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배구공, 윌슨을 만들라
2001년 2월에 개봉한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 영감을 얻은 미국의 심리학자가 실험을 했다. 그랬더니 영화가 보여주는 명장면이 구구절절 의미가 있다?사실을 밝혀냈다.
세상에서 가장 바쁜 사람인양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시간에 얽매여 사는 남자, 척 놀랜드(톰 행크스). 그는 택배회사의 중간간부로 크리스마스이브에 여자친구와의 로맨틱한 데이트도 끝내지 못한 채 호출을 받고 회사의 전용비행기에 오른다. 그런데 하필 그 비행기가 무인도로 추락했다. 생존자는 단 한명, 척 놀랜드뿐. 그는 파도에 떠밀려온 비행기 운송물에서 생필품과 친구를 구했다. 유일한 친구는 윌슨 회사의 배구공. 놀랜드는 배구공에게 윌슨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는 윌슨과 함께 외로운 무인도 생활을 이겨냈다. 그런데 무인도에서 벗어나려다가 윌슨을 바다에 놓쳐버렸다. 그때 놀랜드는 윌슨을 바라보면 목 놓아 울면서 이 대사를 했다. “윌슨! 윌슨! 팔이 안다! 제발 돌아와! 미안해 윌슨!” 외로운 무인도 생활에 얼마나 의지가 되었으면 이런 말을 할까. 그렇다면 무인도는 아니더라도 난파를 당한 것처럼 깊은 외로움을 느낄 때 사람은 어떻게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 놀랜드처럼 외로움을 덜기 위해 사람을 대신해 무엇인가를 친구로 삼으면 될까? 미국 시카고대학의 연구팀과 하버드대학 연구팀은 배구공을 친구로 삼는 일이 외로움을 더는데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기로 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배구공은 물론 애완동물이나 배구공과 같은 사물을 인간인양 취급하며 친구를 만들고 심지어 신과 같은 초자연적인 것을 더 잘 믿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시카고대학의 심리학자 니콜라스 에플리와 그의 연구팀은 하버드대학의 연구팀과 공동으로 외로움과 사물의 의인화와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 몇가지 실험을 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 심리학자들은 오랜 기간 동안 외로움을 느낀 사람들과 가족과 친구들과 잘 지내는 사람들을 나누어 조사했다. 이 두 그룹 모두에게 몇가지 기계 장치를 갖고 놀게 했다. 예를 들어 “클락키”라는 이름을 붙인, 톱니바퀴가 달린 시계는 사람들이 알람을 끄려면 방안을 쫓아다녀야 했다. 그리고 “베개친구”라는 이름의 사람 몸통 모양의 베게는 사람을 껴안을 수 있도록 작동하게 했다. 이와 같은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각각의 기계장치가 “마음을 가지는가?” “자유의지를 행사하는가” “감정을 표현하는가”와 같은 사람의 특성들을 얼마나 느꼈는지 점수를 매겼다. 또한 실용성이나 편리함과 같은 비인간적인 특징에 대해서도 따로 점수를 주었다. 결과는 고독한 사람들이 친근한 관계를 가진 사람들보다 더 베게가 감정을 가지며 시계가 어떤 의도나 책략을 가진다고 보여주었다. 심리학자들은 외로움의 다른 측면에 대해 바라보기 위해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믿음으로 연구를 확대했다. 이 실험에서는 연구대상자에게 단절과 외로움의 감정을 실제로 느끼도록 유도했다. 심리학자들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시험했다. 연구 참가자들은 성격에 대한 조사를 하는 것으로 생각하게 했다. 또 자신이 보여준 성격에 근거해 컴퓨터가 미래를 전망하는 것처럼 속였다. 이를 통해 참가자 중 일부는 삶을 외롭게 끝낼 것이라고 믿게 했고, 나머지 참가자들은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삶을 살 것으로 보여주었다. 그런 다음 심리학자들은 참가자들이 신, 악마, 천사, 귀신과 같은 초자연적인 것에 대해 얼마나 믿음을 가지는지를 조사했다. 심리학자들은 외로운 삶을 살아갈 것이라고 믿는 참가자들이 모든 종류의 초자연적인 것들을 더 잘 믿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했다. 심리학자들은 애완동물에 대한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를 얻었다. 외로움은 치명적일 수 있다. 연구팀의 니콜라스 에플리는 “외로움이 담배를 피우는 것보다 실제로 질병과 수명에 더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쁜 친구라도 없는 것보다 낫다”며 외로움이 얼마나 나쁜지를 덧붙여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실질적으로 사람과의 관계를 맺기 어려울 경우, 애완동물이나 사물, 그리고 초자연적인 것에 의존하는 것은 외로움을 더는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점을 보여주었다. 매일같이 혼자서 밥을 먹다 지친 사람은 집에 있는 인형이라도 옆에 두면 훨씬 밥맛이 살아날 수 있다는 것. 또한 연구팀은 의인화의 반대인 비인간화에 대해서도 이번 연구가 시사해주는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한 교감을 가지는 사람들은 자신과는 다르다고 느끼는 부류에 대해서 인간처럼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전쟁 중 국수주의나 민족주의가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 이런 현상의 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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