짜 뛰어난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가 섞여 있었다. 이렇게 하니 원래는 뛰어나지 않았던 아이였지만 교사의 기대를 받은 아이는 8개월 뒤 실제로 IQ가 높아졌다고 한다.

반대로 비난도 큰 힘을 가진다.

회사 상사가 특정 부하에 대해 성과가 나쁠 것이라고 단정하고 “자네는 그거밖에 안 되나”라는 말을 자주 하면 똑똑하던 사람도 나중에는 실제로 업무성과가 떨어지게 된다. 인사관리 담당자들은 이를 ‘가혹화의 오류’ 또는 ‘낙인효과’라고 부른다.

서울백병원 정신과 김원 교수는 “칭찬으로 인간의 행복감과 잠재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긍정심리학’을 주장하는 마틴 셀리그먼,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등 해외 저명 심리학자들이 최근 한국에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국 사회가 이제는 선진국처럼 구성원의 행복과 복지 문제를 많이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칭찬의 노하우

그렇다면 칭찬은 어떻게 해야 할까.

뻔히 아는 가족이나 동료를 눈앞에 두고 칭찬을 하자니 쑥스럽고 입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때로 칭찬은 ‘무임 승차자’를 양산해내기도 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칭찬하는 방법이 따로 있다고 말한다. 자녀라면 아이가 공감할 수 있는 만큼만 칭찬해주는 게 좋다.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신민섭 교수는 “밥상을 차릴 때 숟가락을 놓아주거나 동생을 잘 데리고 놀았을 때 등 명백한 상황에서 칭찬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시험을 망쳐서 속상해하고 있는 자녀에게 “괜찮아”라고 한다면 자녀도 부모가 솔직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 대신 “엄마가 이렇게 속상한데 너는 얼마나 속상하고 실망했겠니. 하지만 다시 기회가 있으니 포기하지 말고 잘해 보자”라고 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직장 동료를 칭찬하려면 칭찬 받을 행동을 한 그 자리에서 진심을 담아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있을 때 공개적으로 칭찬하는 게 효과적이다. 늘 칭찬받는 부분이 아닌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던 변화를 끄집어내 하는 칭찬이 효과가 크다.

자신을 칭찬하려면 하루에 하나씩 자신의 장점을 찾아 일기로 써본다. ‘칭찬 잘하는 아내’ 양문영 씨는 “처음에는 대가를 바라고 칭찬하다 나중에는 칭찬받는 남편을 보는 내 스스로가 즐거워 칭찬하게 됐다”며 “칭찬도 사랑과 마찬가지로 자꾸 해야 느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곧 설이다. 기업들의 승진 및 보직이동 인사도 잇따라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에게 진심을 담아, 또 승진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담아 칭찬을 전해보자.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소외된 마음쯤이야 훨훨 털게 할 수 있지 않을까.

■ 칭찬 10계명

- 칭찬할 일이 생기면 즉시 칭찬하라

- 잘한 점을 구체적으로 칭찬하라

- 가능한 한 공개적으로 칭찬하라

- 결과보다는 과정을 칭찬하라

-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듯 칭찬하라

- 거짓 없이 진실한 마음으로 칭찬하라

-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꾸면 칭찬할 일이 보인다

- 일의 진척사항이 여의치 않을 때 더욱 격려하라

- 잘못한 일이 생기면 야단치기보다 관심을 다른 방향으로 유도하라

- 가끔 스스로를 칭찬하라

자료: 켄 블랜차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글=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사진=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디자인=공성태 기자 coonu@donga.com

 

---------------------------------------------------------------------------------------------------

 
종이신문보기

“뾰족한 물건이 있다면 그걸로 엄마를 아프게 하고 싶어.”

