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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깊은눈물속으로

花受紛-동아줄 2007. 9. 5. 22:25
 
더 깊은 눈물 속으로 - 이외수
흐린 날 바다에 나가보면 
비로소 내 가슴에 박혀 있는 
모난 돌들이 보인다 
결국 슬프고  외로운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라고 
흩날리는 물보라에 날개 적시며 
갈매기 한 마리  지워진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파도는 목놓아 울부짖는데 
시간이 거대한 시체로 백사장에 누워 있다 
부끄럽다 나는 왜 하찮은 일에도 
쓰라린 상처를 입고 막다른 골목에서 
쓰러져 울었던가 
그만 잊어야겠다 
지나간 날들은 비록 억울하고 
비참했지만 
이제 뒤돌아보지 말아야겠다
누가 뭐라고 해도 저 거대한 바다에는 분명 
내가 흘린 눈물도 몇 방울 
그때의 순수한 아픔 그대로 
간직되어 있나니 
이런 날은 견딜 수 없는 몸살로 
출렁거리나니 
그만 잊어야겠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우리들의 인연은 아직 다 하지 않았는데 
죽은 시간이 헤체되고 있다 
더 깊은 눈물 속으로 더 깊은 눈물 속으로 
그대의 모습도 헤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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