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영남 풍물굿가락 아무리 세계화 시대라고 해도 각 지역이 간직한 지역적 특징은 무시할 수가 없다. 풍토와 풍습이 다를뿐더러 기질과 말씨도 다르다. 그리고 음악의 구성과 흐름이 바로 이 언어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영남의 풍물 가락도 그 지방의 말씨에서 풍기는 분위기와 반드시 어떤 연관성이 있으리라 여겨진다. 그래서인지 영남의 풍물가락은 호남좌도에 비해서도 더욱 투박하고 격하며 호흡이 빠르다. 한마디로 대단히 남성적이어서 무뚝뚝하다고 할수 있을 정도이다. 이런 특징을 살피면서 연주를 감상한다면 가락에 담긴 지역적 특색에 귀가 기울여질 것이다. '별달거리'부분을 듣다보면 다음과 같은 구호가 나오는데 이것은 과거 풍물패들이 지신밟기나 판굿을 놀때 가락사이에 외치던 것이다.
별따자 별따자 하늘잡고 별따자 어서치고 술먹세 두부국에 김나네 헤치세 헤치세 구경군도 헤치세
사물놀이 연주한 영남 풍물굿가락은 진주.삼천포 지역의 가락에서 그 원형을 찾아 정리한 것이다. 덧뵈기/길군악/반길군악/다드래기/휘모리/별달거리/쌍진풀이/맺이
3.웃다리 풍물 굿가락 과거에는 금강을 중심으로 북쪽의 경기.충청지방을 웃다리,남쪽의 호남지방을 아랫다리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왠일인지 두 지역 사이에는 어떤 반목이 있어서 과거에는 두 지역의 풍물굿이 한 자리에서 울려지는 법이 없었다고 한다. 17년전 사물놀이가 각 지역의 풍물 굿가락을 정리하여 무대에 함께 올렸을 때 이 관습을 깼다고 하여 민속학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을 정도이다. 남도의 판소리와 민요가 된목을 써서 진하고 걸쭉하게 구사되는 반면에 웃다리 지방의 잡가나 경기 민요가 단아하고 고즈넉하면서도 구성진 맛을 내는 점을 떠올리면 웃다리 풍물굿가락의 특징도 짐작이 될 것이다. 여기에서 정리한 웃다리의 원형 은 과거 웃다리 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히 전문 연회활동을 하던 남사당의 가락과 구성을 본받은 것이다. 점고/얼림굿/행진가락/자진가락/덩덕쿵/돌림법고/마당삼채/자진가락/업퍼배기/칠채/육채/자진가락/덩덕쿵/좌우치기/ 쩍쩍이/쾌자굿/자진삼채/짝쇠
4.호남 좌도 / 우도 풍물굿가락 지금은 호남지방을 위.아래로 나누어 전라북도와 전라남도로 부르고 있지만 과거에는 호남좌도와 호남우도의 좌,우도로 나누었다. 그런데 이 당시에 좌,우로 오른쪽이라고 부른 것이 아니라 한양에 계신 나랏님이 내려 보시기에 왼쪽에 있는 전주,임실,진안,남원,구례,순천,여수등 호남의 동쪽에 있는 지방을 좌도 라고 하고 군산,부안,정읍,고창,나주,무안,목포,해남등 호남의 서쪽에 있는 지방을 우도라고 불렀던 것이다. 이러한 구분은 좌도는 산간지방이 많고 우도는 평야 지방이 많다는 지리적 특색을 낳게 되고 이에따라 좌도 풍물굿가락의 특징은 우도에 비해 굳세고 빠르며 남성적이어서 질그릇처럼 투박한 맛이 있고 우도 풍물굿가락은 좌도에 비해 여유가 있으면서도 화려한 맛이 있다. 호남우도 풍물굿가락에 담긴 음악적 특징은 비교적 느린 가락을 많이 쓰고 가락의 변주가 많으며 가락의 기교와 맺고 푸는 기법이 발달되어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지금 우리가 호남좌도와 우도의 원형을 찾고자 할 때 호남우도 풍물굿의 가락과 판제는 과거 호남우도출신의 뜬쇠패의 그것이 남아 있는 반면 호남좌도 풍물굿 의 경우는 이른바 마을 두레굿에서 그 원형을 접하게 된다. 이번에 사물광대패가 선보이는 호남좌도 풍물굿가락 역시 그들이 어려서부터 전북 진안군 성수면 중평리에서 김봉열(1995년 8월 작고, 당시 82세)이라는 마을 풍물굿의 걸출한 상쇠가 전하는 가락과 판제를 익혀온 것을 정리한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호남 좌.우도의 지역적 특색도 그러하거니와 이와 같은 이유 로도 호남좌도의 가락은 질박하면서도 예스러운 맛을 잘 간직하고 있다.
5.삼도 농악가락 삼도의 대표적인 풍물굿 가락을 모아 앉은반의 형태로 연주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물놀이'하면 떠울리는 사물놀이의 대표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이 삼도 농악가락은 사물놀이의 초창기에는 말 그대로 '영남농악(풍물)' 이니 '웃다리풍물'이니 '호남우도굿'이나 하는 이름으로 따로따로 나뉘어져서 연주되었었지만 그 뒤에 이 셋을 한데 엮어지게 되는데, 한 발 늦게 삼도 설장고 가락이 레퍼터리로 되면서 부터라고 생각된다. 삼도 설장고가락이 장고를 통해서 연주자의 기량과 음악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삼도 농악가락은 꽹꽈리,징, 장고, 북의 사물을 가지고 우리의 가락속에 잠재되어있는 음양의 원리와 자연의 이치를 수많은 세월을 통해 학습하고 다져온 깊고 넓은 호흡 으로 동그랗게 떠올려 감고 감아가며 쌓아서 혹은 오므리고 혹은 부풀리며 한데 어우러진다. 이러한 삼도 농악가락의 장단 짜임새는 점고-경술-호남우도굿(오채질굿-우질굿-좌질굿-풍류-덩더궁)- 영남농악(별달거리) -웃다리 풍물(짝쇠)의 순으로 되어있다. |