싱글 맘인 이모씨는 얼마 전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의 ‘고백’으로 충격을 받았다.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어린이감정디자인전’을 관람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다. 불평 없이 착하기만 했던 아이가 “엄마와 아빠는 왜 함께 살면 안 되는 거야?” 하며 그간 참아온 눈물을 터뜨린 것이다. 범생이로 소문난 열두 살 민호도 전시장에서 엄마를 놀라게 했다. “별다른 고민이 없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분노 지수를 체크해 보니 폭발하기 직전의 단계로 나온 거예요.”〈그래픽 참조〉

‘어린이감정디자인전’은 아이들이 자기 감정을 바로 보고 건강하게 표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색 전시. ‘불끈(분노)방’ ‘눈물방’ ‘사랑방’ ‘포옹방’으로 나눠진 섹션에서 아이 스스로 감정의 흐름을 느끼고 조율할 수 있게 꾸몄는데, 소리 없이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중이다. 전시뿐 아니다. 감정, 감성의 가치를 다룬 책 출간은 요즘 어린이 책 분야의 커다란 트렌드가 됐다. 소아정신과 전문의인 노규식 연세휴클리닉 원장은 “외동이의 급증, 과도한 사교육의 부작용, 이혼·재혼 가정의 증가 속에서 자녀를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키우는 것이 많은 학원에 보내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걸 부모들이 깨닫고 있는 증거”라고 말했다.



◆하루에 딱 20분만… 아이가 달라져요

아이가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하고 컨트롤하기를 원한다면 어린 시절 충분한 놀이와 판타지를 경험하게 해야 한다. 미술치료사인 이원영 아트깸 대표는 “유아기의 다양한 놀이는 감정을 자연스럽게 발산하도록 유도한다”면서 “장난감이 아니라 부모나 친구가 어우러진 관계 속에서 충분히 즐기게 하라”고 조언한다. 노규식 원장은 “하루 20분 이상 아이가 원하는 방식대로 놀아주라”고 강조한다.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건강하게 표출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다고 감정을 지나치게 절제하란 뜻은 아니다. “ ‘착하다’, ‘씩씩하다’는 말을 칭찬으로 여기고 살아온 부모 세대는 ‘화 내는 것은 나쁘다’, ‘우는 것은 부끄럽다’는 고정관념을 아이들에게 심어줄 수 있는데 오히려 억압이 된다”는 것. “우는 아이에게 ‘울지마’ 하면서 사탕을 주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아요. 실컷 운 뒤 감정이 맑아지는 경험을 해봐야 합니다.”



◆잘못된 행동만 지적하라, 그리고 격려를

부모의 잘못된 체벌도 자녀의 감정 성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 말로 타이를 수 있는데 무조건 매를 드는 것, 언어폭력이 이에 해당한다. “잘못된 행동만 지적해야지, ‘너는 항상 왜 그러니?’ 같은 식으로 아이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감성을 비뚤어지게 하는 지름길입니다.” 자기 마음대로 안되면 떼를 쓰는 외동이의 경우도 부모가 지혜롭게 대처하면 바로잡을 수 있다. “무작정 떼를 쓰면 어떤 보상을 받을지 미리 예고한 뒤 벌칙을 정합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한 번은 경고하고 두 번째에는 벌칙을 반드시 이행해야 합니다. 자꾸 봐주기만 하면 감정 조절 훈련은 중단됩니다.”

아이가 감정을 마음껏 분출할 수 있게 집안에 다양한 장치를 마련해놓는 것도 유용하다. ‘어린이감정디자인전’(www.idesignstory. com) 을 기획한 정은영씨는 “전시장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곳이 ‘숨는 방’이었다”고 말한다. 그 밖에 ?화가 난 이유를 종이쪽지에 적어 메모꽂이에 꽂았다가 하루 이틀 지난 뒤 부모와 함께 읽어보기 ?거울 앞에서 “나는 멋있어” “지금 내 모습을 사랑해”라고 말해보기 ?행복했던 순간을 카드에 적어 베란다 나무 화분에 걸기 ?하루에 한번 엄마 아빠와 포옹하기 등이다.



