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알아보는 “귀 건강” 상식
우리나라는 매년 1천명이상의 신생아가 청각장애를 갖고 태어나고 있지만 선천적인 청각장애를 조기에 발견하지 못해 치료가 늦어지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많은 전문가들은 상당수가 평소 약간의 청력 문제가 있는데도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 청력 회복이 힘든 경우가 많다고 전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꼭 알아야 할 귀에 대한 상식을 “OX퀴즈” 형식으로 살펴본다.
▶ 귀는 자주 후벼주는 게 좋다?
(X) 아니다
“코끼리 다리보다 가는 것은 귀 속에 넣지 말라”는 서양의 옛 속단이 있듯이 귀는 손을 대지 않은 게 최상의 귓병 예방법이다. 귀지는 가만 놔둬도 저절로 안쪽에서 밖을 나오게 된다. 또한 귀의 피부를 건강하게 보호하는 기능도 있다. 면봉으로 좁고 예민한 귀의 피부를 후비는 것은 자칫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외이도염증 등에 따른 불필요한 고생을 초래한다. 수영이나 사우나 후에는 피부가 약해져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 귀지는 더럽고 지저분하다?
(X) 아니다
가장 잘못된 상식 가운데 하나로 귀지는 오히려 보호막 역할을 한다. 일부 병적 인 귀지도 있으나 정상적인 사람의 귀지는 대부분 세균의 발육을 저지하는 역할을 한다. 귀지는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
▶ 귀에 물이 들어가 중이염이 생긴다.
(X) 아니다
중이염을 가진 소아의 부모는 대부분 수영장이나 목욕 후에 귀에 물이 들어가 이 같은 질환이 발생했다고 믿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중이염은 중이 내에 염증이 생긴 뒤 고름이 고여 발생하는 질환이다. 수영장에 가는 것을 금하거나 목욕 후에 귀를 면봉으로 닦는 것보다 감기에 안 걸리도록 신경을 쓰는 것이 예방 차원에서 더욱 중요하다.
▶ 단 한번의 큰소리에도 귀가 나빠진다?
(O) 맞다
일반적으로 소음성 난청은 직업 환경 등에 장기간 노출됐을 때 발생한다. 그러나 어느 정도 이상의 심한 소음(총소리,노래방,나이트 클럽 등)은 단 한차례만 듣더라도 달팽이관의 신경세포를 망가뜨려서 회복이 불가능한 난청과 이명을 남기게 되는 만큼 조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편안한 상태로 들을 수 있는 음역은 30~40dB로, 일상생활의 대화는 60dB정도, 전기톱이나 나이트클럽의 간한 소음 등은 100~110dB이상, 총성의 강도는 130~140dB 이상을 보이고 있다.
이 정도 소음에 한차례만 잘못 노출되어도 난청, 이명 등의 돌이킬 수 없는 청각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전문의들은 이에 대해 자극적이고 강한 소음이 청신경을 손상시키는 “음향외상성 난청”(Acoustic Trauma)이라고 한다.
음향외상성 난청은 아주 큰 소리에 한차례 노출되는 경우 청각기관에 있는 유모세포가 손상돼 난청, 이명을 유발한다. 특히 총소리, 폭발음과 같은 단발성 굉음에 의한 손상의 경우 고막천공과 함께 즉각적인 감각신경성 난청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귀마개를 하는 등의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난청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 이어폰으로 음악 듣기는 괜찮다?
(X) 아니다
한 실험에서 3시간 동안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게 한 후 청력 검사를 해 본 결과 50% 이상이 일시적인 청력 감퇴 현상을 나타냈다. 이는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볼륨을 높여 음악을 듣는 게 청력에 얼마나 해로운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청소년들이 CD,MP3 플레이어의 볼륨을 최대한 높였을 경우 소리의 강도는 110dB이다. 이들은 즐겨 듣는 락 음악의 경우는 무려 110dB이나 된다. 이러한 강도의 소리는 귀에 매우 치명적이다.
