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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병원 미술치료클리닉 김선현 교수는 “어린이들은 어른에 비해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이 떨어지므로 그림으로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게 하면 효과적”이라며“심리치료는 자폐아나 ADHD 환자 같은 특별한 아이들만 받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미술에는 특별한 규칙 없이 색과 선, 형태를 활용한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다.그림그리기나 만들기, 쌓기, 부수기 같은 미술놀이는 아이들의 정서를 이완시키고 스트레스를 날려줄 뿐만 아니라 마음깊은 곳에 있는 갈등과 기쁨, 소망 따위의 감정을 분출해 자존감도 향상시킨다.
정수의 그림
그림설명
저녁 무렵 노을이 지고 있는 산의 모습. 정수가 학교에서 돌아와 매일 저녁 6시쯤 숙제를 할 때마다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밤이 되면 해의 색깔도, 산의 색깔도 더 진해지기 때문에 정수는 스케치북의 하얀색이 하나도 보이지 않도록 크레파스를 진하게 칠했다.
진단
형인 정수는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좌뇌 스타일. 노을이 질 무렵 자연의 색이더 진해지는 것을 관찰을 통해 이미 잘 알고 있고 그것을 그림에 그대로 표현했다.스케치북의 흰 바탕이 하나도 보이지 않게 칠한 것으로 보아 매우 꼼꼼한 성격임을 알 수 있고 바탕색까지 깔끔하게 칠한 것은 규칙과 질서를 준수하는 모범생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태양은 보통 아버지를 의미하는데 태양을 붉고 크게 그린것은 그만큼 아버지에 대한 신뢰가 깊다는 뜻이다. 반면 형으로서의 책임감, 부모의 기대에 대한 부담감도 내재돼 있어 약간 고지식하고 자신의 뜻대로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우유부단함을 보일 수 있다.
엄마▶정수
전형적 모범생인 정수에게는
내재된 감정이나 스트레스를 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방학 동안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 놀게 한다거나 평소에 못했던 것들을 해볼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주어지고 정해진 일에만 익숙한 정수는 방학 동안 스스로 선택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다. 용돈을 주고 혼자 서점에 보내 읽고 싶은 책을 사보라고 하거나 슈퍼마켓에서 먹고 싶은 과자를 사오게 하는 경험은 사소하지만 판단력과 결정력, 융통성을 키워줄 수 있다. 엄마는 정수의 선택을 남과 비교하거나 나무라지 말고 존중하고 칭찬해줘야 효과가 극대화된다.
성수의 그림
그림설명
왼쪽에 있는 공룡 두 마리 중 작은 공룡은 형, 큰 공룡은 아빠를 뜻한다.아빠 공룡과 형 공룡이 오른쪽에 있는 익룡(나쁜 사람)을 무찌르고 있는 중. 형 공룡은 아빠 공룡이 없으면 절대 익룡에게 이길 수 없다. 평소부터 관심이 많았던 공룡을 가족에 비유해서 표현했다.
진단
동생인 성수는 감정이 풍부하고 자유분방한 우뇌 스타일. 전체적으로 밝고 경쾌한 색을 사용했으며 바탕도 하얗게 비워뒀다. 미술학원에 전혀 다녀본적이 없는데도 색감이 매우 뛰어나고 창의력과 상상력도 풍부하다. 현재의 심리상태는 즐겁고 행복한 것으로 추측되지만 아버지가 형을 지지하고 도와주는 것에 대해 질투심을 갖고 있다. 그림 속에 자신은 없고 익룡을 무찌르기 위해서는 아빠 공룡의 힘이 꼭 필요하다고 말하기 때문. 인간성이 좋고 붙임성이 있어 대인 관계도 원만한 성수는 형에 대한 존경과 질투, 아빠에게 형만큼 사랑 받고 싶어하는 갈망이 강하다.
엄마▶성수
감성이 풍부하고 자유분방한 성수는 규칙을 정해 지키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방학 동안 엄마는 성수에게 ‘매일 수학 문제집 3장 풀기’, ‘주말마다 조깅하기’와 같은 실천하기 쉬운 규칙을 정해놓고 지키게 도와줘야 한다.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면 효과적이다. 아빠는 성수가 보는 앞에서 형의 편을 들어주거나 비교하지말고, 전화를 자주 하거나 함께 있는 시간을 늘림으로써 관심을 나타내는 것이 좋다. 논리력은 다소 부족하더라도 상상력과 창의력이 풍부한 성수의 특성을 인정하고 지속적으로 칭찬해줘야 한다.
[사진 설명]
남정수군이 엄마(오른쪽)와 함께 차병원 미술클리닉센터 김선현 교수(왼쪽)에게 미술치료 상담을 받고 있다.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사진= 김진원 기자 jwbest7@joongang.co.kr> al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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