◆산만하면 보라색, 우울하면 주황색

‘컬러 테라피’ 기법도 도움을 준다. 김영희 서경대 교수는 떼쓰고 고집 피우는 아이는 올리브 그린 색상의 공간에서 놀이를 하거나 같은 색상의 면 소재 옷을 입히면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우울하고 소심한 아이에게는 창의와 에너지를 상징하는 노랑과 주황 계열의 공간이 좋다. 배 아랫부분을 주황색이 감쌀 수 있게 티셔츠나 반바지, 치마를 입히는 것도 방법. 들뜨고 산만한 아이를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색깔은 보라색이다. 아이의 화난 감정을 정화시키는 데도 컬러 테라피는 도움을 준다. “습기가 있는 도화지에 붉은 물감을 칠하게 하면 그 번지는 핏빛 질감 때문에 눈물을 터뜨립니다. 이때 다른 붓으로 초록 물감을 덧칠하게 하면 울음을 뚝 그치지요. 실컷 울고 난 뒤 속이 시원해지면 노랑으로 감싸주세요. 새로운 에너지가 솟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을테니까요.”

 

--------------------------------------------------------------------------------------------------

화를 풀면 인생이 풀린다”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화를 잘 내지 않는 사람으로도 유명합니다. 탁월한 분노 관리자인 셈이죠. 인생 철학을 묻는 질문에 그는 늘 ‘나 자신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배려하고 이해하고 존중하려 한다’고 대답합니다. ‘상대의 입장에서 바라보라’는 것이 분노 관리의 핵심입니다.”

      분노·스트레스 전문 심리학자 전겸구 미국 유타대 건강증진학과 교수는 “화가 풀리면 인생이 풀리고, 화를 잘 다스리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중요한 건 분노를 건강하게 풀어내는 능력은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몇 번 명상을 한다고, 성찰에 관한 좋은 책 한두 권을 정독한다고 해서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 미국에서는 ‘앵거 매니지먼트(분노조절)’라는 용어가 따로 있을 정도다. 그 비결을 ‘똑똑하게 화를 다스리는 법’(21세기북스)에 담았다. 국내 심리학자들과의 분노 관리 워크숍을 위해 잠시 귀국한 전 교수를 만나 분노 해소 노하우를 들었다.
    • 파괴적인 분노가 나를 죽인다… 일단 30초만 참아라

      우선 ‘분노’라는 감정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분노란 우리 삶에 꼭 필요한 감정이지요. 누군가에게 공격 받을 때 대항할 힘을 제공하고, 자신의 존중감이 유지될 수 있게 도와주며, 상대와 경쟁할 수 있는 에너지의 원천이니까요.”

      중요한 것은 분노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하고 파괴적인 분노를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세 가지 원칙을 머리에 새겨둬야 한다. 첫째, 분노는 나의 선택이다. “분노를 발생시키는 외부 자극을 파괴적인 방향으로 대응할 것이냐, 건설적인 방향으로 대응할 것이냐는 순전히 자신의 선택이란 뜻이죠. 물이 홍수를 내기도 하지만 수력 발전의 힘이 될 수도 있는 것처럼요.” 둘째, 분노가 우리를 죽인다. “암·뇌졸중·심장병·당뇨병 등 현대인이 경험하는 질병의 90%가 스트레스·분노와 관련돼 있다는 거 아십니까?” 셋째, 분노는 초기에 제압한다. “일단 30초만 참으세요. 눈을 감고 깊은 숨을 한 번 내쉬면서 화가 빠져 나간다고 상상해보세요. 습관이 되면 아주 쉬워집니다.”

