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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Johnny Guitar 자니 기타. 高原의 결투.1954

花受紛-동아줄 2015. 1. 10. 17:50

高原의 决斗. 자니 기타. Johnny Guitar. 1954
 
 
감독 : 니콜라스 레이 Nicholas Ray
출연 : 조안 크로포드 (비엔나 역),
스터링 헤이든 (자니 기타 역),
스콧 브래디 (댄싱키드 역),
메르세데스 맥캠브리지 (엠마 역), 워드 본드 (존 역)

서부 산악 지대를 지나가는 말탄 사나이. 그가 본 것은 서부에 철도를 놓기 위한 토목공사 현장과 벌판에서 역마차를 습격하는 한 무리의 무법자들이다. 이 사나이의 이름은 자니 기타(스털링 헤이든). 한때는 서부에 이름을 날렸던 유명한 무법자 총잡이다. 지금 그가 찾아가는 곳은 아리조나에 선술집(Saloon)이다. 그 선술집의 주인은 비엔나 (조안 크로포드)로서 당당한 멋진 서부의 여인이다. 원래 자니와 비엔나는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자니는 무법자로서의 생활을 했고, 그래서 그녀는 그와 헤어져 혼자 살아왔었다. 그러다가 그녀는 자신이 참여할 서부 철도 사업을 위해 그를 총잡이로 고용했다. 하지만 옛 연인과 재회한 자니의 손에는 총 대신 기타가 들려 있었다. 이때, 먼지 바람 속을 뚫고 한떼의 남자들이 몰려온다. 그들은 댄싱 키드(스코트 브래디)와 그의 패거리이다. 키드는 비엔나를 사랑하는데, 만만치 않아 보이는 자니를 보자 대뜸 시비를 건다. 키드의 부하 바트 로네건(어네스트 보그나인)이 자니와 티격태격하고 있을 때, 다시 마을 보안관과 엠마 스몰(메르세데스 맥캠브리지)이 이끄는 마을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서부에 철도가 건설되는 것에 반대하고, 그 건설에 관여하는 비엔나를 쫓아내려 기회를 엿보고 있다. 특히 엠마는 댄싱 키드를 사랑하지만, 그가 비엔나에게 관심이 있자 질투의 불길에 휩싸여 있다. 더구나 역마차를 습격하여 자신의 오빠를 죽인 무법자 일당이 댄싱 키드라고 몰아붙이면서도 그를 좋아하는 눈치다. 그리고 비엔나 때문에 마을에 액운이 있다고 주장한다. 마녀라는 것이다. 차츰 마을 사람들은 이성을 잃기 시작한다.


결국 비엔나의 힘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자니를 불렀던 것이다. 하지만 자니 역시 총을 놓은 처지. 게다가 비엔나를 사랑하는 댄싱 키드 일당은 자신들이 모함을 받자, 엠마 오빠의 장례식을 틈타서 은행강도로 돌변한다. 마침 은행에 예금하러 갔던 비엔나는 그들 일당과 부딪히고, 마을 사람들에게 의심을 산다. 이때 검은 상복입은 엠마는 비엔나 역시 키드 일당과 한패라고 주장하며 모두 죽여야 한다고 선동한다. 이렇게 되자, 그녀가 이끄는 마을사람들이 키드 일당의 은신처로 쳐들어간다. 폭포 너머에 있는 키드의 은신처가 발견되고, 마침내 총격전이 벌어진다. 비엔나를 보호하려다 키드는 엠마의 총에 이마가 명중되어 죽고, 자니는 지켜보는 처지로 변한다. 보안관 역시 마을사람들의 총격을 멈춘다. 왜냐하면 최후의 대결은 여성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결투에 나선 비엔나와 엠마는 서로의 총에서 불을 뿜지만, 쓰러지는 것은 엠마이다. 정당한 대결에서 승리한 비엔나를 아무도 막지 않는다. 그녀는 폭포 앞에서 자니와 포옹한다.


<이유없는 반항> <왕중왕> 등으로 유명한 니콜러스 레이 감독이 만든 이색적인 수정주의 서부극이다. 거의 대부분이 스튜디오 촬영이지만, 그 구성의 박진감이나 내용의 알레고리는 비견할 만한 작품이 따로 없을 정도다. 마치 1950년대 미국을 휩쓴 매카시즘 선풍을 교묘하게 풍자한 듯한 분위기가 절묘한 것이다. 즉 선전선동에 휩싸인 군중들의 멍청한 집단광기, 이성을 상실하고 흑백논리 속에 갇힌 대결 등은 당시 빨갱이 사냥에 열중했던 미국의 부끄러운 매카시즘 선풍을 연상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단지 영화적 풍자만은 아니었고, 실제로 이 영화의 배우가 겪는 현실적 상처이기도 했다. 가령, 자니 기타 역의 배우 스털링 헤이든은 매카시즘 재판정에 나아가 죄없는 동료들을 고발하는 치욕을 당하며, 연기 인생에 치명상을 입기도 했던 것이다. (그의 재등장에는 오랜 세월이 필요했다.)


이 영화의 가장 멋지고 매혹적인 점은 서부극 사상 거의 완벽한 여성 총잡이들의 등장이다. 카리스마적인 분위기, 압도하는 음성의 조안 크로포드는 적절한 카메라와 연출력이 보태져서 상당히 작은 키임에도 남성들 못지 않은 힘을 선보인다. 사실 그녀의 중성적인 매력은 이 영화의 최대 장점 중에 하나다. 게다가 그녀의 상대역에는 그녀 못지않은 힘과 리더쉽을 가진 여성 메르세데스 맥캠브리지가 기용되어 검은 옷의 마녀같은 위협을 과시한다. 특히 상복입고 설칠 때는 이 영화가 공포영화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찔한 순간이 닥쳐온다. 그리고 총싸움 결투도 남성들은 들러리고, 이 거대한 두 여성의 몫으로 남는다. 그 결투의 결과에 승복하는 것만이 남성들의 몫이다.
이처럼 독특한 서부영화는 전례가 없다. 감독도 자신의 이 영화에 매혹되었음을 숨기지 않았고, 이 영화를 보고 열광한 프랑스 누벨바그의 젊은이들, 가령 프랑소와 트뤼포나 장 뤽 고다르도 감독 니콜러스 레이를 영화사상 최고의 감독으로 칭송하기에 바빴다. 더구나 백인 재즈 보컬로 유명한 페기 리의 목소리로 들려오는 주제가 Johnny Guitar는 잊을 수 없는 영화음악의 명곡. (소설가 박상우는 페기 리의 노래를 눈오는 날 들으면 꼭 술을 마셔야 한다는 지론을 펴기도 했다.)


이 영화의 대사에는 아기자기한 재미가 듬뿍 있다. 이러한 재미는 시나리오 작가 필립 요단의 공으로 돌려져야 한다. 한 예를 들면, 비엔나의 살롱에서 만난 댄싱 키드가 자니 기타에게 말할 때이다. Johnny Guitar, Thats no name. 이 말 자체가 웃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면 Dancing Kid는 뭐란 말인가, 란 반문이 터질 때는 웃긴 것이다. 빡빡한 실명보다는 가벼운 익명에 가까운 이름 속에는 시대의 불안과 함께 여흥을 즐기려는 의도가 다분히 숨어있는 듯하다.

출처 : AFA2
글쓴이 : 지광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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