▶ 60세가 넘으면 3명 중 1명은 잘 못 듣는다?
(O) 맞다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증상 가운데 가장 흔한 게 난청이다. 개개인의 차이는 있지만 60세 이상은 3명 중 1명, 70세 이상은 절반 가량이 청각 장애를 호소한다. 처음에는 TV나 전화가 잘 들리지 않다가 여러 사람의 소리가 섞여 있거나 친구의 말소리가 알아듣기 어려워지며 결국 가족간 대화에서도 불편을 느낀다.
난청은 단지 상대방의 말을 듣지 못하는 현상 뿐만 아니라 사회와 주변으로부터 정서적인 격리를 일으켜 심한 경우에는 우울증 등의 증상도 동반한다. 노인층이 증가하는 선진국에서는 보청기가 이미 선글라스와 같은 생활필수품이 되고 있다.
평균수명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난청극복 차원에서 보청기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게 전문의들의 지적이다.
▶ 신생아에서 가장 흔한 질환은 난청이다?
(O) 맞다
난청은 신생아에서 나타나는 선천성 질환 중 가장 빈도가 높은 장애다. 국내에서도 연간 1천여명에 가까운 신생아가 난청을 가진 채 태어난다.
흔히 알고 있는 신생아 질환인 감상선 기능저하증, 빈혈, 대사성 질환, 구순구개열 등에 비해 유병률이 수십, 수백배 많이 나타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선천성 장애 빈도는 신생아 1만명당 청각장애가 30명, 구순 구개파열이 12명, 다운증후군 11명, 사지기형 6명, 척추기형 5명, 빈혈2명, 페니케톤요증 1명 등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이미 선진국에서는 아기가 태어나면 우선적으로 잘 듣는지를 검사한다고 한다. 따라서 아기가 출생 시에는 만드시 청각 이상 유무를 먼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전문의들 사이에서는 이를 법적으로 의무화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 보청기를 끼면 귀가 더 빨리 나빠진다?
(X) 아니다
보청기를 쓰면 귀가 더 나빠진다는 속설이 있다. 이는 일반인들이 대표적으로 잘못 알고 있는 귀 건강 상식이다. 보청기는 청신경이 약해져서 상대방과의 대화나 TV, 전화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신체의 다른 부위는 건강하면서도 청각기능만 저하돼있는 사람에게는 보청기 착용이 필요하다.
▶ 비싼 보청기가 더 좋다?
(X) 아니다
보청기의 종류는 전달방식에 따라 일반보청기 (주머니형, 귀걸이형, 안경혀, 귓속형)와 특수보청기(크로스형, 주파수별조형, 골도형, 인공와우 등)가 있고 증폭방식에 따라서는 아날로그형, 디지털형, 이들 둘을 절충한 프로그램형 등 다양한 제품들이 나와 있다.
그러나 보청기의 선택기준은 가격이 아니라 “자신에게 적합한가”하는 점이다.
▶ 화학물질 오래 취급하면 청력손실 위험 크다?
(O) 맞다
최근 이화여대의대 예방의학교실 박혜숙 교수팀이 항공산업 근로자 328명을 대상으로 각 근로자의 유기용제 누적 누출량을 평가한 뒤 청력손실 여부를 분석한 결과 유기용제에 노출된 근로자의 27.8%가 “청력손실” 상태로 진단됐다. 유기용제는 어떤 물질을 녹일 수 있는 액체상태의 유기화학물질을 말하는데 이번 연구에 참여한 근로자들은 주로 메틸에틸케톤, 톨루톤, 자일렌 등을 취근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청력손실의 기준은 “순음청력평가”에서 25dB을 초과하는 경우를 말한다.
박혜순 교수는 “유기용제에 만성적으로 노출될 경우 청력계에 독성작용이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특히 소음과 유기용제에 동시에 노출될 때는 두 요인간 상승작용이 나타나 위헝성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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