    • ▲ 전겸구 교수는“성인들은 물론 어린이들까지 분노 조절훈련이 일상화돼야 한다”고 말한다. /최순호 기자 choish@chosun.com
    • 무조건 참아도 병… 상대가 잘못한 행동에만 화내라

      화를 무조건 참으라는 얘기는 아니다. “무작정 참고 사는 아내가 남편과 악다구니하는 아내보다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4배 높다는 보스턴대학의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분노를 적절하고도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나는 당신을 존경하지만 오늘 아침 당신이 내 말을 가로막은 건 화가 났어”처럼 상대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먼저 표명한 뒤 분노를 표현하라. ▲상대의 잘못된 행동에만 화를 내라. “당신 때문에 화가 났어” 보다는 “당신이 늦게 와서 화가 나”라는 표현이 훨씬 건강하다. ▲대화를 ‘나’ 중심으로 진행하라. “당신은 내 친구 앞에서 나를 무시했어” 대신 “나는 내 친구 앞에서 무시당하면 화가 나”로. ‘당신’이 주어가 되면 대화가 비난조로 흐르기 쉽다. ▲이왕 분노를 표현하려면 자신의 입장을 진솔하고도 명확하게 밝혀라. ▲분노를 한꺼번에 쏟아놓지 마라. 상승작용을 일으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분노를 표현하되 분노에 휩싸이지는 마라. “아리스토텔레스도 바른 대상, 바른 정도, 바른 시간, 바른 목적, 바른 방법으로 분노하라고 충고했습니다.”

      오른손으로 벌하되 왼손으로는 정답게 껴안으라

      분노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종의 자기 수양, 자기 점검! ▲‘나의 현실 지각은 합리적인가’ 자문한다. 색안경을 쓰고 현실을 보지는 않는지, 아무 증거 없이 타인의 말과 행동이 당신을 겨냥한다고 느끼지는 않는지…. ▲‘나는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을까?’ 인간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과장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지각하라. ▲자신뿐 아닌 좀 더 넓은 세계에 관심을 가져라. ▲‘~때문에’라는 부정적 핑계보다 ‘~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긍정적 논리에 익숙해져라. ▲상대방이 속한 성, 문화, 역할의 관점을 고려하라. 상대 입장에서 바라보면 분노가 쉽게 사라진다. ▲자기 존중감을 높여라. 남과 비교하지 말라. “분노를 오래 품지 마세요. 금슬의 비결은 화를 하루 이상 품지 않는 것입니다. 한번의 사건은 한번의 분노로 족하죠. 유대인 격언에 ‘오른손으로 벌하되 왼손으로는 정답게 껴안으라’는 말이 있어요. 자녀 교육에 특히 유익한 말이죠.”

    • 글 쓰기와 차 마시기… 설탕은 많이 먹지 마세요

      오래 된 화를 단기간에 줄여주는 방법으로 전 교수는 ‘글 쓰기’를 권한다. “30분씩, 가능하면 매일 연속해서 쓰세요. 당신을 짓누르는 억압과 분노를 글 쓰기로 분출하는 거죠. 잘 쓸 필요 없고 솔직히 쓰다 보면 응어리가 풀어지는 걸 느낄 겁니다.” 전 교수는 하루에 10분씩 ‘행복 순간’을 만끽하는 것도 분노·스트레스 해소에 큰 자양분이 된다고 귀띔한다. 거창한 게 아니다. “차의 맛과 향에 기분 좋게 몰입해 마시는 것도 한 방법이지요. 곤한 낮잠, 부부 사이의 건강한 섹스도 좋고요. 필요할 경우 섹스를 상상하면서 희열을 느껴도 괜찮아요.” 신나게 큰 소리로 노래 부르기, 춤 추기, 친구와의 전화 수다, 산책도 해당된다.

      단, 인스턴트 음식이나 가공식품, 콜라처럼 설탕과 화학조미료가 많은 음식은 멀리해야 한다. “설탕 대신 과일과 야채를 통해 당분과 비타민을 섭취하세요. 오메가3는 청소년들의 공격성과 폭력성을 줄여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자연스럽고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속불이 나지 않습니다.”

  • 1 .  Laura Pausini - one more time


    '♧전공,필,선♧ > 哲學.心理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결혼후 호칭  (0) 2008.11.07
    일기  (0) 2008.09.08
    노인상담사  (0) 2008.08.29
    편집증  (0) 2008.08.23
    편집증 (병리학) [偏執症, paranoia]  (0) 2008.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