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고래조차 춤추게 한다고 한다.
칭찬 대신 꾸짖게 되면 어떻게 될까?
일반적으로 꾸짖음을 칭찬과 반대되는 개념이라고 여기지만 실상 교육에 있어 서로 상호 보완적 개념이다. 경우에 따라 꾸짖음이 아이의 행동 수정과 생활 지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때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꾸짖어야 할까?
이번 칼럼에서는 현장에서 학생들로부터 배운 그들이 원하는 올바른 꾸짖는 법과 교육적으로 바람직한 꾸짖음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1. 일방적인 명령 대신 협력을 이끌어내라
매일 아침 1교시 수업 종이 치기 직전 5분이 하루 수업 분위기를 좌우한다. 수업 준비와 집중을 위해 정숙한 수업 분위기는 필수 이다. 어수선한 떠드는 분위기에서 수업을 시작하면 수업 내내 아이들은 수업에 집중하지 못해 학습의 능률이 떨어진다. 그래서 수업 전 교사에게 집중시키기 위해 아이들에게 아무런 제안을 하지 않고 스스로 조용해질 때까지 기다린다면 대부분 5분 이상의 시간을 낭비하게 되거나 눈치 빠른 몇 아이가 나서 '조용히 해'라고 소리치면 더 시끄러워진다. '너나 조용히 해'라는 비난과 '네가 뭔데?'라는 공격까지 다양한 반응들로 교실의 아침 분위기는 더 어수선해진다.
또 어떤 날은 큰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조용히해!'라고 외쳤다. 아이들은 놀라서 날 쳐다봤고 잠시 조용해졌긴 하지만 소리를 지르느라 얼굴에 인상을 쓰고 있는 선생님의 모습에 주눅 든 표정이었고 선생님이 화가 났다고 생각하여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하루는 동학년회의 시간에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는 방법에 대해 학년부장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어떤 말이라도 말하는 어조가 중요해요. '~~해라'식의 명령조로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화풀이하는 것 뿐,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아요. 그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담아 정서적인 협력을 이끌어 내는 문장을 사용해 보세요. 아이들은 선생님 편이 되어 줄 거예요."
부장님이 해주신 말씀은 '조용히 해라!' 명령 대신에 교사의 마음을 솔직하고 정직하게 보여주면서 가슴과 가슴으로 대화를 하라는 것이었다. 즉, 꾸짖음과 화풀이는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조용히 해!", "누가 떠들어?"
는 떠들고 있는 아이의 행동에 대한 교사의 감정 표현이고
"선생님에게 집중해주지 않는 몇몇 친구들 때문에 선생님이 지금 속상해"
"선생님이 지금 너희가 떠드는 소리가 너무 커서 머리가 많이 아프구나.
선생님을 조금만 배려해주었으면 하는데 그렇지 않은 너희 모습에 조금 서운하구나."
라고 말하는 것은 아이들의 협조를 동반한 꾸짖음이다.
이러한 꾸짖음 방법을 수업시간에 적용해본 결과 아이들의 수업 집중도가 높아졌다. 교사에 대한 반항심이나 서로에 대한 비난이나 질책 없이 행동 수정이 되었고 언어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깨달았다. 그러므로 올바른 꾸짖음이란 화풀이가 되어서는 안 되고 상하 전달의 명령 대신 협력과 협조를 구하는 인격적인 대화로 이루어져야 한다.
2. 벌어진 상황에 대해서만 말하고 아이의 인격과 성격을 공격하지 말라
아이가 음식을 엎질렀을 때는
A
'내가 돌아다니면서 먹지 말라고 했지 저번에도 그러더니 이번에 또 그러니?'
'너는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
'빨리 걸레 가져와!'
B
'다치진 않았니? 다른 사람이 음식을 밟을 수 있겠구나.'
라고 꾸짖었다고 하자.
A 의 경우 아이를 수동적인 존재로 인지하였고, 음식을 엎지른 일 → 미래의 모습 부정으로 이어져 아이에게 절망감을 안겨줄 수 있는데다가 명령조로 훈계하고 있다. 그에 비해 B는 상황에 대해서 아이 스스로 반성할 기회를 주었다.
올바른 꾸짖음에는 'now and here' 규칙이 있다. 지금 여기서 있었던 일만 꾸짖어야 한다.
지금 한 행동의 잘못만 꾸짖어야지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여 아이 인격 자체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 더불어 아이의 잘못된 행동이 이전부터 반복되어 온 것일지라도 절대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이전의 잘못부터 따지지 말아야 한다. 의도적으로 한 행동이 아니라 실수로 한 행동에 대해 무조건 다그치거나 인신공격식의 꾸짖음이 되어서는 안 되며 아이 스스로 잘못을 반성할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
3. 꾸짖는 시간은 짧을수록 좋다. 너무 길게 혼내지 말라
'여기 앉아봐'
'내가 널 요즘 쭉 지켜보니까 말이야…. 너….'
가장 안 좋은 꾸짖음은 한 번에 몰아서 예전 행동까지 모두 함께 꾸짖거나 한 가지 잘못된 행동을 5분 이상 중언부언하며 혼내는 것이다. 아이들은 잘못에 대해 처음 한번 지적 받을 때는 대부분 공손하게 말을 잘 듣는다. 그러나 반복해서 장황하게 같은 말을 늘어놓게 되면 꾸짖음이 아니라 잔소리라 생각하여 짜증을 내거나 부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게 된다.
현명한 부모는 평소 자녀들이 잘못했을 때 간략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아이가 왜 잘못했는지 말해주어 아이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을 우선시한다. 한 번에 몰아서 혼내지도 않는다.
4. 70% 를 칭찬하고 30%를 꾸짖어라
아이의 잘못을 지적할 때도 장점을 인정해 준 후 단점을 지적해주는 태도가 중요하다. 칭찬은 긍정적인 언어이고 꾸짖음은 부정적인 언어이다. 긍정적인 언어를 많이 듣고 자란 아이는 긍정적 사고를 갖게 되고 부정적인 언어에 많이 노출되었던 아이는 부정적이고 폭력적인 사고를 갖게 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원리이다. 그러므로 칭찬과 꾸짖음을 적절한 비율로 하는 것도 아이의 인격 성장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5. 꾸짖음, 마무리가 중요하다
아이를 꾸짖은 후 마음이 아프다고 혹은 미안한 마음에 사탕을 주거나 잘 참았다는 식으로 칭찬을 해주게 되면 힘들게 꾸짖은 효과가 없다. 그보다는 잠시 아이 혼자 있게 하거나 아이만의 시간을 주고 그 문제에 대해 다시 거론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한 번 꼭 안아주면서 여전히 사랑하고 있음을 알려주어야 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에게 꾸중을 듣게 되면 부모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을 미워하게 되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반드시 그렇지 않다는 것을 확인시켜 줄 필요가 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꾸짖는 과정에서 꾸짖기 전에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아이에게 화를 먼저 내는 실수를 범한다. 그래서 아이를 혼내는 과정에서 낸 화로 인해 아이한테 상처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자기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자신이 하는 행동에 따라 아이의 성격이 결정된다고 생각하고 다시 한 번 신중하게 아이와 타협하는 노력을 해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바른 꾸짖음 방법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김범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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